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강하니 기자] 순식간에 태세를 전환해 버렸다. 애틀랜타가 본격적으로 리빌딩을 시작했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지난 세 시즌은 최근 20년 구단 역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시기였다.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의 시스템 농구를 앞세워 동부지구의 맹주로 자리잡았다. 2014-15 시즌에 창단 최다인 60승을 챙겼고 지구 결승까지 진출했다. 현재의 컨퍼런스 시스템이 자리잡은 뒤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빠르게 정상권에 오른 만큼, 추락도 빨랐다. 2015-16 시즌에 48승, 2016-17 시즌에 43승으로 승률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정교한 시스템 농구는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5년 더마레 캐롤을 시작으로 제프 티그, 알 호포드, 카일 코버가 차례대로 팀을 떠났다. 2016-17 시즌 막판, 우리가 알던 애틀랜타의 농구는 온데간데없었다.

그래서일까? 올여름 애틀랜타는 지난 3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력 누수를 막거나 전력을 보강하려는 의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손해를 보더라도 고액 계약자들을 처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6월 말에 있었던 드와이트 하워드 트레이드는 현재 애틀랜타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움직임이다. 당시 애틀랜타는 하워드와 2017 드래프트 전체 31순위 지명권을 넘기고 샬럿에서 마일스 플럼리, 마르코 벨리넬리, 2017 드래프트 전체 41순위 지명권을 받아왔다. 플럼리와 벨리넬리의 기량을 생각할 때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가 없는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10계단이나 내려가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하워드를 샬럿으로 보냈다. 샐러리캡을 줄이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노골적인 트레이드였다.

FA 시장에서는 지난 시즌 팀을 이끌었던 두 명의 선수를 포기했다. 폴 밀샙이 덴버로, 팀 하더웨이 주니어가 뉴욕으로 떠났다. 덴버와 계약한 밀샙은 “너무 쉬운 선택이었다. 애틀랜타는 아예 계약 제안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제한적 FA였던 팀 하더웨이 주니어는 마음만 먹으면 잔류시킬 수 있었지만, 애틀랜타는 순순히 뉴욕에 하더웨이 주니어를 떠나보냈다. 다음 시즌 전력을 걱정했다면 절대 내릴 수 없는 선택이었다.

덴버, 클리퍼스와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했지만, 그 대가로 받아온 자말 크로포드는 빠르게 바이아웃으로 FA 시장에 내보내고 클리퍼스에서 넘어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만 취했다. 과거 애틀랜타에서 핵심 식스맨으로 활약한 적이 있었던 크로포드는 SNS를 통해 “바이아웃에 응해준 애틀랜타 구단에 감사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구단의 진짜 의도가 크로포드를 위한 배려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리빌딩 노선을 선택한 상황에서 크로포드를 굳이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적합한 해석일 것이다.

또 다른 내부 FA인 타보 세폴로샤, 얼산 일야소바, 크리스 험프리스 등과는 아예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핵심 선수들을 대부분 포기한 상태이고, 그 결과 애틀랜타의 로스터는 완전히 황폐화됐다. 데니스 슈로더를 제외하면 공격을 이끌어줄 선수가 전무하다. 다음 시즌 동부지구는 물론 리그 전체 꼴찌를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은 로스터다.

*2017-18 시즌 애틀랜타 호크스 확정 로스터(7월 11일 기준)*
포인트가드: 데니스 슈로더, 타일러 돌시(신인)
슈팅가드: 디안드레 벰브리, 말콤 딜레이니
스몰포워드: 켄트 베이즈모어, 터우린 프린스, 마르코 벨리넬리
파워포워드: 마이크 머스칼라, 존 칼린스(신인), 알파 카바(신인)
센터: 마일스 플럼리, 다이아몬드 스톤

「바스켓볼 인사이더」의 마이클 소토 기자에 따르면 현재 애틀랜타는 포인트가드, 파워포워드, 센터 포지션에서 외부 FA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보도를 통해 나온 영입 후보는 드웨인 데드먼, 윌리 리드 정도로 팀 전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없는 수준의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부분은, 애틀랜타가 노골적인 이적시장 움직임을 통해 샐러리캡은 확실하게 비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2017-18 시즌 확정 샐러리캡은 8000만 달러 정도이고, 다음 시즌에는 그 수차가 6200만 달러까지 내려간다. 이대로 간다면 켄트 베이즈모어, 마일스 플럼리의 계약이 끝나는 2020년에는 샐러리캡을 2000만-3000만 달러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나름 지명권도 많이 확보해둔 상황이다. 자신들의 지명권을 포함해 2018년 드래프트에서 3장, 2019년 드래프트에서 2장의 1라운드 지명권을 가지고 있다. 반면 다른 팀에 내준 드래프트 지명권은 한 장도 없다. 물론 타 팀에서 받아온 지명권은 낮은 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향후 유망주 수급이 꽤 수월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애틀랜타 타 팀 드래프트 지명권 보유 현황*

2018년 1라운드(총 2장): 휴스턴, 미네소타
2019년 1라운드(총 1장): 클리블랜드

애틀랜타의 타일러 슈렝크 신임 단장도 빠르게 리빌딩 행보를 인정했다. 슈렝크 단장은 11일(한국시간)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 팀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현재 우리 팀은 젊은 선수들이 많고 향후 2년 동안 5장 이상의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성장하고 샐러리캡 유동성은 유지함으로써 미래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60승, 48승을 거두던 시절의 전력은 이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고 보는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애틀랜타가 현재의 태세를 유지한다면, 지난 3년과 달리 향후 몇 년 동안은 애틀랜타를 리그 상위권에서 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빠르고 착실하게 리빌딩을 시작한 만큼, 부활을 날개를 펴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본격적인 리빌딩에 돌입한 애틀랜타 호크스. 애틀랜타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리빌딩을 진행해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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