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적으로 한국 농구를 깔보고 들어오는 중국에 잡히지 않겠다."
28일 싱가포르 OCBC 광장 특설코트에서 열린 FIBA 3x3 아시아컵 2025 메인 드로우 A조 예선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킨 여자 3x3 대표팀이 18-9의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는 한국 여자 3x3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승리로 기록될 것 같다.
여자 3x3 대표팀 팬들도 뉴질랜드전 승리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력이 너무 막강하고, 유럽의 체격과 경기 스타일을 보유한 뉴질랜드를 3x3 경험이 전무한 대표팀이 넘어서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뉴질랜드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대표팀은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뉴질랜드 선수들을 질색하게 만들었다.
경기 종료 1분여 전 9-7로 앞서던 상황에서 캡틴 이다연이 경기를 끝냈다. 이다연은 반드시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득점 본능을 발휘했다.

이다연은 상대 손가락에 눈이 찔리는 상황에서도 2점슛 2개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대표팀 승리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다연 "강팀 뉴질랜드를 상대로 부상 없이 승리해 기쁘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원 팀'이 드디어 뭔지 알겠다(웃음)"라고 승리를 기뻐하며 "퀄리파잉 드로우 때는 긴장이 늦게 풀렸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바레인, 말레이시아를 꺾으며 이제는 몸이 3x3 코트에 적응한 것 같다. 지금은 긴장이 풀리는 속도도 빨라졌고, 자신감도 생겼다"라며 앞선 경기들과 뉴질랜드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질문에 답했다.

대표팀 주장인 이다연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선수 입장 순간부터 자신을 희생(?)해 춤을 추거나 괴성을 지르며 상대에게 '우리는 경기를 즐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런 이다연의 존재가 대표팀 상승세에 분명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트에선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지만, 코트 밖에선 후배들의 긴장이 풀어질까 분위기를 다 잡는 주장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다연.

"뉴질랜드전 승리는 벌써 잊었다. 그거 이겼다고 8강 확정된 것도 아니다. 중국의 전력은 막강하다. 우리가 마음을 놨다가는 잡아먹힐 수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한국 농구를 깔보고 들어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엔 우리도 순순히 당하고 있지 않겠다. 중국의 경기 스타일은 파악을 끝냈다. 뉴질랜드보다 더 거칠게 맞서겠다. 초반에 육탄방어를 해서라도 상대가 우리에게 쉽게 덤비지 못하게 하겠다. 여기까지 와서 중국에 잡히면 너무 억울하다. 중국에 잡히기 전에 우리가 먼저 잡겠다."
분명, 8강 진출의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아직 8강 진출을 확정한 것도 아니다. 부디 MZ여랑이들이 너무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경기에 임해 새 역사를 써주길 기대해 본다.
*FIBA 3x3 아시아컵 2025 여자 3x3 대표팀 경기 일정*
-한국시간
28일(금)
오후 20시 50분 한국 VS 중국
사진 = 김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