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가 강력한 후반 뒷심을 앞세워 3차전 역전극을 견인했다.

우리은행 우리WON은 2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청주 KB 스타즈에 62-57로 승리했다.

한때 16점 차까지 뒤지던 경기를 우리은행이 역전해낸 드라마 같은 경기였다. '푸른 악마' 우리은행의 저력이 발휘된 밤이었다.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는 승부처에서 클러치 점퍼를 포함해 21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9분 53초를 출전, 사실상 경기 내내 코트를 누비며 에이스로서의 몫을 120% 해냈다.

김단비는 "3차전을 이긴 게 안 믿긴다. 끝나고도 얼떨떨하다. 선수들이 손발을 잘 맞췄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단비는 3쿼터 종료 직전 박혜진의 3점포를 핸드오프 패스로 절묘하게 어시스트했다. 박혜진의 3점포로 3쿼터를 마무리한 우리은행은 4쿼터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며 경기를 결국 승리로 마무리했다.

김단비는 "(유)승희가 물어보더라. (미리) 짠 건 하나도 없었다. 돌파했을 때 혜진이가 잘 보였다. 그냥 혜진이가 움직이는 게 잘 보였다. 같은 팀에서 뛴지는 2년밖에 안 됐지만 농구는 같은 시간을 계속 해와서 이게 그냥 언니들의 힘인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전반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단비. 그러나 후반이 되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클러치 득점 역시 그의 몫이었다.

김단비는 "1쿼터에 뛸 때 느꼈다. 저나 (박)지수나 2차전에서 너무 체력을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기기 위해서는 지수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지수야 같이 죽자'는 마음으로 수비를 했다. 하프타임에 감독님이 하던 애들이 공격을 왜 안 하고 안 하던 애들이 하냐고 하더라. 정신이 들었다. 후반에 제가 책임을 지고 공격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나윤정은 1차전에서는 승리의 영웅이 됐지만, 2차전에서는 결정적인 U 파울로 상대에 흐름을 넘겨주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런 나윤정에게 김단비가 위로를 전해줬다는 후문.

이에 대해 묻자 김단비는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경기에 졌을 때를 잘 보면 어떤 때는 혜진이 때문에, 어떤 때는 저 때문에 진 경기도 있겠지만 사실 정확하게 보면 어떤 상황이 모여서 진 거지 누구 때문에 진 건 없다고 생각한다. (2차전 패배는) 윤정이 때문은 아니다. 어떤 선수는 챔프전을 자기 때문에 이긴 적도 없고 진 적도 없다. 혹여나 그게 정말 윤정이 때문이라면, 그것도 윤정이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규리그에서 KB를 상대로 2승 4패 열세에 놓였던 우리은행.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3경기 모두 접전 승부를 펼쳤고, 2승 1패로 시리즈를 리드하고 있다. KB의 확실한 우세가 점쳐졌던 것과는 반대로 시리즈가 흘러가고 있다.

김단비는 "아무리 사람들이 KB가 우승한다고 해도 우리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가면 안 된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제가 편하게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죄책감이 들었다"며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마인드셋이 달라졌음을 설명했다.

3차전 종료 후 위 감독은 4차전을 단판 승부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한 김단비의 생각은 어떨까.

김단비는 "우리가 체력 소모가 크다. 그쪽은 빅맨이 있어서 아무래도 우리가 체력 소모가 더 심하다. 당연히 4차전에서 끝내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끼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자고 얘기했다. 4차전도 첫 게임이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1차전도, 3차전도 (그런 생각으로) 부담 없이 했었고 4차전도 그런 마음으로 경기에 힘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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