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서정필 기자 = 승부가 잠시 뒤로 밀린 날이었다.
때론 승부가 2순위로 밀리는 날이 있다. 6일(한국시간) LA 클리퍼스의 폴 피어스(39, 201cm)가 마지막으로 보스턴 셀틱스의 홈구장 TD 가든을 찾았다.
아이재아 토마스(29, 175cm)의 여전한 활약 속에 보스턴이 클리퍼스를 107-102로 물리치고 7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그 어떤 언론도 셀틱스의 승리를 헤드라인에 담지 않았다.
이날 셀틱스 팬들이 가장 많이 기다린 선수는 보스턴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바로 클리퍼스의 34번, 피어스였다.
피어스는 등장할 때부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카메라는 틈 날 때마다 녹색 유니폼이 너무나 잘 어울렸던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 했다. 현재 클리퍼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기는 하지만 피어스를 원정 팀 선수로 생각하는 보스턴 팬은 없었다.
그만큼 피어스는 보스턴의 상징같은 존재였다. 1999년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뒤 2012-13시즌까지 활약하며 셀틱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군림했다. 그 기간 동안 보스턴 팬들에게 수없이 많은 추억을 남겼다. 2007-08시즌에는 우승 반지와 파이널 MVP 트로피를 동시에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피어스에게 TD 가든은 인생의 절반을 함께 한 집 같은 곳이다. 보스턴 팬들에게 역시 피어스는 9년 전, 오랜 암흑기를 끝내고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 준 영웅이다.
피어스가 등장하자마자 기립박수로 마지막으로 친정을 찾은 전설을 환대한 보스턴 팬들. 경기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울먹이던 피어스. 2017년 2월 6일은 보스턴 팬들에게 '클리퍼스를 이긴 날'이 아니라 '전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날'로 기억될 것이다.
아주 가끔 프로의 세계에서도 승부가 2순위로 밀리는 날이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