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3x3 대표팀 주장 이다연이 없었다면 8강 진출이 가능했을까. 그만큼 주장이자 맏언니로서의 존재감이 대단했던 이다연이다. 

지난 26일부터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FIBA 3x3 아시아컵 2025에 출전한 여자 3x3 대표팀(이하 대표팀)은 역대 최고 성적인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그동안 단 한차례도 10위권 안에 진입해 본 적 없는 대표팀에게는 그야말로 생각지도 못한 8강 입성이었다. 

전병준 감독의 지도 아래 이다연, 허유정, 이예나, 송윤하로 이번 3x3 아시아컵에 도전한 대표팀. 사실, 대표팀의 목표는 '메인 드로우 진출'에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선수들은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더 높은 곳까지도 바라봤지만 처음 겪는 3x3 국제대회 스케줄에 몸이 버텨주질 못했다. 

이다연은 "우선은 모든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이번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동생들이 이렇게 무더운 야외에서 하루에 2경기씩 해본 적이 없는데 정말 열심히 뛰었다. 맞붙은 상대들은 우리보다 나이도 많고, 3x3 경험도 많았다. 힘든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될지 아는 선수들이었다. 거기서 우리와 차이가 있었다고 본다"라며 주장으로서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이다연의 말처럼 이번 대표팀은 맏언니 이다연의 나이가 23세일만큼 20대 초반의 아주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 내년 개최 예정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위한 포석이었다. 이다연은 2년 전인 2023년,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컵을 경험했다. 

 

"2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8강에서 졌다. 같은 해 WKBL 트리플 잼에서도 일본 팀에 졌다. 그리고 이번 3x3 아시아컵에서도 일본에 8강에서 졌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전 3연패다(웃음). 후배들이 이번 3x3 아시아컵에서 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만나게 된다면 꼭 설욕해 줬으면 좋겠다. 누가 발탁될지 모르지만 이번 3x3 아시아컵을 경험한 친구들 중에 발탁이 된다면 이번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다."

이번 대회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매 경기에 임한 이다연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을 법 했다. 8강 진출이라는 충분히 좋은 성적을 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법. 

"준비 과정에서 4명이 함께 훈련한 날이 많지 않다. 나부터 소속 팀 일정으로 대표팀에서 왔다 갔다 했고, 윤하도 KB의 플레이오프 일정으로 합류가 늦었다. 그러다 보니 4명이 온전히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그게 무척 아쉽다. 싱가포르에 오기 전까진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동생들이 너무 잘해줬다. 개인 능력들이 좋은 친구들이라 경기 내용도 좋았다. 진짜 고맙고, 소속 팀에 돌아가서 더 멋진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전해주고 싶다. 충분히 WKBL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다연은 실력 외적으로도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특히, 선수 입장 때부터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후배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려고 애쓰는 모습은 이다연에게 이번 대표팀과 3x3 아시아컵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일본과의 8강전이 끝난 뒤 "이제 동생들과 헤어질 시간"이라고 묻자 이다연은 순식간에 눈물을 흘렸다. 본인 역시 "왜 눈물이 나지"라고 말할 만큼 이다연에게 이번 3x3 아시아컵은 깊은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시즌이 맞물려 있어 이렇게 또 모일 수 있을까 싶다. 쉽지 않아 보여서 더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3x3가 내 농구 스타일에 잘 맞아서 더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하는 나도, 보는 팬들도 즐거우셨던 이번 대회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다시 한번 3x3 국가대표에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혹여 다시 대표팀에 올 수 있다면 영광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싶다."

사진 =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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