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민재 기자] 2017년 2월 21일(이하 한국시간), 트레이드가 터졌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드마커스 커즌스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로 이적하는 소식이었다. 이미 뉴올리언스에는 앤써니 데이비스라는 리그 정상급 빅맨이 있었다. 여기에 또 다른 정상급 빅맨이 가세, 트윈타워를 구축하게 됐다. 그러면서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는 기대만큼 뛰어나지 못했다. 전체적인 생산성이 떨어졌다. 1~2옵션에 해당하는 선수가 시즌 도중 합류한 만큼 손발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3월 들어 생산성이 높아졌다. 16경기에서 10승 6패(62.5%)를 기록, 어느 정도 가능성을 봤다. 너무 뒤늦게 발동이 걸린 탓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엿보는 데는 충분했다.

오프시즌에 들어선 뉴올리언스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즈루 할러데이와 5년 1억2,600만 달러 재계약을 제외하면 큰 움직임이 없었다. 기존의 전력을 토대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대신 코치진에 변화가 있었다. 2016-17시즌 덴버 너게츠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약한 크리스 핀치가 합류한 것. 덴버는 지난 시즌 12월 7일부터 시즌 마지막까지 공격 효율성 1위를 달렸다. 핀치 코치가 니콜라 요키치를 전면에 내세우자고 제안한 이후부터였다. 요키치의 패싱 게임과 스페이싱 농구,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리그 최정상급 공격팀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앨빈 젠트리 감독은 핀치 코치와 함께 다음 시즌에 대한 구상을 그리고 있다. 젠트리 감독은 지난 6월 27일 『New Orleans Advocate』를 통해 다음 시즌 계획을 밝혔다.

뉴올리언스는 원래 고수하던 스페이싱을 꾸준히 이어갈 전망이다. 젠트리 감독은 "우리는 스페이싱이 되는 두 명의 빅맨을 보유했다. 정말 운이 좋다"라고 언급했다. 핀치 코치는 지난 시즌 요키치를 하이포스트와 탑에 세운 뒤 그에게 경기 리딩을 주문했다. 마치 센터가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는다고 하여 '포인트센터'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뉴올리언스도 마찬가지다. 커즌스와 데이비스는 외곽슛과 드리블, 패싱 센스를 갖췄다. 젠트리 감독은 "커즌스는 패싱 능력이 탁월하다. 데이비스도 마찬가지다. 핀치 코치가 덴버에서 했던 부분을 우리도 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즌스와 데이비스의 활동량과 기동력도 필요하다. 커즌스는 이를 위해 이번 여름 감량에 나섰다. 젠트리 감독은 "커즌스는 개인 요리사를 고용해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다. 체중 감량에 힘을 쓰는 모습이다"라며 "커즌스가 이번 여름 운동하고 식단 조절을 한 걸 보면서 정말 놀랐다. 감동했다. 이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핀치 코치 역시 『NBA.com』과 인터뷰에서 "요키치가 했던 것을 커즌스에게도 비슷하게 주문할 것이다. 탑에 나와 패싱 게임으로 공격을 풀어가고,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주문할 것이다. 대신 커즌스에게 일일이 지시하기보다는 공격 흐름에 맡기고 싶다. 젠트리 감독 역시 큰 틀만 만들고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는 편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커즌스와 데이비스의 픽앤롤도 보고 싶다. 데이비스는 리그에서 가장 다이나믹한 롤맨이다. 따라서 그가 스크린 이후 골밑 안으로 들어가는 롤링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밖으로 빠지는 팝아웃 공격도 많이 섞을 것이다"라며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를 통해 기대해볼 수 있는 건 공격 흐름의 다양화다. 사실 뉴올리언스의 공격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정체된 움직임이 많았다. 패스 횟수와 공격시 움직임은 리그 평균 이하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 공격 효율성 리그 26위(103.3점)를 기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커즌스와 데이비스가 코트를 넓게 쓰면서 업템포 농구를 이끈다면 달라질 수 있다. 선수들의 오프 더 볼 무브를 살리면서 커즌스와 데이비스에게 자율권을 준다면 더 나은 생산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뉴올리언스는 지난 시즌 수비 효율성 9위(104.9점)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제 공격력만 키우면 된다. 선수 보강이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커즌스와 데이비스의 열정, 젠트리 감독과 새로 가세한 핀치 코치의 지도력으로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를 노릴 전망. 과연 뉴올리언스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트윈타워의 위력이 리그 전체를 위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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