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전이고, 4강전이고 머리에서 다 잊자. 그대들은 이미 역사를 썼다.
전병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3x3 대표팀(이하 대표팀)이 대망의 FIBA 3x3 아시아컵 2025 8강전에 나선다.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이다연, 허유정, 이예나, 송윤하는 이미 한국 여자 3x3의 위상을 드높였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4명의 'MZ 여랑이'들은 지난 26일부터 무려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 한국 여자 3x3 역사상 최초의 '3x3 아시아컵 메인 드로우 진출'과 '사상 첫 8강 진출'의 결과를 냈다.

무관심 속에 이번 대회에 나선 대표팀은 대회 첫날부터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바레인, 말레이시아를 연달아 21점 승리로 제압하더니, 우승후보 뉴질랜드까지 잡아내는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아쉽게 중국에 패했지만 조 2위로 8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
운 좋게도 29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대표팀은 강행군 속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일본전에 대비했다. 29일에도 경기를 치른 다른 팀들에 비하면 대표팀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일이었다.

8강 진출이 확정된 뒤 전병준 감독은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인터뷰와 함께 감격에 겨운 모습을 보였다. 일찌감치 일본에 대한 분석을 마친 전병준 감독은 "8강에서도 모두를 감동시킬 수 있게 온 힘을 쏟아부으려고 한다"고 8강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맏언니 이다연이 23세로 이번 대표팀은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로 꾸려져 있다. 이들의 발탁 소식이 전해진 뒤 이들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MZ여랑이들은 멋지게 실력과 결과로 자신들을 증명했고, 이젠 한국 여자 3x3를 넘어 한국여자농구에 새로운 역사를 쓰려고 한다.

중국전이 끝난 뒤 막내 송윤하는 "8강 진출이 결정되는 중국전에서 미리 경우의 수를 알고 경기에 들어가 더 부담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경기가 초반에 잘 안 풀렸다"라는 말을 했다. 중국전의 부담과는 비교도 안 되는 것이 일본과의 8강전이다. 더구나 상대는 가위바위보도 지지 말라는 일본.
대표팀이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면 대단한 사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일전', '4강 진출' 같은 부담스러운 상황들을 의식하면 중국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전병준 감독 이하 이다연, 허유정, 이예나, 송윤하는 이미 대단한 결과를 냈다. 한일전이니, 4강 진출이니 하는 부담스러운 단어는 머리에서 지우고 경기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펼쳐질 일본과의 8강 경기는 대표팀 예정에 없던, 생각지도 않았던 '보너스' 같은 경기다.
이미 새로운 역사를 쓴 대표팀 선수들이 오늘 펼쳐질 일본과의 8강전에선 정말 원 없이 즐겁게 경기에 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코트에 쏟아내고 웃으면서 나올 수 있길 기대한다.
*FIBA 3x3 아시아컵 2025 대표팀 8강 일정*
-한국시간
30일(일)
오후 4시 45분 한국 VS 일본
사진 = 김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