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서정필 기자 = ’제2의 요기 페럴 탄생할까?‘
애타게 구직 중인 당신에게 어디선가 열흘짜리 계약을 제안한다면? 고맙다는 느낌이 먼저 들까 아니면 너무나 잔인하다는 생각부터 머리를 채울까?
보통은 잔인하다는 느낌부터 들 것이다. 보름도 아니고 열흘이라니? 아무리 갑의 위치에 있다고 해도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너무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NBA에서 열흘 계약 소식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열흘 후 유니폼을 더 입을지 아니면 잠시 스쳐간 추억이 될지는 철저히 그 열흘 동안 선수 자신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달려있다. 시즌 중반의 열흘이란 적어도 네 경기 정도를 치러야 하는 기간이다.
선수에게도 구단에게도 나름 합리적인 경기 수다. 구단 입장에서는 시즌을 치르면서 생긴 취약 포지션을 최소한의 리스크로 메울 수 있는 기회이고, 선수 입장에서는 실전과 테스트를 동시에 치를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취약 포지션의 적임자를 찾기 위해 데려왔으니 구단 입장으로서는 자연히 출전 기회를 보장해주게 된다. 선수 입장에서도 실전에서 주어진 기회를 살릴 경우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동시에 "과연 실전에서 통할까?" 하는 의문까지 지워낼 수 있다. 열흘이란 서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상대에게 자신의 뜻을 어필할 수 있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기간이다.
댈러스 매버릭스의 요기 페럴(23, 183cm)은 이번 시즌 '10일 계약 신데렐라'다. 5일(한국시간) 미국 언론들은 페럴이 댈러스와 2년 연장 계약에 성공한 사실을 전했다. 열흘짜리 계약 이후 스쳐갈 뻔한 선수가 어엿한 매버릭스의 일원이 된 것이다.
첫 열흘 동안 활약이 괜찮을 경우 보통 한 번 더 열흘 계약을 하고 장기계약 여부를 숙고하게 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댈러스는 바로 2년 계약을 결정했다. 지난 네 경기에서 보여준 페럴의 활약을 보면 당연한 결과다.
페럴은 댈러스 합류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보여줬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05-101 팀 승리를 이끌었고 실책을 하나도 범하지 않았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3점슛 3개 포함 19점 5리바운드 4스틸을, 세 번째 경기에서는 11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구단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잡은 경기는 4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원정경기였다. 페럴은 11개의 3점슛을 던져 9개나 터뜨리며 32점을 올렸다. 슈퍼스타 뺨치는 활약을 펼친 것.
물론 열흘 계약을 맺는 선수 모두가 페럴처럼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미미한 활약 속에 옷장에 걸어놓을 유니폼만 하나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의 포지션에 구멍이 나야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또, 팀의 전술도 자신과 맞아야 한다. 이처럼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외적인 요인도 많다.
이처럼 '10일 계약'은 NBA의 특성이 낳은 하나의 현상이다. 선수에게는 잔안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사한 기회이기도 하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