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ESPN과 SI(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紙)는 매년 자체적으로 선정한 선수랭킹을 발표한다. 루키는 지난 11월, 필진들의 의견을 모아 ‘2016-17시즌 선수랭킹 Top 10’을 선정한 바 있다. 이번에는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10명의 순위를 매겨보았다. 이는 그간 국내 그 어떤 매체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루키에서 최초로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선정방법
각 필진이 역대 선수랭킹 1위부터 10위를 선정한다. 1위부터 10위에게는 각각 10점부터 1점씩 역순으로 부여되며, 이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 10명을 뽑는다.

※ 참여자 명단
이승기, 황호재, 이민재, 강하니, 유비, 유상열(이상 루키), 박대현(스포티비뉴스)

9위 (2.0점)

샤킬 오닐

이승기

1997-98시즌을 끝으로 마이클 조던이 ‘두 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NBA 팬들의 이탈이 많았다. 샤킬 오닐은 이를 가속화시킨 선수였다. 최전성기를 달렸던 2000년대 초반, 오닐이 리그를 초토화시키자 많은 농구 팬들이 NBA를 끊었다. 이유는 “오닐이 너무 잘하니까 재미가 없어서”였다고. 오닐은 리그 판도를 쥐락펴락하는 그런 존재였다. 그를 막기 위해 서부 컨퍼런스 팀들이 너도 나도 전력보강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것이 한동안 ‘서고동저’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아마 마이클 조던과 동시에 드래프트에 참가해도, 오닐을 택할 팀들이 많을 것이다. 기량면에서 오닐은 단연 역대 최고 레벨이었다.

오닐의 은퇴(2011)로 인해 가장 아쉬운 점은, 더 이상 올스타전이 예전만큼 재미있지 않다는 것. 오닐은 누구보다 유쾌하고, 대중친화적인 슈퍼스타로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황호재

어느 시대에나 ‘언터처블(Untouchable)’로 통하는 선수가 있다. 1980~90년대의 언터처블 마이클 조던으로부터 그 계보를 이은 선수는 단연 오닐이다. 그가 없는 올스타전, 올-NBA 팀, 파이널 등은 너무 어색할 정도였다. 커리어 중반 이후에는 여러 팀을 전전했고, 부상 때문에 결장도 많았다. 그래도 19시즌이나 활약했던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이민재

샤킬 오닐은 체중 대비 가장 부드럽게 플레이한 선수일 것이다. 큰 신체조건과 기술, 운동능력을 앞세워 2000년대를 주름 잡으며 리그 최고의 센터 자리에 올랐다. 센터 기근에 시달린 당시 NBA에서 오닐을 수비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핵-어-샤크’란 작전이 나왔을 정도로 존재감이 무시무시했다. 커리어 동안 4번의 NBA 챔피언십과 3번의 파이널 MVP 등을 기록했다.

유비

NBA 역사상 가장 위력적인 선수 중 한 명. 본인 스스로를 “리그에서 가장 지배적인 선수”라 부른 샤킬 오닐은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되는 선수였다.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몸으로 상대 림을 폭격했다. LA 레이커스 시절엔 상대 선수 3명이 그를 둘러싸도 득점을 성공시키곤 했다. 만약 그가 부상 없이 커리어를 이어나갔다면 우리는 월트 체임벌린과 빌 러셀, 카림 압둘-자바 이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센터를 목격했을지 모른다.

박대현

2000년대 초반 샤킬 오닐을 조명하는 미국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취재 경력 35년을 자랑하는 나이 지긋한 원로 기자 한 분이 이렇게 말했다. “내 평생 야구장과 농구장을 오가며 기사를 썼지만 오닐처럼 한 선수가 리그를 좌지우지하는 건 보지 못했다. 윌트 체임벌린, 샌디 쿠펙스 정도가 떠오를 뿐이다. 뒤 세대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스포츠인이다.” 4대 센터 시대를 정리하고 독재자로 군림했던 또 한명의 위대한 빅맨. 뛰어난 실력을 유지하면서 가수ㆍ배우ㆍ토크쇼 출연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도 활약한 다재다능한 나이스 가이다.

유상열

괴물 같은 피지컬과 공격 능력으로 무려 19시즌이나 NBA에서 뛰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른 전설들과는 달리 팀을 너무 많이 옮겼다는 것. 또한, 전성기 시절에도 부상으로 빠지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육중한 체구 때문에 잔부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1990년대 4대 센터’ 중에서는 가장 프로페셔널한 면모가 적었다고 생각한다.

사진 제공 = 루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