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동국대에게는 너무 아쉬운 결과였다. 

지난 20일 끝난 'NH농협은행 2025 KXO 3x3 양평 STOP 3' KXO STOP에는 일본 TGP, 동국대, 한양대, 홍천, 서울 코스모 등이 참가해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NH농협은행 FIBA 3x3 서울 라이트 퀘스트 2025' 출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수준 높은 3x3 경쟁을 즐길 수 있는 KXO STOP이었다. 일본의 TGP는 일본 3x3 국가대표 이고 켄야가 합류해 한국 선수들과 경쟁했고, 현역 대학 선수인 동국대와 한양대는 대학 선수 특유의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KXO 코트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중 권민, 장찬, 백인준, 박귀환이 이번 양평 STOP에 도전한 동국대는 일본 TGP에게 유일하게 패배를 안기는 등 두각을 나타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예상치 못한 동국대의 활약이었다. 대학농구리그 개막과 학업 일정으로 인해 별도로 3x3 연습을 할 시간도 없었을 동국대. 하지만 동국대 선수들은 자신들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듯 예선부터 진지한 자세로 3x3 코트에 섰고, 이런 동국대의 진심에 관중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4명의 선수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코트를 달군 동국대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했고, 예선에선 일본 3x3 국가대표 이고 켄야가 합류한 TGP를 18-15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선 NCAA 출신 에이드리안 클레이본 주니어가 버티고 있는 홍천마저 꺾고 결승에 진출한 동국대. 

 

예선에서 자신들에게 패했던 일본의 TGP와 결승에서 다시 만난 동국대는 우승을 자신했다. 하지만 일본의 TGP는 예선 패배 후 동국대에 대한 분석을 끝냈고, 결승에선 동국대에게 16-17의 패배를 안겼다. 경기 한때 5점 차까지 뒤지다 경기 막판 1점 차까지 TGP를 추격했던 동국대로선 종료 직전 던진 2점슛 실패가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동국대가 보여준 가능성은 대단했다. KXO 관계자는 "저런 움직임은 예상치 못했다. 3x3 경험만 더 있었다면 동국대가 우승을 했을 것 같다. 지난 3월 말에 끝난 FIBA 3x3 아시아컵 2025에 나섰던 웬만한 팀들보다 좋은 움직임이었다"라며 동국대의 선전을 평가했다. 

 

이런 생각은 동국대 선수들도 비슷했다. 

동국대 권민은 "아무래도 3x3를 연습하고 나온 게 아니다 보니 초반에는 우왕좌왕했던 것도 있다. 열심히 해서 결승까지 간 건 좋았는데 결과가 너무 아쉽다. 경험의 차이가 컸던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시즌이 개막해 몸 상태나 체력은 준비된 상태였다. 그런데 3x3만의 움직임에 익숙지가 않아 놓친 부분이 있었다. 일본 TGP의 경우 워낙 3x3에 특화된 팀이고, 경험도 많아 그 부분에서 차이가 났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노승준, 하도현, 방덕원 등 프로 출신으로 남자 3x3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선배 빅맨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장찬 역시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찬은 "예선에서 TGP를 잡고 자신감이 있었다. TGP가 분명 우리에 대한 분석을 다시 하고 나올 것 같아 대비를 했는데 결승 초반부터 예선과 다른 경기 스타일로 우리를 공략해 당황했다. 그때 점수 차가 벌어진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TGP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분석하고 나와 결승에서 우승을 내준 것 같다. 나름 한일전이었는데 너무 아쉽다"라고 크게 아쉬워했다. 

이번 양평 STOP에 출전한 동국대 선수들 중 장찬은 3x3에 대한 어색함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묻자 "중학생이던 2019년에 KXO 서울투어에 출전했던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 엘리트 농구선수가 됐지만 3x3도 좋아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선수들보단 3x3에 대한 어색함이 적었던 것 아닌가 싶다"라고 설명했다. 

 

KXO 박건연 회장은 "동국대 선수들의 열정에 감사할 따름이다. 시즌이 개막해 팀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힘들 텐데 KXO에 나와 이렇게 진심으로 활약해 줘 무척 고맙다"라고 선수들에게 감사함을 표한 뒤 "사견이지만 동국대 선수 중 몇몇은 3x3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포함 시켜 훈련을 시켜봐도 좋다고 생각이 들 만큼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장찬은 어느 순간부터 대가 끊긴 한국 남자 3x3 대표팀 빅맨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재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빅맨인데 외곽슛 능력도 있고, 쉴 새 없이 뛰면서 몸싸움, 스크린 등을 하는 모습이 몽골의 슈퍼스타 델게르념 다바삼부를 연상케 했다. 다바삼부는 유럽 선수들도 두려워하는 몽골 3x3의 빅맨인데 그만큼 장찬의 활약이 대단했다. 학교나 이호근 감독의 허락이 있어야겠지만 좋은 기회가 있다면 꼭 3x3에 도전을 해봤으면 한다"며 장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 김지용 기자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