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선물에도 데빈 윌리엄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던 강을준 감독. 그러나 머피 할로웨이에게 선물한 해산물 요리와 나이키 용품은 확실히 통했다.

고양 오리온은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9-81로 승리, 3전 전승으로 2016-2017시즌 이후 5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해냈다. 강을준 감독은 프로 감독 커리어 처음으로 4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다.

강을준 감독과 오리온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전한 건 할로웨이였다. 이날 26점 21리바운드 9어시스트 3스틸 4블록슛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6강 플레이오프 전체를 보더라도 3경기 출전, 평균 33분 13초 동안 21.7점 16.3리바운드 5.3어시스트 2.0스틸 3.0블록슛으로 비교 불가능한 수준의 위력을 과시했다.

사실 할로웨이의 시즌 시작은 미미했다. 은퇴를 고려할 정도로 위태로웠던 그는 강을준 감독과 이대성의 구애로 서브 옵션으로서 계약했다. 강을준 감독은 “이번 시즌에 잘하면 너가 가진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선 서브 옵션이더라도 잘하면 메인 옵션 외국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줬다. 할로웨이가 잘하면 우리 팀 성적도 좋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윈-윈(win-win) 관계가 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할로웨이의 가치를 증명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의 부진, 대체 선수로 들어온 제임스 메이스 역시 과거 기량을 되찾지 못함에 따라 메인 옵션 외국선수의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부족함은 없었다. 모두가 우려했지만 다른 팀과는 달리 할로웨이는 어떤 메인 옵션 외국선수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았다.

강을준 감독은 할로웨이가 너무 예뻤던 나머지 닭꼬치는 물론 정장 선물까지도 생각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제 역할 이상을 해준 할로웨이를 아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강을준 감독은 “닭꼬치를 사주려고 했는데 자기는 해산물 요리가 좋다고 하더라. 평소 자주 가던 곳이 있다고 해서 (이)대성이와 함께 갔다. 또 정장 선물을 해주고 싶었는데 예전에 유도훈 감독이 해준 적이 있었고 또 미국으로 돌아갈 때 가져가기 불편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정장 대신 나이키에 가서 필요한 용품을 사줬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강을준 감독은 데빈 윌리엄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손수 과일을 깎아 방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개인 플레이만 고집했던 그에게 과일 선물을 건네며 국내선수들과 한마음이 되어 뛰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한국을 떠날 때까지 개인 플레이를 버리지 않았다. 한 번 상처받았던 강을준 감독이지만 할로웨이에게 선물한 해산물 요리와 나이키 용품은 제대로 통한 셈이다.

할로웨이 역시 강을준 감독의 마음을 모르지 않았다. 그는 “농구선수로서 끝이라고 생각했던 때에 기회를 준 강을준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라며 진심을 드러냈다. 강을준 감독 역시 “내 마음속 최고의 외국선수는 할로웨이”라고 화답했다.

강을준 감독과 할로웨이의 ‘브로맨스’는 오리온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보다 더 큰 산이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 버티고 있다. 강을준 감독은 “할로웨이가 (자밀)워니를 만나면 꽤 고전했는데 이번에는 잘 이겨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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