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농구 사랑은 남다르다. 바쁜 스케쥴 속에서도 일주일에 이틀은 농구를 빼먹지 않을 정도다. 코트 위에서만 농구를 즐기는 게 아니다. NBA 중계에 직접 객원해설로 참여해 출중한 농구 지식을 뽐내기도 한다. 농구 없이 못 사는 남자, 박진영을 만나보았다.

*본 기사는 루키 2025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농구가 좋아서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는 2024 JYP Basketball Tournament 대회(이하 JYPBT)가 열렸다.

국내 최고의 동호회 농구 팀들이 참여해 정상을 다툰 JYPBT은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직접 기획하고 꿈꾼 프로젝트다.

"농구를 너무 좋아해서 대회를 만들었어요."

대회 개최 이유를 묻자 박진영이 미소를 띄며 답했다.

"농구를 너무 좋아하니까 농구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회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사실 이미 여러 대회가 있지만 대회마다 특징도 다르거든요. 우리만이 가진 특징을 반영하고, 거기에 더 쾌적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대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결론적으로는 농구를 너무 좋아해서 만든 거죠.(웃음)"

JYPBT의 파급력은 단순히 농구인들이 즐기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회에 출전한 모든 팀들의 참가비가 취약계층 환아 치료비로 전액 사용된다.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되돌려주자는 의미에서 JYP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EDM 치료비 지원 사업', 'LOVE EARTH'와 연결선상에 있다.

"2019년부터였어요. 이젠 제가 사회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많은 일들을 시도했었어요.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특히 더 마음이 갔던 것이 바로 취약계층에 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해주는 일이었어요."

"저도 아버지인 사람으로서 아이가 아픈데 치료비, 수술비가 없어 고통받는 가정들을 생각하면 그 부모의 마음이 너무 상상이 되는 거예요. 만약에 우리 애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치료비가 없으면 그 부모의 마음은 정말 어떨까 싶었죠. 그래서 병원에 돈을 위탁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돈을 맡기고, 어떤 아이가 치료비가 없어서 고민이라면 그걸 쓸 수 있도록 하게 했던 거예요. JYPBT를 준비하면서 각 팀들의 참가비를 그렇게 활용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농구도 하고, 좋은 일도 하자 싶었죠."

그렇게 시작된 JYPBT는 성공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특히 모든 경기가 생중계되고 많은 연예인과 전 농구선수들이 참석한 결선은 현장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박진영은 "JYPBT를 장기적인 대회로 키울 생각"이라며 비전을 드러냈다.

"당연히 장기적인 대회로 키울 생각이에요. 매년 대회를 여는 건 기본이고요, 국제적인 규모의 대회로 키우고 싶은 꿈이 있어요."

"국제대회로 여는 건 내년부터 조심스럽게 해볼 생각이에요. 이제 B.리그 총재님과도 알게 됐고 관련해서 대화도 시작했어요. 내년에 일본 혹은 중국 쪽으로 나가고 이후에는 미국, 유럽 쪽으로 가서 아마추어 대회 중에 권위 있는 대회로 키워보고 싶어요."

 

 

농구광

박진영 본인이 이야기했듯, 이 모든 것은 그가 농구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이뤄지는 일이다.

왜 하필 농구였을까? 박진영은 "농구는 제가 좋아하는 흑인음악 장르와 너무 밀접하기 떄문"이라며 계기를 설명했다.

"초등학교 때였어요. 아이들과 학교에서 농구를 처음 하기 시작했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아이들 중에서는 농구를 잘하는 편에 속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구에 더 빠졌죠.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R&B, 힙합 같은 흑인 음악 장르와 농구가 너무 밀접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농구가 제겐 가장 친숙한 운동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농구가 너무 딱 붙어 있었던 거죠."

플레이어 박진영의 실제 포지션은 스몰포워드다. 그는 "컷인하면서 받아서 미들슛을 던지는 플레이에 특화돼 있다"며 웃어보였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일주일에 두 번은 직접 농구를 할 정도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에 이틀 농구를 해요. 월요일은 제 소속 팀 BPM이라고 장년부 팀에서 농구를 하고, 목요일엔 JYP 엔터테이먼트랑 SM 엔터테이먼트랑 매주 농구 시합이 열리는데 거기에 참여해요. 그렇게 두 번씩은 하는 거죠. 이렇게 농구를 하는 게 제겐 비활동기에 몸을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해요."

박진영의 소속 팀 BPM은 이번 JYPBT 남성 장년부 경기에 직접 출전하기도 했다.

"BPM은 실력은 아직 최고는 아니지만 팀 분위기는 정말 최고입니다. 우리의 슬로건이 '내 인생 마지막 농구 팀'이거든요. 멤버들의 장례를 치러주는 농구 팀이 되자는 얘기를 해요. 그래서 선수들끼리 정말 가깝고, 농구를 안 할 때도 만나서 밥 먹고, 맥주 한 잔하는 그런 팀입니다." 박진영이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농구 인기를 살리려면

박진영은 문화 컨텐츠를 만드는 음악 프로듀서로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꼭 물어보고 싶었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농구의 인기가 반등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NBA 스타가 나와야 해요. NBA 스타가 나와야 합니다."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진영이 입을 열었다.

"스타의 필요성인 거죠. 농구의 박찬호, 농구의 박세리가 필요해요. 국제적인 수준에서 통하는 스타가 나오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의 관심이 확 쏠릴 겁니다."

마이클 조던, 시카고 불스를 동경했던 박진영은 스테픈 커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거쳐 지금은 니콜라 요키치와 덴버 너게츠의 농구를 정말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덴버는 트레이드가 필요해요.(웃음)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좀 확실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스타가 한 명 있어야 해요. 전력보강을 해야 합니다."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 중 누가 역대 최고의 선수(GOAT)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박진영은 단호하게 마이클 조던을 꼽았다.

다만 르브론 제임스가 조던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말도 남겼다.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어요. 앞으로 르브론이 팀 내 베스트 플레이어로 파이널 우승을 두 번 더 하고 파이널 MVP까지 가져간다? 그러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질지도 몰라요."

"르브론이 우승을 두 번 더 하면 조던과 우승 횟수가 같아지잖아요. 사실 전성기를 생각하면 조던이 더 리그를 독재한 느낌이 들지만, 르브론은 반대로 정말 길게 정상에 있었던 거죠. 그런 부분만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 둘이 우승 트로피 횟수가 같아지만 저는 르브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르브론 제임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르브론 제임스는 NBA 역대 최장 커리어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는 철인이다. 정말 긴 시간 동안 정상의 위치에 올라 있다는 점이 박진영과 정말 비슷하다.

박진영은 르브론에 대해 "제게는 르브론이 라이벌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르브론의 모습이 제겐 정말 자극이 돼요. 그래서 르브론이 운동하는 영상도 계속 보고 저도 운동을 하고, 르브론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최대한 몸에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해요. 르브론의 모습이 제게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말씀드리자면 르브론은 사생활이 너무 건전한 게 좋아요. 아내와 자녀들한테 하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고요."

인터뷰가 막바지에 박진영은 "농구가 사람들에게 더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남겼다.

"농구는 제가 음악 다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다들 경기를 보는 데 그치지 말고 직접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여러분들이 농구가 할 맛 나게 하는 데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NBA를 보고 즐기고 생활 체육에서 농구를 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진 =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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