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승기 기자 = 세계대회에 NBA 스타들이 총출동하면 무조건 다 우승할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원조 드림팀'이 출범한 후 벌써 24년이 흘렀다. 그간의 미국 대표팀이 겪은 영욕의 세월을 찬찬히 회상해봤다. 열한 번째 시간에는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 미국대표팀을 살펴봤다.
2014 스페인 농구 월드컵
미국 대표팀
센터 앤써니 데이비스, 드마커스 커즌스, 안드레 드러먼드
파워포워드 케네스 퍼리드, 루디 게이, 메이슨 플럼리
스몰포워드 제임스 하든, 더마 드로잔
슈팅가드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 데릭 로즈
감독 마이크 슈셉스키
최약체 로스터?
FIBA는 2014년부터 세계선수권대회의 명칭을 ‘월드컵’으로 변경했다. 축구처럼 월드컵을 세계 최고의 농구 축제로 키워내기 위함이었다.
미국은 또 다시 로스터를 대폭 갈아엎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 참가했던 멤버 중 앤써니 데이비스와 제임스 하든만 남기고 모두 물갈이했다. 또, 2010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인 스테픈 커리와 데릭 로즈, 루디 게이를 재영입했다.
나머지 멤버들은 모두 못 보던 얼굴들로 채웠다. 미국농구협회가 2014 스페인 월드컵에 참가할 최종 로스터를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케네스 퍼리드와 메이슨 플럼리, 안드레 드러먼드 등 롤 플레이어들의 이름이 보였기 때문이다. 또, 건강한 존 월, 데미안 릴라드 대신 부상으로 기량이 한참 떨어진 로즈를 선발한 것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든과 카이리 어빙 역시 수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커리와 탐슨은 저 때도 잘하기는 했지만, 지금과 같은 위상은 결코 아니었다. 사람들은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그런데 사실 미국농구협회가 아무런 생각 없이 이러한 로스터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지난 몇 차례의 국제대회를 통해 인사이드 보강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그래서 가드진보다는 빅맨진에 더 무게를 실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내외곽의 조화도 고려했다. 로즈와 더마 드로잔처럼 돌파형 선수들, 커리와 탐슨처럼 뛰어난 슈터들, 어빙과 하든처럼 돌파와 외곽슛에 모두 능한 유형 등을 고루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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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며 미국의 우승을 이끈 카이리 어빙은 2014 월드컵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 나이키 |
뚜껑을 열어보니
“이 멤버로 우승할 수 있겠느냐”는 많은 이들의 우려는 기우가 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보다 강력할 수 없었던 것이다. 미국 대표팀은 평균 33.0점차로 상대를 박살내며 9전 전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가장 크게 이겼던 경기는 첫 경기였던 핀란드전으로, 미국이 114-55, 59점차로 완승했다. 가장 근소한 점수차를 기록한 경기는 조별예선 터키와의 경기로, 미국이 98-77, 고작(?) 21점차로 승리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은 손발이 맞아가면서 점점 더 강력함을 뽐냈고, 단 한 번의 위기조차 겪지 않은 채 완벽하게 우승했다.
유일한 대항마는 스페인이었다. 그러나 스페인은 8강전에서 프랑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탈락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미국의 적수는 없었다. 미국은 결승전에서 세르비아를 129-92로 대파하고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빙은 결승전에서 6개의 3점슛을 모두 성공시키며 26점 4어시스트를 기록, 대회 MVP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이 팀이 엄청난 위력을 뿜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끈끈한 조직력 덕분이었다. 이미 국제무대를 경험했던 데이비스와 하든 등은 이 팀의 기둥으로 성장, 중심을 잘 잡아줬다. 또, 젊은 선수들끼리 워낙 친하다보니 시너지 효과도 나왔다.
새로 뽑힌 이들의 특급 활약도 이어졌다. 2014 미국 대표팀을 상징하는 단 한 명의 선수는 단연 퍼리드였다. 넘치는 에너지와 압도적인 활동량을 바탕으로 세계무대를 호령했다. 타 국가의 장신 빅맨들은 퍼리드의 미친듯한 운동능력을 따라가지 못해 고전했다. 퍼리드는 대회 평균 12.4점 7.8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평균 득점은 팀 내 3위, 리바운드는 팀 내 1위였다. 뿐만 아니라 무려 63.7%의 야투성공률을 기록, 대회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어빙의 활약도 놀라웠다. 평균 12.1점 3.6어시스트 1.9스틸 FG 56.2%를 기록하며 첫 국제대회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또, 60.9%라는 말도 안 되는 3점슛 성공률로 전체 2위에 올랐다. 어빙과 퍼리드는 대회 ‘베스트 5’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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