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자신에게 쏟아진 저평가를 극복하고 당당히 정상에 섰다.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 3패로 무너진 청주 KB스타즈는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팀에게 첫 우승을 안겼으며 오랜 시간 함께했던 안덕수 감독과 이별했고 여름 FA 시장에서 ‘최대어’ 강이슬을 영입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김완수 감독을 선임한 것. 모두가 그의 부임 소식에 일단 기대보다는 우려와 편견의 시선을 보냈다. 또 우승이 아니면 실패로 평가할 정도로 강력한 KB스타즈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만 할 뿐이었다.
사실 김완수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였다. 농구를 조금이라도 관심 있게 지켜봤다면 다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올해로 18년차 지도자다. 여자농구에서 김완수 감독보다 더 풍부한 경험, 더 많은 농구 지식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아마와 프로 무대를 고루 경험한 이도 찾기 힘들다.
KB스타즈도 이름값에 의존한 ‘무논리’ 선택이 아닌 실리를 추구한 판단을 내렸다. 김완수 감독이 여자농구 무대에서 오래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 또 아마와 프로를 오가며 얻은 경험, 여기에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키는데 특화된 능력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결과를 내기 전까지 온갖 편견으로 가득찬 시선을 이겨낼 각오까지 하면서 말이다.
결과만 살펴보자. 김완수 감독과 KB스타즈는 모두의 예상대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최소 경기 정규리그 1위는 물론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전승 통합우승이란 업적을 세웠다. 결과만 보면 ‘KB스타즈 전력이 좋으니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 있어 디테일함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김완수 감독은 오프 시즌부터 KB스타즈를 박지수와 강이슬의 투맨 팀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더불어 박지수와 강이슬 외 다른 포지션에서 힘을 발휘해줄 수 있는 새 얼굴을 찾았다. 오프 시즌 내내 벤치 워머로 분류된 선수들을 각 포지션마다 코치를 따로 두어 집중 훈련시켰다.

야간 훈련도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김완수 감독은 “오프 시즌 과제 중 가장 크게 생각한 건 주전급 선수들보다 그동안 뛰지 못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다. 이들이 올라와야만 새 시즌이 열렸을 때 주전들을 도와줄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표적으로 올라선 선수가 허예은과 엄서이다.
허예은은 WKBL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정통 포인트가드의 모든 장점을 코트 위에 쏟아냈다. 박지수와 강이슬 효과를 극대화하는 정확한 패스, 논리적인 경기 운영으로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엄서이는 박지수의 옆을 든든히 지켜줄 수 있는 파이터형 4번 자원으로 활용했다. 외국인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엄서이의 활발한 움직임은 박지수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었다.
박지수가 코트 위에 있고 없고의 차이가 컸던 KB스타즈를 완벽히 바꿔놓은 것 역시 김완수 감독의 재능이었다. 정규리그 내내 여러 실험을 거쳤던 KB스타즈는 플레이오프부터 박지수 없이도 막강한 힘을 뽐냈다.
특히 염윤아와 최희진은 베테랑으로서 적재적소에 기용되며 경험을 불어넣었다. 심성영과 김소담의 투입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은 출전시간에도 매우 컸다. 김민정은 박지수와 강이슬에게 쏠린 시선을 역이용, 주득점원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김완수 감독이 오프 시즌 내내 고민했던 부분이었고 결국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에서 정확히 풀어냈다. 현장에서 만난 여러 관계자는 입을 모아 “박지수 없는 KB스타즈의 경기가 더 재밌을 때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통합우승이란 환상적인 결과를 얻어낸 KB스타즈이지만 그 과정은 앞서 언급한 대로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을 김완수 감독은 끝내 우려와 편견의 시선을 극복하고 정상에 섰다.
이번 시즌 구나단 감독과 함께 ‘이름값’에 의존한 한국농구의 낡은 틀을 깬 진정한 주인공으로서 당당히 우뚝 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