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배우는 걸 빨리 흡수해요."
KXO(한국3x3농구연맹)와 홍천군, 홍천군의회, 홍천군체육회는 9일부터 1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토리숲도시산림공원 특설코트와 홍천종합체육관에서 'NH농협은행 FIBA 3x3 홍천 챌린저 2025(이하 홍천 챌린저)와 NH농협은행 2025 KXO 3x3 홍천 라이트 퀘스트(이하 홍천 라이트 퀘스트)'를 연달아 개최했다.
11일 열린 라이트 퀘스트는 FIBA 3x3 챌린저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한국 2개 팀은 물론 네덜란드 등에서 강팀들이 우승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대회가 열리는 토리숲도시산림공원은 이날 3x3를 위한 축제의 장이 됐다. 여러 개의 특설 코트가 마련된 가운데 본 코트에선 라이트 퀘스트 경기가 열리고, 다른 코트에서는 유소년 3x3 대회가 따로 열렸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승부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로 선수들 못지 않게 뜨거웠다.
반가운 얼굴도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신한은행의 감독을 맡았다가 건강 상의 이유로 퇴단했던 구나단 감독이 이날 유소년 지도자로 현장을 찾았다. 수술 이후 건강을 많이 되찾은 구 감독은 최근 원주 YKK 농구클럽 지도자로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현장에서 만난 구나단 감독은 열정적인 모습으로 어린 선수들을 지도했고 밝은 미소도 여러 차례 보였다. 승부의 세계인 프로에서 지금은 잠시 한 발짝 물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부담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구나단 감독을 우선 "몸 상태는 정말 많이 회복됐다. 와이프도 그렇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근데 몸 상태가 좋아져서 다행이고 와이프가 아이들 가르치는 걸 너무 좋아한다. 프로는 경기에서 이겨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 농구를 너무 좋아하는 이런 열정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랑 함께 하니까 와이프도 너무 좋아해준다. 그리고 집에서 출퇴근하는 것도 장점이다. 지금은 와이프와 함께 원주에 있고 장인, 장모님도 원주에 계신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내게도 너무 좋은 경험이다. 부담도 없고 많이 배우고 느끼는 바가 있다. 아들은 물론 부모님들도 열심히 케어해주시고 열정적이시다. 무엇보다 정말 빨리 배운 걸 흡수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재미가 있다"며 웃었다.
선수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키가 큰 것보다 노력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고 답했다.
정든 신한은행을 떠났지만 여전히 선수들과는 연락을 하는 사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구 감독이 지내고 있는 원주로 선수들이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구 감독은 "신한은행 선수들이 가끔 원주로도 놀러온다. 연락도 계속하고 있고 아직도 친하게 지낸다. 우리 함께 만난 인연이지 않나"고 설명했다.
현재는 유소년들을 가르치면서 프로 세계를 떠나있는 구 감독이지만 마음 속에 승부사 기질은 여전히 품고 있다. 신한은행 시절 팀이 어려운 상황에도 난관을 잘 수습하며 플레이오프에 연달아 진출했던 구 감독이지만 아직 챔프전 경험은 없다. 순조롭게 몸 상태를 회복하고 있는 만큼 다시 프로 세계로 돌아갈 날을 상상하면서 공부도 늦추지 않는다.
우선 구 감독은 "농구에 대한 공부는 늘 하고 있다. 농구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유소년을 가르쳐봤지만 한국에서는 처음이다. 공부하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좋을지 계속 생각한다. 프로와는 또 다르지 않나"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기회가 생긴다면 프로 무대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직 이룬 게 없지 않나. 다시 기회가 온다면 챔프전에 꼭 가보고 싶다. 챔프전에 가서 좋은 경기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끝으로 구 감독은 "수술하고 나서 살아있는 것 자체에 감사했다. 수술받고 일어나자마자 몸도 체크했는데 아무 이상 없는 게 너무 감사했다"며 "다시 살아났다는 생각이 있고 프로로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좋은 경험과 인연을 만들고 싶다. 처음 감독 때는 돌아보면 너무 농구에만 빠졌던 것 같다. 솔직히 농구도 중요하지만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주변도 살필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과 더 좋은 교류를 해야겠다고 느꼈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 = KX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