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서정필 기자 = “서론부터 쓰면 벌써 반이 가버린다”

댈러스 매버릭스 요기 페럴(23, 183cm)은 2016~2017 시즌 종반 NBA에 갑자기 등장한 신데렐라다. 10일 계약으로 팀에 합류한 뒤 결국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열흘 만에 고용기간을 75배 넘게 연장시켰기 때문이다.

발가락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된 주전 포인트 가드 데런 윌리엄스(32)를 대신 볼 배급 임무를 맡아줄 선수가 필요했던 매버릭스는 1월 말 페럴과 10일 계약을 맺었고 결과는 적어도 이 시점까지는 구단, 선수 모두 더할 나위 없는 윈-윈이다.

페럴은 마치 그가 꽤 오랫동안 매버릭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것처럼 플레이했기 때문에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다. 이는 댈러스 벤치의 바람이기도 했다.

매버릭스 릭 칼라일 코치와 마이클 핀리 경기부문 어시스턴트 부단장은 페럴이 첫 경기부터 마치 베테랑처럼 플레이해 주길 원했다. 

보통 NBA 무대를 다시 밟게 되면 첫 두 경기 정도는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등 초보자 티를 벗지 못하는데 페럴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그리고 그 바람은 현실이 되었다. 마치 몇 년 전부터 그 유니폼을 입고 공격을 진두지휘했던 것처럼 자신이 운명이 걸린 열흘 동안 그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날았다.

매버릭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대결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원정졍기에서 9점 7 어시스트, 무실책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그는 이어진 세 번의 경기에서 19점, 11점, 32점을 올리며 계속해서 베테랑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댈러스 경영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열흘 계약을 마친 대부분의 선수들이 계약서에 사인한 뒤 (팀내에서) 자신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 생각부터 하지요. 그런데 그러다보면 어느새 6일째가 흘러가고 있을 겁니다. 그 땐 너무 늦어요” - 마크 쿠반 매버릭스 구단주

쿠반 구단주의 말은 열흘 계약을 맺은 구단의 마음을 잘 웅변해준다. 당장 영입 후 첫 출장부터 부상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운 베테랑 역할을 최대한 대신해 주길 바라는 마음 말이다. 페럴은 그 마음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달리고 점프하며 슛을 던졌고 결국 기회를 잡았다.

열흘 계약자들에겐 멋진 첫 문장을 고민할 시간이 없다. 바로 본론부터 써내려가야 한다. 그게 그들의 성공 열쇠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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