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초, 케빈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차기 시즌 워리어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픈 커리 - 클레이 탐슨 - 안드레 이궈달라 - 케빈 듀란트 - 드레이먼드 그린]으로 이어지는 궁극의 스몰라인업을 구축했다.
그 중, 듀란트와 탐슨, 그린은 요즘 미리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2016 리우 올림픽에 나갈 미국 대표팀에 발탁되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미국 대표팀은 최근 아르헨티나, 중국과 평가전을 치렀다. 이를 통해 듀란트와 탐슨, 그린의 호흡을 미리 점검해볼 수 있었다.
(※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미국 대표팀과 골든스테이트의 상황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듀란트와 탐슨, 그린이 같이 코트 위에 있을 때 이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 꺼져버린 그린라이트
미국 대표팀의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은 예전부터 스몰라인업을 선호했다. 기동력과 높이를 갖춘 포워드를 센터로 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2010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라마 오덤이, 2014 농구 월드컵 때는 앤써니 데이비스가 선발 센터로 뛰었다. 그간 카멜로 앤써니나 르브론 제임스, 듀란트 등은 사실상 파워포워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스몰볼은 그간 미국의 센터진이 빈약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었다. 골밑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타개책이었던 것. 그런데 이번 대표팀은 드마커스 커즌스와 디안드레 조던을 보유하고 있다. 슈셉스키 감독은 이제 더 이상 스몰볼에 의존하지 않는다. 커즌스와 조던이라는 막강한 센터진 덕분에 골밑 경쟁력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슈셉스키는 그린 활용법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센터 포지션을 보자. 커즌스와 조던이 번갈아가며 대부분의 시간을 뛰고 있다. 그린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다. 이에 따라 그린은 파워포워드로 더 많이 출전하고 있다.
물론 그린은 원래 파워포워드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센터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스몰볼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에서는 아니다. 그린보다 크고, 강하고,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미국이 스몰볼을 가동할 것이 아니라면, 이 팀에서는 그린의 장점이 살아나기 힘든 구조다.
그린 역시 달라진 역할과 낯선 환경에 방황하고 있다. 그린의 최근 평가전 두 경기 성적을 보자.
vs 아르헨티나
11분 48초, 3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FG 1/6
vs 중국
14분 13초, 0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FG 0/3
냉정하게 말하면, 그린은 미국 대표팀의 잉여전력이다. 파워포워드로 뛰기에는 듀란트, 앤써니보다 못하고, 센터로 뛰자니 커즌스와 조던을 넘어설 수 없다.
하지만 이는 그린이 못해서가 아니다. 다른 선수들의 재능이 워낙 출중한 탓이다. 골든스테이트에서라면 이야기가 또 달라질 것이다.
슈셉스키 감독은 아직 그린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적은 시간이지만 그린을 센터로 쓰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평가전을 통해, 그린에게 꼭 맞는 옷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제공 = FIBA, NBA 미디어 센트럴
★ 궁극의 스페이싱
그린은 헤매고 있지만, 듀란트와 탐슨의 경우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먼저 두 선수의 지난 두 평가전 기록부터 살펴보자.
vs 아르헨티나
케빈 듀란트
20분 48초, 23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FG 7/12 3점슛 4/9
클레이 탐슨
16분 12초, 9점 FG 3/11 3점슛 1/7
vs 중국
케빈 듀란트
18분 15초, 19점 4어시스트 FG 5/7 3점슛 4/5
클레이 탐슨
19분 15초, 17점 3리바운드 FG 6/10 3점슛 4/8
두 선수는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나란히 선발로, 중국전에서는 모두 벤치에서 출전했다. 하지만 활약상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일단 뛰기만 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이 보장된다.
듀란트는 과연 미국 대표팀의 '고-투 가이' 다웠다. 탁월한 기량을 바탕으로 두 경기 연속 최다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적은 시간만 뛰고도 이뤄낸 성과다. 국제대회의 3점슛 라인(6.75m)은 듀란트에게 매우 짧아보인다. (NBA의 3점슛 라인은 7.24m, 코너 6.7m다.)
탐슨은 첫 경기에서 좀처럼 야투를 넣지 못했다. 오픈 슛도 넣지 못할 만큼 부진했다. 그런데 이는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였음이 드러났다. 탐슨은 한 경기 만에 바로 영점을 잡았다. 오픈 기회가 나면 여지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두 선수가 같이 뛰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슈셉스키 감독은 듀란트와 탐슨을 양쪽 45도 혹은 코너에 배치하기를 즐겼다. 이는 속공 때도 마찬가지였다. 듀란트와 탐슨은 트랜지션 상황이 오면 양쪽 코너로 달려가는 등 공간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이는 상대 팀 입장에서는 재앙과도 같다. 듀란트와 탐슨은 리그 최고의 슈터들로 꼽힌다. 이들 때문에 수비수가 넓게 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 대표팀의 볼 핸들러는 카이리 어빙, 카일 라우리, 폴 조지 등으로, 역시나 빼어난 3점슛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에 따라 수비수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이를 골든스테이트에 대입시켜 보자. 탑에서 공을 몰고 오는 선수는 '우주 역사상 최고의 슈터' 스테픈 커리다. 혹은 그린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때 양쪽 코너에는 듀란트와 탐슨이 대기하고 있다. 별다른 전술 없이도 공간창출이 무한하게 이루어진다. 워리어스의 돌파와 3점슛 등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야말로 궁극의 스페이싱이다.
★ 뚜껑은 열어봐야
아직 듀란트와 탐슨, 그린의 호흡을 논하기에는 표본이 너무 적다. 이제 막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을 뿐이다.
미국 대표팀은 향후 세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른다. 27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29일 베네수엘라, 8월 2일 나이지리아와 쇼케이스를 펼칠 예정. '워리어스 3인방'은 이를 통해 호흡을 가다듬을 전망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은 골든스테이트에서 함께 뛰는 것은 잊고, 대표팀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은 "미국 대표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같은 팀 동료라는 사실을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고, 듀란트 역시 "생각도 못했다. 경기 중에는 그런 사실을 잊어버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27일 중국전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5일에 이어 중국과 두 번째로 맞붙는 경기이기도 하지만, 오클랜드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오클랜드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연고지다. 듀란트와 탐슨, 그린을 맞아 홈팬들의 열성적인 환호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르헨티나, 중국과의 평가전은 각각 라스베이거스, LA에서 열렸다. 관중들은 듀란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듀란트는 "야유가 나왔나? 못들었다"며 능청을 부렸지만, 실제로 그랬다. 하지만 오클랜드에서는 유일하게 야유가 환호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2016 리우 올림픽은 8월 7일 개막한다. 미국 대표팀은 이번 쇼케이스 기간을 통해 최후의 담금질에 나서고 있다. 과연 미국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승기 기자(holmes123@hanmail.net)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제공 = FIBA, NBA 미디어 센트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