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이승기 기자 = 모든 것은 2010년에 시작됐다.

'FA 최대어'였던 케빈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합류했다. 이에 모든 농구 팬들이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워리어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라인업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2016-17시즌 골든스테이트의 궁극의 스몰볼, 이른바 '데스 라인업(Death Lineup)'은 다음과 같다.

스테픈 커리 - 클레이 탐슨 - 안드레 이궈달라 - 케빈 듀란트 - 드레이먼드 그린

다섯 명 중 네 명이 2015-16시즌 올-NBA 팀 멤버이자 올스타 선수다. 이쯤 되면 그냥 미국 국가대표 라인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공교롭게도 탐슨과 듀란트, 그린은 이번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 만약 우주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이 팀을 지구 대표로 내보내도 좋을 정도다.

그런데 현 골든스테이트 라인업이 2010년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이궈달라가 6일(한국시간) ESPN과의 인터뷰에서 본인과 커리, 듀란트의 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세 선수의 커넥션

이궈달라는 "커리와 나는 2010년 터키에서 함께 뛰었다. 연습이 끝나면 우리는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와 밤 늦게까지 슛을 던지곤 했다. 그때 듀란트도 우리와 매우 자주 슛 연습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이궈달라는 2010년 터키 세계선수권대회(現 월드컵)에 미국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2009-10시즌 득점왕 겸 올-NBA 퍼스트 팀에 오르며 이미 슈퍼스타로 도약했던 듀란트, 신성이었던 커리도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 2010 미국 대표팀은 유망주들로 가득했다. 듀란트와 커리를 비롯, 데릭 로즈, 에릭 고든, 러셀 웨스트브룩, 케빈 러브 등 '미국농구의 미래'로 평가 받았던 '1988년 生 라인'이 대거 발탁, 많은 기대를 모았다. 결과는? 당연히 전승 우승. 평균 득실 마진은 +24.6점에 달했다.)

이궈달라가 말을 이었다. "우리 셋은 언제나 함께 했다. 한두 명씩이라도 늘 붙어다녔다. 듀란트의 훈련을 지켜봤는데, 그가 얼마나 농구를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정말 친해졌고, 매 경기가 시작하기 전마다 예배도 함께 드렸다. 그래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셋은 늘 함께였다."

재미있는 것은 2010년 여름 마이애미 히트에서 결성된 '빅 3' 또한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으며 유대관계를 다졌다는 점이다.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는 2006년부터 미국 대표로 뛰었고,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빅 3 결성'에 대해 처음 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 터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이궈달라와 커리, 듀란트가 매우 가까워졌다. 이들은 6년의 시간이 흐른 뒤, 골든스테이트에서 뭉치게 됐다.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

이궈달라와 듀란트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소속팀을 떨어뜨린 상대에게 곧바로 합류했다는 것이다.

2013 플레이오프 당시 이궈달라는 덴버 너게츠의 주전 슈팅가드로 뛰며 평균 18.0점 8.0리바운드 5.3어시스트 2.0스틸 FG 50.0% 3점슛 48.3%(2.3개) 자유투 72.0%를 기록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에게 2승 4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시즌 종료 후, 이궈달라가 4년간 4,800만 달러의 사인-앤-트레이드로 워리어스에 합류했다. 본인의 소속팀을 탈락시킨 팀에 합류했던 것이다.

정확히 3년 후,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듀란트가 이끌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2016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에서 워리어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 달여 뒤, FA가 된 듀란트는 골든스테이트行을 발표하며 팬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를 본 폴 피어스는 SNS에 "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는 글과 함께 생각하는 이모티콘을 올렸다. 듀란트의 행보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 것이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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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FIBA

향후 전망은?

이궈달라와 듀란트는 2010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선발 포워드진을 형성했다. 라마 오덤이 센터, 듀란트가 파워포워드, 이궈달라가 스몰포워드로 뛰었다. 듀란트와 이궈달라는 이때 이미 스몰라인업을 경험했고, 우승으로 그 위력을 증명해냈다.

그 대회에서 커리는 벤치 멤버로 뛰었다. 하지만 지금은 위상이 180도 바뀌었다. 커리는 2년 연속 MVP로 성장했고, 이궈달라는 키 식스맨이 됐다. 두 선수의 호흡은 이미 검증됐다. 공격시 공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듀란트 역시 여기에 무리 없이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에 합류하자, 연쇄효과도 일어나고 있다. '우승 냄새'를 맡은 많은 베테랑들이 워리어스行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자자 파출리아는 1년간 290만 달러의 헐값에 자원 입단했다. 데이비드 웨스트 역시 베테랑 미니멈에 골든스테이트와 악수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미 샐러리캡을 거의 다 소진한 상태. 하지만 큰 걱정은 없어 보인다. 베테랑들이 스스로 연봉을 낮춰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워리어스는 2016-17시즌 챔피언 트로피를 탈환할 수 있을까.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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