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서정필 기자 = ‘에밋, 공 가지고 있기 지치지 않아?

전주 KCC 이지스는 7일 저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맞대결에서 71-70으로 이겼다.

결과만 보면 1점 차의 짜릿한 승부, 상보를 전하는 언론들은 22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한 안드레 에밋(34)의 활약이 전주 KCC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팀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로 어려운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으니 아주 잘못된 분석은 아니다.

그런데 말이다.

에밋에게 공만 가면 감감 무소식

- 아이라 클라크(41)가 리바운드를 잡아 가드 이현민(33)에게 넘긴다. 하프코트를 넘은 이현민이 에밋에게 패스하자 김지후(25), 송교창(20)이 동시에 수비를 따돌리고 공간을 찾아 나간다. 한참을 달려 공간을 만들었지만 공은 아직 에밋의 손에 있다. 이미 그의 시선을 림을 향하고 있다.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기 전엔 이번 공격기회에 다시 공을 잡기 힘들다는 것을 안 나머지 네 명의 발이 땅에 붙는다. -

경기 내내 자주 나온 장면이다. 적시에 패스가 들어가면 더 쉽게 득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이 돌지 않아 아쉬운 장면이 많이 나왔다. 에밋에게 공이 가면 공이 더 이상 돌지 않는다. 피가 돌지 않으면 동맥경화증이 생기듯 농구에서도 공이 돌지 않으면 플레이가 점점 뻑뻑해진다.

1번 에밋은 위력이 반감된다

에밋의 리딩능력은 분명 출중하다. 그 어떤 선수보다 공을 잘 간수하며 언제 어느 자세에서도 정확히 림을 향하는 슈팅을 날린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풍부한 포워드진 힘 앞에 무너지긴 했지만 적어도 2015~2016 시즌 정규시즌과 4강 플레이오프까지 에밋의 KCC는 언터처블이었다.

지난 시즌 에밋은 2번과 3번 포지션을 넘나들며 부지런히 득점을 쌓았다. 1번에 전태풍(36)이 건재하고 4번과 5번 자리에 허버트 힐(32)과 하승진(31)이 버티고 있는 상황, 상대팀으로서는 에밋에게 알고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밋의 외곽을 막기 위해 수비가 붙으면 전태풍에게 공간이 나고 에밋의 돌파를 막게 되면 힐이나 하승진에게 손쉬운 득점을 내주게 되니 KCC를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참 골치 아픈 일이었을 것이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이 만드는 스크린을 통해 파고든 테크니션 에밋이 올려놓는 장면은 지난 시즌 KCC의 첫 번째 공격 옵션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부상에서 돌아온 에밋은 1,2,3번 역할을 모두 하려고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에밋 자신도 자꾸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게 되고 팀 전체 밸런스도 무너지는 악영향이 일어나고 있다. 전자랜드와의 대결에서도 이현민과 송교창 혹은 김지후가 제 때 공을 넘겨받지 못해 움직임이 어정쩡해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이대로는 안 된다. 녹아들어야 강해진다

에밋이 공을 가진 시간 그리고 슛 시도 횟수를 고려할 때 22점 3어시스트 기록은 그리 가성비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에밋이 잘했다고 하기 보다는 전자랜드의 팀플레이가 더 뻑뻑해서 KCC가 1점 차 승리를 거뒀다는 게 더 정확한 분석이 아닐까?

에밋이 현재 KBL에서 손꼽히는 기술자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지난해 KCC의 정규시즌 우승과 파이널 준우승을 이끈 그의 활약은 역대 최고 용병 경쟁에 뛰어들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부상 복귀 후 그의 플레이는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같은 2점이라도 5명 모두의 움직임으로 만든 점수가 상대에게 압박을 줄 수 있고. 나머지 네 명의 발이 플로워에 붙은 상태에서 거두는 점수는 분위기를 가져오기 힘들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농구는 매순간 5명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팀 경기다. 팀이 살지 않으면 자신도 살 수 없다. 등번호처럼 에밋은 2번일 때 가장 강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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