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곤은 한국가스공사를 가만두지 않았다.

안양 KGC는 1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9-61로 대승을 거뒀다. 2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오세근과 전성현의 활약, 여기에 대릴 먼로의 트리플더블급 퍼포먼스는 KGC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문성곤의 헌신을 잊어선 안 된다. 그는 공격이 아닌 수비로 한국가스공사를 찢었다.

문성곤은 한국가스공사와의 2차전에서 26분 10초 출전, 6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4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새로 장착한 코너 3점슛은 모두 실패했지만 괜찮았다. 그는 수비만으로도 한국가스공사를 마음껏 요리했다. 마치 고든 램지처럼 말이다.

김승기 감독이 언급한 백트랩 디펜스, 그리고 다운 트랩 디펜스의 정의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그만큼 KGC의 트랩 디펜스는 상황에 따라 팔색조처럼 변화한다. 공략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정확히 수행하는 것도 어렵다. 그러나 문성곤이 있기에 KGC의 다양한 트랩 디펜스는 완성도가 높다.

문성곤은 코트 위의 박지성과 같았다. 자신이 맡아야 할 선수를 완벽히 봉쇄하다가도 상대 볼 핸들러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스틸을 해낸다. 조금이라도 부정확한 패스가 전해지면 문성곤의 손 끝에 전부 걸렸다. 그의 활동 반경은 매우 넓었다. 위크 사이드, 스트롱 사이드 가리지 않았다. 문성곤을 상대하는 한국가스공사 입장에선 마치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두 장면은 1쿼터, 그리고 3쿼터에 나왔다. 가장 먼저 1쿼터 7분경, KGC는 물론 한국가스공사 선수들마저도 놓칠 정도로 빨랐던 이대헌의 역습을 문성곤이 블록슛으로 막아냈다. 한국가스공사의 입장에선 완벽한 득점 기회였지만 문성곤의 손에 제대로 걸렸다. 두 번째는 3쿼터 3분경에 나타났다. KGC 수비에 막힌 김낙현이 홍경기에게 간신히 볼을 전달했지만 아웃됐다. 홍경기는 볼을 살려낼 수 있었지만 포기했다. 유일하게 패스할 수 있었던 전현우 앞에 문성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1분 전, 똑같은 상황에서 문성곤에게 커트 당한 기억이 있기에 패스할 수 없었다. 그만큼 문성곤의 아우라가 상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문성곤의 수비 장면은 매 순간이 환상적이었다. 먼로의 부실한 대인 방어를 오세근과 함께 적극 커버하며 페인트 존 실점을 최소화한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활약이었다. 이날 한국가스공사의 앤드류 니콜슨, 디제이 화이트의 총 점수는 6점, 문성곤의 도움 수비가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비극이다.

흔히 수비 농구는 재미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문성곤의 수비 농구는 재밌다. 재밌는데 승리까지 가져온다. 무승부가 없는 농구에 수비만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흔히 단기전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한다. KGC는 미친 수비를 자랑하는 문성곤이 있기에 4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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