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경우의 수는 처음이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28일 싱가포르 OCBC 광장 특설코트에서 열린 FIBA 3x3 아시아컵 2025 메인 드로우 A조 예선에서 이번 대회 가장 완벽한 경기를 펼친 여자 3x3 대표팀이 우승후보 뉴질랜드를 18-9로 대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뉴질랜드는 2023년 3x3 아시아컵 준우승 팀으로 우리와의 경기 전 중국을 상대로 1승을 거둔 상태였다. 

대표팀에게 뉴질랜드와 중국은 너무 높은 산처럼 보였다. FIBA 3x3 국가 랭킹이 낮아 바레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퀄리파잉 드로우부터 대회를 시작한 대표팀은 2연승을 거두며 메인 드로우 A조에 안착했다.

메인 드로우 A조에는 이번 대회 1번 시드 중국과 영원한 우승후보 뉴질랜드가 있었다. 모두가 조 최하위로 대표팀을 꼽을 수밖에 없는 조 편성이었다. 

하지만 MZ여랑이들은 달궈질 대로 달궈진 무쇠 같았다. 바레인, 말레이시아와 경기를 치르며 '원 팀'으로 거듭난 대표팀은 우리보다 먼저 경기를 치른 뉴질랜드와 중국전을 지켜본 뒤 '할 만하다'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때만 해도 경기 전 으레 있는 강팀을 상대하는 약팀의 파이팅처럼 들렸다. 오판이었다. 

 

뉴질랜드를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전병준 감독이 주문한 '파울 작전'을 완벽히 수행한 대표팀이다. 

전 감독은 "뉴질랜드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뭐든 해야 한다. 앞선 퀄리파잉 드로우에선 다소 얌전하게 경기했다. 메인 드로우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잡아먹히기 딱 좋다"라고 말하며 "선수들과 의논해 초반부터 거칠게 파울을 쓰기로 했다. 팀 파울이 쌓이더라도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우리도 긴장을 풀기 위한 방책"이었다며 대표팀이 경기 시작 2분여 만에 5개의 팀 파울을 범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초반 5개의 팀 파울을 범하고도 이후 6분여간 단 1개의 파울도 범하지 않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제 대표팀의 시선은 '사상 첫 3x3 아시아컵 8강 진출'로 향할 수밖에 없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쪽은 대표팀이다. 

 

우리보다 앞서 경기를 펼친 뉴질랜드와 중국과의 경기는 뉴질랜드가 18-17로 승리했다. 대표팀에 9-18로 패한 뉴질랜드를 메인 드로우 예선 일정이 끝났다. 뉴질랜드는 조금 뒤 있을 대표팀과 중국과의 경기에서 대표팀을 응원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만약, 대표팀이 중국을 잡는다면 뉴질랜드는 조 2위로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대표팀과의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1패를 안고 있는 중국은 어떻게든 대표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다득점을 따져야 한다. 중국이 자력으로 8강에 올라갈 수 있는 길은 대표팀을 상대로 11점 이상 기록하며 승리하는 것이다. 

대표팀은 최초로 행복한 경우의 수를 맞이하게 됐다. 뉴질랜드를 상대로 18점을 올린 대표팀은 중국에 승리할 경우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다. 만에 하나 중국에 패하더라도 10득점 이상만 하면 뉴질랜드에 다득점에서 앞서 8강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여자 3x3 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으로 끝나는 경기는 허다하다. 

 

전병준 감독은 "여기까지 와서 방심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우리 선수들 스스로가 뉴질랜드전 승리에 크게 도취돼 있지도 않다. 우리의 목표는 10점 이상의 득점이 아니라 '승리'다."라며 중국전에서 다시 한번 사활을 걸겠다고 밝혔다. 

*FIBA 3x3 아시아컵 2025 여자 3x3 대표팀 경기 일정*
-한국시간

28일(금)
오후 20시 50분 한국 VS 중국

사진 =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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