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농구를 시작하고 10년 만에 처음 우승한 날이다. 사실 걱정도, 부담도 많았는데 통합우승으로 보답받아서 너무 기쁘다."
KB스타즈의 슈터 강이슬이 우승에 일조하며 그동안 짊어지던 '무관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청주 KB스타즈는 1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의 3차전에서 78-6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우승과 더불어 거둔 통합 우승.
KB스타즈의 주포인 강이슬은 이날 34분 12초 동안 3점슛 5개 포함 32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 시즌까지 하나원큐 소속이었던 강이슬은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자마자 곧바로 KB스타즈의 노란 유니폼을 입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유일하게 이루지 못한 우승 때문이었다.
비록 하위권이었지만 하나원큐에서 강이슬은 팀의 주축 선수로 부족함이 없었다. 팀내 입지도 나쁘지 않았고 사실 우승에 대한 욕심만 내려놓으면 익숙한 팀에서 편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패배로 지쳐갔고 선수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무엇보다 우승에 대한 갈망이 커진 자신을 발견했다.

강이슬은 14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프로에 오고 처음에는 그렇게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너무 하고 싶었고 팀을 옮기면서까지 도전하게 됐다. 오늘 우승을 확정하고 예전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한국여자농구 최고의 센터가 있는 박지수에 국가대표 슈터인 강이슬이 가세하면서 KB스타즈는 일약 우승후보가 됐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스타성이 있는 두 선수가 과연 한 팀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의문은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박지수도, 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강이슬도 서로가 원하는 목표가 같았기에 잡음 한 번 없이 시너지효과를 내며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합작했다. 무엇보다 각자가 자신의 플레이를 잘 할 수록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실제로 그랬다.
인사이드의 박지수가 외곽의 강이슬에게 패스를 빼주며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강이슬의 활화산 같은 외곽포를 막으려다 인사이드 수비가 다소 약해지면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어진 박지수의 저돌적인 골밑 공격이 어김없이 나왔다. 이런 찰떡궁합이 따로 없을 정도다.
그토록 원하던 통합우승을 거둔 강이슬은 우승의 기쁨을 채 만끽할 여유도 없이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다. 그동안 미뤄뒀던 WNBA에서의 도전을 위해서다.
올 시즌 KB스타즈의 노란 유니폼을 입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강이슬이 세계여자농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어떤 또다른 결과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사진 = 이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