패했지만 기적에 가까운 경기였다. 매년 3x3 아시아컵에서 호주를 만나야 하는 한국, 중국, 일본에는 좋은 교보재가 될 경기였다.

26일 몽골 울란바토르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열린 'FIBA 3x3 월드컵 2025' 남자부 A조 예선에서 이번 대회 최하위 시드 마다가스카르가 아시아 챔피언 호주를 상대로 접전을 연출했지만 19-21으로 패했다.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다 1960년 독립했다. 낯선 나라 마다가스카르는 FIBA 3x3 아프리카컵 2024 챔피언 자격으로 남녀 3x3 대표팀이 이번 3x3 월드컵에 참가했다. 

FIBA 3x3 국가 랭킹 남자 51위, 여자 46위에 올라있는 마다가스카르는 이번 3x3 월드컵에서 전혀 주목받는 팀이 아니었다. 아프리카 유일의 참가 팀이었지만, 남녀 3x3 대표팀 모두 최하위 시드를 받은 마다가스카르에게 이변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실제 결과도 그랬다. 호주, 폴란드, 중국, 이탈리아와 여자 A조에 편성된 마다가스카르 여자 3x3 대표팀은 4전 전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예선 탈락했다. 아프리카 챔피언이란 이름이 무색한 성적이었다. 

그런데 마다가스카르 남자 3x3 대표팀은 달랐다. 독일, 호주, 세르비아, 벨기에와 남자 A조에 편성된 마다가스카르는 일찌감치 최약체로 분류됐고, 실제 벨기에, 독일과 가진 첫날 예선에서 내리 2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대회 넷째 날 열린 호주와의 경기에서 마다가스카르 남자 3x3 대표팀이 아프리카 챔피언의 자존심을 챙겼다. 세르비아에게도 패하며 3연패로 탈락이 확정됐지만, 마다가스카르 선수단은 1승이라도 얻어내겠다는 각오로 호주를 상대했다. 

아시아 챔피언 호주는 사실상 유럽 팀이나 다름없는 강팀이다. 올 3월 열린 FIBA 3x3 아시아컵 2025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호주는 세르비아, 벨기에를 연파하며 자신들의 농구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호주는 올해까지 5차례 3x3 아시아컵 챔피언에 오른 강팀이다. 

그런데 마다가스카르와는 상성이 맞지 않았을까. 호주는 마다가스카르를 만나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경기 초반부터 마다가스카르 엘리 랜드리아맘피오노나에게 2점포를 내주며 1-4로 끌려간 호주였다.

신장과 기술, 경험 등 모든 면에서 호주에 열세인 마다가스카르는 경기 중반까지 앞섰지만 호주의 공세에 밀려 리드를 내줬다. 경기 종료 6분여 전 7-5로 리드를 뺏긴 마다가스카르는 경기 종료 2분여 전까지 리드를 되찾아 오지 못했다. 

되려 호주 요나 안토니오에게 2점슛을 허용하며 14-16으로 끌려갔고, 2점 차 간격은 경기 종료 1분여 전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패색이 짙었던 마다가스카르에게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1분 2초 전 리비오 라티아나리보가 2점슛을 성공 시킨 마다가스카르는 경기 종료 2.8초 전 호주로부터 자유투 2개를 얻어내며 역전승의 기회를 잡았다. 

19-20으로 뒤지고 있던 마다가스카르는 볼 경합 도중 호주의 파울을 이끌어 냈고, 팀 파울 상황에 걸려있던 호주는 자유투 2개를 헌납했다. 2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 시킨다면 21-20으로 마다가스카르가 승리할 수 있던 절호의 찬스였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 리비오 라티아나리보는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했고, 경기는 그대로 호주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3x3 월드컵 유일한 아프리카 참가 팀이자 2024년 3x3 아프리카컵 챔피언 마다가스카르는 호주전 패배로 4전 전패를 확정했고, 이번 3x3 월드컵에서 탈락했다. 

비록, 언더독의 이변에는 실패했지만, 마다가스카르가 보여준 경기력은 매년 3x3 아시아컵에서 호주를 만나야 되는 상황에 노출돼 있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호주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라잡이가 됐다. 

사진 = 김지용 기자, 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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