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영원한 '셀틱 프라이드'가 홈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LA 클리퍼스의 폴 피어스(39, 201cm)가 보스턴 셀틱스의 홈구장 TD 가든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다.

6일(한국시간) 클리퍼스는 보스턴 원정경기에서 102-107로 패했다. 그러나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피어스는 보스턴 팬들로부터 따뜻한 기립박수를 받았다.

피어스는 1998 드래프트 10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뒤, 2012-13시즌까지 15년간 셀틱스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군림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피어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보스턴 원정이 사실상 그의 마지막 방문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보스턴 팬들은 '옛 영웅'의 귀환을 따스하게 품어줬다.

승패를 떠나 스포츠가 줄 수 있는 큰 감동과 울림을 남긴 경기였다. 이날 스타들의 반응을 모아봤다.

"이렇게 끝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최소한 마지막 한 골은 넣었지 않은가."

- 폴 피어스는 이날 딱 5분간 3점에 그쳤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그는 경기 막판 투입되어 3점슛 한 개를 성공시켰다. 피어스가 팬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클리퍼스 닥 리버스 감독의 배려가 돋보였다.

"보스턴 팬들은 정말 훌륭하다. 이들은 내가 이 프랜차이즈를 위해 한 일들을 고맙게 여긴다. 난 이에 대해 정말 큰 사랑을 느낀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이들은 오늘 내게 정말 큰 사랑을 보여줬다. 세계 최고의 팬들 앞에서 15년간 활약할 수 있었음에 대단히 감사하다. 팬들은 '사랑'으로 나를 샤워시켰다."

- 경기 종료 후에는 보통 최고 수훈선수의 인터뷰가 따른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클리퍼스가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폴 피어스가 마이크를 잡았다. 피어스는 경기 도중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피어스의 슛이 들어가길 바랐다. 그게 보스턴 팬들을 향한 최고의 작별인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피어스가 그걸 제대로 해냈다."

- 경기 종료 11초 전, 아이재아 토마스는 폴 피어스와 마주쳤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수비하지는 않았다. 피어스는 그대로 3점슛을 던져 성공시켰다. '옛 셀틱스 리더'를 향한 토마스의 존경심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모든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대신 은퇴할 때는 모든 것을 비우고 후회없이 끝내야 한다. 오늘 피어스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다."

-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 감독. 그는 보스턴의 감독이었던 2007-08시즌, 피어스와 함께 셀틱스를 우승으로 이끈 바 있다.

"18년 전 오늘은 내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던 날이다. 그런데 정확히 18년이 지난 오늘, 난 다시 한 번 보스턴 가든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 말이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 1998-99시즌은 직장폐쇄의 여파로 인해 2월 초가 되어서야 정규리그가 개막할 수 있었다. 당시 피어스는 보스턴의 신인으로서 선발 출전했다. 18년이 지난 지금은, 클리퍼스의 유니폼을 입고 보스턴을 상대로 선발로 출전했다. 이는 피어스가 보스턴 팬들 앞에서 펼치는 마지막 경기. 그야말로 운명의 소용돌이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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