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강하니 기자 = 올시즌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이고 있는 유럽 선수는 단연 밀워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다. 하지만 이 선수도 빼놓으면 안 될 것 같다. 덴버의 2년차 빅맨 니콜라 요키치(C, 211cm)다.

니콜라 요키치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시즌 요키치의 평균 기록은 13.8점 8.0리바운드 3.9어시스트. 다소 평범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이크 말론 감독의 라인업 실험으로 인해 출전 시간이 오락가락했던 시즌 초반의 요키치와 확고부동한 주전 센터로 출전 시간을 보장받고 있는 요즘의 요키치는 완전히 다른 선수다. 12월 이전의 요키치와 12월 이후의 요키치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11월 28일 피닉스 원정 경기에서 13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요키치는 이 경기를 포함한 이후 19경기에서 평균 18.1점 9.6리바운드 4.8어시스트 야투율 64.5% 3점슛 성공률 45.8%를 기록하고 있다. 더블-더블만 무려 12번.

12월 20일 댈러스전에서는 27점 9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했었고, 1월 17일 올랜도와의 홈 경기에서는 데뷔 최다인 30점을 쏟아 부으며 18일 만에 덴버의 연승을 이끌었다. 로스터가 워낙 두터운 덴버는 다닐로 갈리날리, 엠마뉴엘 무디에이 등 주축 선수들조차도 30분을 넘어서는 출전 시간을 확실히 보장 받지 못하는 팀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요키치만큼은 마이클 말론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으며 마음껏 코트를 누비고 있다.

요키치의 최대 장점은 바로 패스 능력이다. 요키치는 덴버 공격 전술에서 주로 엘보우 지점에서 볼을 잡은 뒤 가드에게 핸드 오프 패스(볼을 직접 건네는 패스)를 한 이후 곧바로 2대2 게임을 시도하거나, 자신의 뒷공간을 돌아 들어가는 동료에게 볼을 찔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의 패스 센스가 기가 막히는 수준이다. 동료의 동선과 위치는 물론 상대 수비의 반응 방식에 따라 자유자재로 패스를 뿌린다. 가벼운 원핸드 패스부터 바운드 패스, 랍 패스(공중으로 높게 띄우는 패스) 등 종류도 다양하다. 게다가 그 패스의 질과 타이밍이 완벽에 가깝다.

실제로 최근 19경기 동안 요키치는 팀 내 어시스트 1위를 기록하며 사실상 덴버의 공격 전개를 도맡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요키치가 기록한 경기당 엘보우 지점 볼 터치 횟수는 리그 10위. 또한 엘보우 지점 볼 터치 1회당 어시스트 생산 비율은 14.3%로 마크 가솔(10.7%), 드마커스 커즌스(11.9%), 파우 가솔(13.9%), 폴 밀샙(13.%) 등 뛰어난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최근의 요키치는 엘보우 지점에서의 최고의 패서이자 플레이메이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이미 현지에서는 니콜라 요키치를 리그 최고의 패싱 빅맨으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요키치는 수비 리바운드 이후 직접 볼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와 패스를 뿌리며 덴버의 얼리 오펜스 전개까지 담당하는 등 갈수록 자신의 장점을 코트에서 극대화하고 있다. 같은 세르비아 출신의 패싱 빅맨으로 유명했던 선배 블라디 디바치(현 새크라멘토 단장) 혹은 멤피스의 마크 가솔의 모습이 요키치에게서 보일 정도다.

다만 요키치에게도 확실한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평범한 인사이드 수비력이다. 실제로 경기 중 요치키는 림으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가드 혹은 포워드의 야투 시도를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하곤 한다. 팔이 그리 길지 않은 데다 블록슛 타이밍을 잡는 능력도 좋지 못하다 보니, 슛을 시도하는 상대 선수를 상대로 팔을 뻗는 것 외에는 골밑 수비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 수비 범위도 좁은 편이다. 요키치가 마크 가솔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수비 불안은 반드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요키치가 매우 어린 선수라는 점이다. 1995년 2월생인 요키치는 이제 곧 만 22살이 되는 젊은 유망주다. 성장할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심지어 요키치는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41순위에 지명된 선수이기도 하다. 이런 선수가 데뷔 두 번째 시즌에 이 정도 기량과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놀라운 일이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장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약점은 안정적으로 보완해 간다면, 요키치도 선배들에 이어 또 하나의 유럽 빅맨의 성공기를 써갈 수 있을 것이다. 니콜라 요키치의 향후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 -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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