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외국선수들이 더 힘을 내야 한다.
수원 KT 소닉붐은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3차전에서 77-83으로 패했다.
지난 시즌 KT는 외국선수 문제로 지독하게 골머리를 앓았다. 시즌을 같이 출발한 마커스 데릭슨과 존 이그부누는 일정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퇴단했고, 브랜든 브라운은 감정을 쉽게 컨트롤하지 못하며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뛰어난 수비력을 보유한 1옵션 캐디 라렌은 KBL에서 검증된 선수였고, 시즌 초반에 불안했던 마이크 마이어스는 막판으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 낙점한 외국 선수들과 정규리그를 끝까지 달린 KT는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상대는 지난해 6강에서 그들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겨줬던 KGC.
하지만 정규시즌 맞대결 성적, 상대 1옵션 외국선수 오마리 스펠맨의 부상 등으로 이번에는 KT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KGC는 대릴 먼로 홀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는 중이고, KT는 라렌과 마이어스가 이상 없이 정상적으로 출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즈가 3차전까지 진행된 현재, KT는 외국선수 맞대결에서 별다른 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들이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몰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3차전에서도 KT의 외국선수들은 큰 힘을 쓰지 못했다. 둘이 합해서 20점도 올리지 못했다. 문제는 기록보다 경기 내용이었다.
팀의 중심을 잡아줬어야 할 1옵션 라렌(12점)은 1쿼터 초반 적극적으로 림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에는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승부처인 4쿼터에 존재감이 미미해지며 무득점에 머물렀던 라렌이다. 1옵션 외국 선수가 4쿼터에 득점이 없다면 이기는 길은 매우 멀어질 수밖에 없다.
리바운드 단속 능력도 이날은 미흡했다. 정규시즌 평균 10.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던 라렌은 이날 리바운드 4개에 그쳤다. 어시스트가 1개도 없을 정도로 팀원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도 없었다.
7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한 마이어스는 자유투가 문제였다. 리바운드 12개를 따내며 제공권에서는 나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자유투 6개 중 1개를 집어넣는 데 그쳤다. 그는 1차전에서는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이후 경기에서 상대 트랩 수비에 막히며 득점력이 떨어졌다.
외국선수들의 득점력이 떨어지다 보니 허훈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계속해서 나왔다. 이날 KT의 최다 득점자인 허훈(17점)은 전반에 12점을 올렸으나, 후반 들어 상대 견제가 심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5점을 추가하는 데 머물렀다.
그에 비해 먼로(16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는 노련했다. 긴 출전 시간에 대비해 체력을 잘 안배하면서 뛰었고, 강약 조절이 가능했다. 득점이 필요하면 나설 줄 알았고, 팀원들을 돕는 능력도 여전히 뛰어났다.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KT 외국선수들이 이날 드러냈던 가장 큰 문제는 혼자 뛰는 먼로를 효과적으로 괴롭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3쿼터 후반에 연달아 파울을 저지르며 힘든 4쿼터가 예상됐던 먼로는 KT의 두 외국선수가 모두 5반칙으로 물러난 뒤에야 5번째 파울을 범했다.
먼로는 5번째 파울로 코트를 떠나기 전까지 한 번도 쉬지 않았다. 먼로가 파울 관리를 잘한 덕이 컸지만, 상대가 집요하게 파고들지 못한 탓도 컸다. 적극적인 림어택으로 먼로를 더 괴롭혔어야 했던 KT의 외국선수들이다.
서동철 감독도 이 점을 아쉬워했다. 서 감독은 경기 후 "캐디 라렌과 마이크 마이어스가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되는 것 같다. 나도 아쉬움이 있다. 외국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림을 공략해주면 더 편안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좀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허훈과 양홍석, 김동욱 등 국내 선수들이 공격에서 제 몫을 다했던 KT다. 판도를 뒤집기 위해서는 외국선수들이 공격에서 더 분발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4차전 전망도 밝지 않은 KT다.
과연 KT의 시즌이 4차전에서 끝나게 될까? 라렌과 마이어스의 손에 많은 것이 달렸다.
사진 = 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