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라고 한다. 잠깐의 실수, 잠깐의 슈퍼 플레이가 흐름을 바꾼다. WKBL 최고의 팀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선 심성영의 황금 스틸 2개가 승리로 이어졌다.

청주 KB스타즈는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78-58로 승리, 69%의 우승 확률을 쟁취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박지수, 그리고 각각 14점을 기록한 강이슬과 김민정이다. 그러나 단기전의 핵심 포인트, 분위기 반전을 이끈 건 심성영이었다.

심성영은 1차전에서 20분 7초 동안 3점슛 1개 포함 5점 2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과거에 비해 스탯 볼륨은 꽤 줄었지만 영양가는 대단했다. 특히 2쿼터에 기록한 2개의 스틸은 팽팽했던 승부를 순식간에 가비지 게임으로 만들었다.

1쿼터에 최이샘의 볼을 가로채며 손맛을 느낀 심성영은 2쿼터에 본색을 드러냈다. 박지수가 엉덩이 부위에 통증을 느끼며 주춤한 상황이었고 우리은행의 추격 분위기가 살아난 2쿼터였기에 KB스타즈 입장에선 흐름을 바꿔줄 선수가 필요했다. 이때 심성영이 나섰다.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된 건 김진희였다. 김정은에게 건넨 패스를 심성영이 가로챘다. 이후 수비 정돈이 되지 않은 우리은행, 박혜진은 박지수와 매치업되자 파울로 끊을 수밖에 없었다. 추격하기 바빴던 우리은행의 입장에선 이 실책은 뼈아팠다.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박지수가 득점 기회를 놓쳤지만 다시 한 번 심성영이 슈퍼 플레이를 해냈다. 수비 리바운드 이후 빠르게 상대 코트로 넘어간 김진희의 볼을 또 뺏으며 득점을 기록했다. 사실상 6점에서 8점을 얻은 것과 같은 플레이었다. 우리은행의 공격을 두 차례 막아냈고 본인이 2점을 챙겼다. 마치 영화 「글로리 로드」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자 1966년 NCAA 토너먼트 우승을 이끈 故바비 조 힐의 켄터키와의 결승 당시 연속 스틸과 같은 명장면이었다.

심성영의 스틸, 그리고 득점은 KB스타즈로 흐름이 넘어감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이후 박지수를 시작으로 KB스타즈의 폭격이 시작됐고 한 자릿수 격차로 이어지던 경기는 순식간에 두 자릿수 격차로 벌어졌다. 심성영의 공격적인 수비에 우리은행은 쉽사리 패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무리한 3점슛을 시도하기 바빴고 팽팽했던 승부는 균형을 잃었다.

이외에도 심성영은 우리은행의 추격을 뿌리치는 3점슛, 그리고 김소담의 3점슛을 돕는 멋진 패스 등 2쿼터를 빛냈다. 후반에 5분여 출전에 그치며 전체적인 기록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스탯 하나, 하나에 의미가 컸다.

공격 성향이 짙은 심성영이 수비에서 보여준 깜짝 활약은 꽤 놀라운 결과다. 또 KB스타즈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짙은 아쉬움을 드러낸 그가 올해는 우승의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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