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키] 이민재 기자 =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NBA 파이널 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25일(한국시간)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시즌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홈경기에서 118-94로 이겼다.
썬더는 지난 3~4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리그 최고의 공격팀 골든스테이트의 화력을 막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과연 오클라호마시티가 펼치는 스위치 디펜스는 어떠한 점이 특별할까.
OKC의 수비법
오클라호마시티의 수비는 간단하다. 5명 전원이 수비수를 바꿔 막는 ‘스위치 디펜스’다. 물론 이러한 수비는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에게만 해당한다. 숀 리빙스턴, 리안드로 발보사 등 벤치 선수들이 나오면 썬더는 기존에 사용하던 수비를 쓴다. 그만큼 커리와 탐슨을 저격하는 수비법인 것.
스위치 디펜스의 장점은 ‘압박’이다. 상대가 아무리 스크린을 활용해도 수비수를 바꾸면 된다.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수비인 것. 반면, 단점은 미스매치다. 빅맨과 가드가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면 수비에서 문제가 된다.
그러나 오클라호마시티는 다르다. 빅맨이 빅맨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븐 아담스와 서지 이바카는 뛰어난 기동력을 갖추고 있다. 가드처럼 빠른 것은 아니지만 스텝을 밟을 줄 알아 커리와 탐슨의 견제가 뛰어나다. 특히 수비력도 좋아 상대 가드의 움직임을 읽을 줄 안다.
픽-앤-롤 차단
골든스테이트의 기본 공격 세팅은 2대2 게임이다.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이 스크린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끌어낸 후 펼치는 파생 옵션이 많다. 그러나 썬더는 이에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 워리어스가 상대의 도움 수비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사라졌다. 자연스레 픽-앤-롤 효율이 떨어진 것.
이러한 수비 전술은 정규시즌에도 나왔다. 오클라호마시티는 골든스테이트와의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스위치 디펜스를 펼쳤다. 그러나 뚫리고 말았다. 커리의 미친 득점 감각과 그린의 뛰어난 패싱 센스가 돋보였기 때문. 에너지 레벨도 워리어스가 뛰어났다.
그러나 현재 커리와 그린은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커리는 속공 상황에서 레이업을 놓칠 정도고, 그린은 아담스의 낭심 가격 이후 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다. 실제로 SportVU에 의하면 정규시즌 두 선수의 2대2 게임 효율이 한 번의 공격당 1.22점이었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1.0점에 그치고 있다. 두 명의 합작 플레이가 신통치 않다는 의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커리와 그린은 미스매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커리는 아담스와 이바카를 앞에 두고 일대일을 펼치고 있고, 그린은 골밑에서 포스트-업을 시도 중이다. 그러나 부진에 빠진 이들의 공격은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컷-인 유도
골든스테이트는 플랜A인 2대2 게임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플랜B를 가동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컷-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패하고 말았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볼 소유와 상관없이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고 있다. 워리어스의 장기인 볼 없는 선수가 2~3명의 스크린을 타고 나갈 때도 바꿔 막기로 빈틈을 주지 않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미스매치가 이어진다.
따라서 워리어스의 공략법은 다음과 같다. 커리와 그린이 2대2 게임을 펼쳐 상대의 스위치 디펜스를 유도한다. 이후 골밑에 자리 잡은 그린이 가드의 컷-인 패스를 도와주는 계획이다. 커리가 미스매치된 빅맨을 뿌리치고 빠르게 들어올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클라호마시티의 인사이드는 높았다. 기동력에서 뒤지지 않는 썬더가 골밑을 침투해 선수들의 골밑슛을 막아냈다. 실제로 2015-16시즌 정규리그에서 공격제한구역(RA 구역, 림 밑에 반원으로 그려진 구역) 야투 성공률 66.7%를 기록한 워리어스는 지난 4경기에서 54.1%에 그쳤다.
2대2 게임에 실패한 워리어스는 일대일 공격 대신 볼 없는 움직임으로 컷-인 플레이를 노렸다. 그러나 상대 높이를 의식한 워리어스는 골밑에서 번번이 야투를 놓치고 있다. 또한, 성급한 마음 때문에 실책도 늘어났다.
해결책은?
가장 좋은 해결책은 커리와 그린의 부활이다. 실제로 오는 5차전은 워리어스의 홈구장인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다. 지난 2경기는 썬더의 에너지 넘치는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부활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부분은 전술 변화다. 커 감독은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대가 스위치 디펜스를 펼치면 개인기를 시키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부분을 버리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개인기량 자체가 떨어진 선수의 일대일만 바라볼 수 없기 때문.
2대2 게임도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은 스크리너가 너무 정직하게 스크린을 펼치고 있다. 이에 썬더가 스위치 디펜스 할 타이밍을 읽게 된다. 따라서 스크리너가 스크린을 받고 나가는 동작 혹은 스크린 속임수 등 2대2 게임에서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한 시즌 최다승 73승을 기록한 골든스테이트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벼랑 끝에 몰렸다. NBA 역사상 컨퍼런스 파이널 1승 3패로 열세인 팀이 시리즈를 뒤집은 경우는 39번 중 2번 있었다.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는 이야기. 과연 골든스테이트는 그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오는 5차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이민재 기자(alcind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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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위키피디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