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강하니 기자 = 새크라멘토 킹스가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런트, 선수단, 코칭 스태프가 조금씩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2016-17 시즌을 새로운 구장에서 맞이한다. 새크라멘토는 신축구장인 ‘골든1 아레나’를 오는 시즌 새 홈구장이다. 새크라멘토 구단은 신축구장 개장에 맞춰 구단 로고도 함께 바꾸는 등 변화를 다짐하고 있다. 최근 계속되고 있는 성적 부진을 끝내겠다는 의욕이 느껴진다.

 

하지만 경기장과 로고가 변한 것과 별개로 새크라멘토의 본질은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선수부터 프런트까지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새크라멘토의 가장 큰 화두는 데이빗 예거 감독의 부임. 지난 여름 새크라멘토는 조지 칼 감독을 떠나보내고 예거 감독에게 팀의 지휘봉을 맡겼다. 새크라멘토는 이전부터 예거 감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후문. 구애 끝에 결국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예거 감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올시즌 팀이 가져갈 농구 색깔에 대해 프런트와 예거 감독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일단 프런트는 빅맨 농구를 구상하고 있다. 새크라멘토는 드마커스 커즌스, 윌리 컬리 스테인, 코스타 쿠포스를 이미 보유한 상황에서 게오르기스 파파야니스(13순위), 스칼 라비시에(28순위)를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다. 파파야니스와 라비시에 모두 빅맨 포지션의 유망주들. 드래프트 이후 새크라멘토는 빅맨진 뎁스가 굉장히 두터워졌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커즌스를 파워포워드로 활용하는 장신 라인업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정작 데이빗 예거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예거 감독은 지난 28일 구단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새크라멘토는 일반적으로 2명의 빅맨을 함께 코트에서 썼다. 하지만 올시즌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주로 스몰볼을 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예거 감독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새크라멘토는 루디 게이, 애런 아프랄로, 맷 반스, 벤 맥클레모어, 옴리 캐스피 개럿 템플, 말라치 리차드슨(루키), 대런 칼리슨, 타이 로슨을 로스터에 보유하고 있다. 특히 타이 로슨, 대런 칼리슨, 루디 게이, 옴리 캐스피 애런 아프랄로, 맷 반스 등을 커즌스와 함께 기용한다면 괜찮은 기동성과 공격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 수준급 퍼리미터 공격수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2명의 빅맨을 코트에 함께 세우는 것은 비효율적인 선택이라는 것이 예거 감독의 생각이다. 센터는 커즌스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팀의 에이스 드마커스 커즌스 역시 빅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커즌스는 새크라멘토의 빅맨 수집에 대해 아예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커즌스가 지난 6월 드래프트가 끝난 후 한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새크라멘토는 주전 스몰포워드 루디 게이와도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새크라멘토 구단의 소통 능력 부재로 인해 게이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루디 게이는 이번 오프시즌 인터뷰에서 “구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며 새크라멘토의 행보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새크라멘토 구단은 루디 게이의 이름이 트레이드 루머에 계속 거론됐음에도 그에게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루머로 불안해 하는 선수를 그냥 방치해 버린 것.

 

결국 최근 게이는 “2017년 여름에 FA 시장에 나가겠다”고 선언해버렸다. 게이와 새크라멘토  사이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트레이드를 추진하기도 애매해졌다. 오프시즌 중에 양측에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라나디예 구단주와 블라디 디박 단장은 여전히 구단 운영에 의욕적이다. 문제는 프런트와 현장이 여전히 이견을 드러내고 있고, 종잡을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선수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팀 분위기는 좋을 수가 없다.

 

구장을 새로 짓고 로고를 바꾼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새크라멘토의 진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어설프게 껍데기만 바꿀 것이 아니라, 진짜 알맹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

 

 

강하니 기자(cutehani9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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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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