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틀러가 친정팀을 무너뜨렸다.

마이애미 히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웰스 파고 센터에서 열린 2022 NBA 플레이오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2라운드 6차전에서 99-90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첫 2경기를 모두 잡았던 마이애미는 원정에서 열린 3차전과 4차전을 내리 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야전 사령관 카일 라우리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하지만 1번 시드 마이애미의 저력은 강했다. 5차전 완승으로 분위기를 다잡은 마이애미는 다시 찾은 필라델피아 원정길에서도 승리하며 시리즈를 6차전에서 끝냈다.

중심에 있었던 선수는 역시 에이스 지미 버틀러였다. 버틀러는 6차전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2점을 몰아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시즌만 해도 버틀러를 향해서 물음표를 보내는 시선이 많았다. 평균 21.4점을 올린 버틀러는 약점인 3점슛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며 우승을 노리는 다른 팀 에이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잔부상으로 결장까지 많았던 버틀러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오면서 버틀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플레이오프 평균 28.7점 7.6리바운드를 쏟아내는 중인 버틀러는 자신이 큰 무대 체질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하며 팀을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에 올려놨다.

-지미 버틀러 정규시즌 vs 플레이오프 성적 비교
정규시즌 :  평균 21.4점 5.9리바운드 야투율 48.0% 3점 성공률 23.3%
플레이오프 : 평균 28.7점 7.6리바운드 야투율 52.5% 3점 성공률 36.4% 

버틀러의 2라운드 활약이 더 주목받은 이유는 상대가 이전 소속팀이었던 필라델피아였기 때문이다. 버틀러는 2018-2019시즌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뛴 바 있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버틀러의 존재감이 커졌던 필라델피아는 2라운드에서 토론토와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친 바 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와 버틀러의 동행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필라델피아는 팀에서 더 많은 역할을 받길 원했던 벤 시몬스에게 힘을 실어줬고, FA 자격을 얻은 버틀러는 1시즌 만에 팀을 떠났다. 조엘 엠비드는 버틀러의 이적에 줄곧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시몬스가 문제아로 전락한 뒤 팀을 떠난 반면, 마이애미에서 중심 역할을 잘 수행한 버틀러가 승승장구하며 필라델피아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버틀러가 친정팀에 제대로 비수를 꽂으며 필라델피아 팬들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됐다. 

버틀러는 마이애미 이적 후 첫 시즌이었던 2019-2020시즌, 파이널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으나 LA 레이커스의 벽에 막혀 우승까지는 이뤄내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의 남자 버틀러가 이번에는 정상에 설 수 있을까?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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