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 세계선수권대회 = 2012

 

 

[루키] 이승기 기자 = 세계대회에 NBA 스타들이 총출동하면 무조건 다 우승할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원조 드림팀'이 출범한 후 벌써 24년이 흘렀다. 그간의 미국 대표팀이 겪은 영욕의 세월을 찬찬히 회상해봤다. 열 번째 시간에는 2012 런던 올림픽 미국농구대표팀을 회상해봤다.

2012 런던 올림픽
미국 대표팀

센터 타이슨 챈들러, 케빈 러브, 앤써니 데이비스
파워포워드 케빈 듀란트, 카멜로 앤써니
스몰포워드 르브론 제임스, 안드레 이궈달라
슈팅가드 코비 브라이언트, 제임스 하든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 데런 윌리엄스, 러셀 웨스트브룩
감독 마이크 슈셉스키

올림픽 + 세계선수권대회 = 2012

미국은 올림픽 무대에 특히 더 신경을 써왔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최정예 멤버를 꾸려 미국의 위상을 만천하에 떨칠 계획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것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의 로스터 구성은 2008 베이징 올림픽(르브론 제임스 + 카멜로 앤써니 + + 코비 브라이언트 + 크리스 폴 + 데런 윌리엄스)과 2010 세계선수권대회(타이슨 챈들러 + 케빈 러브 + 케빈 듀란트 + 안드레 이궈달라 + 러셀 웨스트브룩) 선수들의 조합이었다. 여기에 기존 베이징 멤버 드웨인 웨이드가 부상으로 빠지고, 2011-12시즌 NBA ‘올해의 식스맨’ 제임스 하든이 가세했다. 또, 2012 드래프트 1순위 앤써니 데이비스(켄터키 대학)도 합류했다.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았다. 당시 기준, 미국 대표팀이 꾸릴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이 완성된 것이다. (당초 드와이트 하워드, 데릭 로즈, 블레이크 그리핀도 선발됐으나 모두 부상으로 하차했다.)

 

 

골드러시

 

골드러시

 

과연 미국 대표팀은 강했다. 프랑스를 98-71, 튀니지를 110-63으로 제압한데 이어 나이지리아를 156-73으로 꺾고 올림픽 최다득점, 최다 점수차 승리(83점차)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은 1쿼터에만 49점을 퍼부으며 일찌감치 나이지리아의 투항을 받아냈다.

너무 큰 승리에 도취되었던 것일까. 바로 다음 경기인 리투아니아전에서 접전 끝에 99-94, 진땀승을 거두게 된다. 이 경기는 일종의 예방접종이 됐다. 미국은 다음 경기부터 더 진지하게 임했다. 강호 아르헨티나를 126-97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다.

8강전에서 호주를 119-86으로 물리친 미국은 준결승에서 다시 아르헨티나를 만났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더 이상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미국은 후반전을 압도하며 109-83으로 이겼다.

반대편에서는 스페인이 승승장구하며 올라왔다. 두 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또 다시 결승전에서 마주쳤다. 12명의 로스터 중 10명이 전현직 NBA 스타들로 구성되어 있는 스페인은 과연 무시무시했다. 특히 파우 가솔, 마크 가솔, 서지 이바카로 이어지는 인사이드진은 미국을 압도했다. 두 팀은 4쿼터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결국 미국이 107-100으로 지옥 끝에서 살아남았다. 벤치 전력이 더 좋았던 덕분에 40분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듀란트는 30점 9리바운드 3점슛 5개를 기록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미국은 올림픽 금메달 2연패를 달성했다.

 

 

| BOX | 1992 vs 2012

 

| BOX | 1992 vs 2012

 

2012 대표팀은 근래 들어 가장 전력이 좋았던 팀으로 기억된다. 평균 득실차가 32.1점에 달했는데, 이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리딤팀이 기록한 27.8점차를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8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음은 당연하다.

한편, 대표팀의 리더 코비는 올림픽 시작 전 “어렵겠지만, 우리가 1992 드림팀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하며 동료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그런데 이 발언은 레전드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1992 원조 드림팀 멤버였던 마이클 조던은 “코비 덕분에 크게 웃었다”고 반응했고, 찰스 바클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지금 애들 중에 우리 드림팀에 뽑힐 만한 애들은 코비, 르브론, 듀란트 정도 뿐”이라고 일축했다. 스카티 피펜은 “우리가 25점차로 이긴다”고 응수했고, 매직 존슨 역시 “우리 12명 중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만 11명이다. 거기에 마이클 조던도 있었다. 너희들이 우리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반응을 전해 들은 코비는 “7전 4선승제에서 이길 수 있다고 한 게 아니다. 단판제라면 이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요지는 그들을 이기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많은 농구팬들도 갑론을박을 펼쳤다. 강력한 빅맨진을 갖춘 1992 드림팀과 윙 플레이어가 우세한 2012 대표팀의 대결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한 비디오게임 회사에서는 아예 두 팀을 게임 속에 등장시키는 등 이 논란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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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FIBA,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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