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과 최준용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이만큼 매력적인 스토리는 흔치 않다. SK와 오리온이 4강전이 흥미를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13일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했다.

오리온은 울산에서 열린 첫 2경기를 모두 혈투 끝에 잡아내며 4강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었다. 그리고 홈 고양에서 열린 3차전을 완승으로 마무리하며 4강 쾌속 열차를 탔다.

오리온의 플레이오프 4강 진출은 지난 2017년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2017년 당시 오리온의 주축 멤버 중 아직도 오리온에 남아 있는 선수는 이승현 정도뿐이다. 5년 간 많은 변화가 있었고, 결국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오리온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다.

문제는 오리온을 가로막고 있는 팀이 정규리그 챔피언 SK라는 점. 시즌 중반 이후 독주 체제를 굳히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SK다. 오리온에겐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는 흥미로운 매치업이 하나 있다. 평소 절친으로 유명한 이대성과 최준용의 맞대결이다.

이대성은 2019년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한 후 두 차례 이적을 통해 오리온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올 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를 차지하며 가치를 증명했다.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오리온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올려 놓고 있다.

최준용은 지난 몇 년 동안 코트 안팎에서 잡음이 많았던 선수다. 불편한 이슈들이 꼬리표를 따라다녔다. 심지어 지난 시즌 중에는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며 그대로 시즌을 마감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그리고 올 시즌, 최준용은 신임 감독 전희철 감독과 함께 다시 부활했다.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차지하며 KBL 최고의 선수로 다시 우뚝 섰다.

이대성과 최준용은 신장도 차이가 많이 나고 포지션도 다르다. 코트에서 실제로 매치업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평소 형, 동생으로 코트 안팎에서 끈끈한 친분을 자랑하는 둘의 4강 맞대결은 농구 팬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이슈거리다.

이대성은 13일 현대모비스와의 6강 3차전이 끝난 후 "너무 기분이 좋다. 준용이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가리는 무대에서 만난다는 게 말이다. 지난해에 부상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준용이와 산책을 한 적이 있다. 마음속으로 정말 많이 울었는데 보란 듯이 재기한 동생과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는 건 가장 감사한 일이다. 후회 없이 싸우겠다. 더 강한 사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이대성과 최준용. 과연 승리의 미소를 짓게 될 이는 어느 쪽일까.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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