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민재 기자 = 2016 리우 올림픽 남자농구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미국이 주춤한 모양새다.
미국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 카리오카 아레나1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프랑스에 100-97로 승리, 5연승으로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점수 차이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이전 경기였던 13일 세르비아전도 박빙의 승부였다. 미국은 세르비아에 94-91로 이기면서 3점차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미국은 국제무대 73연승을 달렸다. 연승 기간 미국은 3점차 이내 승부를 4경기 치렀는데, 그중 2경기가 최근 세르비아와 프랑스와의 경기였다. 그만큼 미국의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 대표팀의 전매특허는 강한 압박 수비를 통한 상대의 실책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그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안일한 수비로 상대와의 힘겨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스크린 밑으로 빠진다
유럽팀들은 대부분 화려한 모션 오펜스를 활용,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 여러 번의 스크린을 활용한다. 여기에 코트를 넓게 쓰는 스페이싱 농구까지 펼치며 팀플레이의 효율성을 높인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공격에 대한 수비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공격수가 볼 없는 움직임으로 스크린을 받고 나가면 수비수는 타이트하게 견제해야 한다. 공을 받기도 어렵게 하고, 슛 시도 과정까지 끈질기게 괴롭혀야 한다. 그런데 미국 선수들은 스크린 수비시 선수 밑으로 빠지고 있다.

O2가 O5의 스크린을 받아 탑으로 움직인다. 이때 X2는 O2쪽으로 붙어 스크린을 빠져나가야 한다(빨간색 선). 그런데 미국 선수들은 스크린 밑으로 빠지면서 O2에게 공간을 내주고 있다(검은색 선). 이에 O2는 중거리슛 혹은 O5의 2대2 게임으로 공격을 마무리하고 있다.
현재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NBA 출신이 많다. NBA 경험이 없더라도 그만큼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이들은 혼자서 마무리하거나 팀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올리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공간을 내준다는 것은 실점이나 다름이 없을 터. 특히 미국은 개인기량이 뛰어난 호주, 세르비아, 프랑스를 만나면서 이러한 수비 문제점을 더욱 노출했다.
쓸데없는 스위치 디펜스
미국은 올림픽 이전에 아르헨티나, 중국(2회),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펼쳤다. 이때 베네수엘라의 존 콕스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수비는 정말 뛰어나다. 그들은 모든 포지션에서 스위치 디펜스를 펼칠 수 있다. 올림픽에 출전한 다른 팀이 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특히 빅맨들이 가드처럼 움직인다. 정말 훌륭한 팀이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너무 스위치 디펜스에 맹신하는 느낌이다.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서로 수비수를 바꿔 막고 있다.
스위치 디펜스는 상대에게 빈틈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미스매치를 유도한다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유럽 선수들 중 포스트-업 능력이 뛰어난 센터들은 수두룩하다. 이런 선수들과의 미스매치 상황에서 쉬운 득점을 허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따라서 최대한 스위치 디펜스를 자제해야 한다. 물론, 미국 선수들이 상대의 화려한 세트 오펜스에 정신 차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에 스크린 수비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 그러나 스위치 디펜스로 빈틈을 주기보다 파이트 스루로 끝까지 상대를 쫓아가며 괴롭히는 게 더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2대2 수비
미국 대표팀의 2대2 수비 색깔은 골대 쪽으로 처져 상대의 돌파를 막는 아이스 디펜스와 스위치 디펜스다. 그러나 그 수비의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단 1선 압박 능력이 떨어진다. 더마 드로잔, 카이리 어빙 등은 상대가 스크린플레이를 펼치면 너무 쉽게 공간을 내주고 있다. 이후 센터가 페인트존에서 두터운 수비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마저도 안 되고 있다. 오히려 스크린 이후 기민하게 움직이는 공격수 빅맨을 놓치는 모습이 많은 편.
지난 2014 스페인 농구 월드컵에는 포인트가드 자리에 스테픈 커리, 데릭 로즈, 어빙이 나섰다. 커리와 로즈는 수비력이 출중한 선수들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은 해주는 선수들. 어느 정도 1선 압박 능력이 있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는 수비력이 준수한 크리스 폴, 러셀 웨스트브룩, 데런 윌리엄스가 나섰다.
반면, 이번 대회에는 어빙과 카일 라우리만 있다. 포인트가드 자리가 예전보다 빈약해진 것. 특히 수비 약점을 드러내는 어빙이 주전을 맡은 점이 아쉬운 부분. 이를 보완해줄 선수들의 조직력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2대2 수비는 조직력 싸움이다. 단시간에 해결되진 않는다. 따라서 지금 하던 걸 그대로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 만약 수비 문제를 계속 드러낸다면 스위치 디펜스 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전망. 상대가 스크린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도록 유도한 뒤 압박하는 수비를 펼칠 수도 있다.
이민재 기자(alcind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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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손대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