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도 벤치에 앉아 동료들에게 작전 지시라도 하겠다."

27일 싱가포르 OCBC 광장 특설코트에서 개막한 'FIBA 3x3 아시아컵 2024'에 출전하고 있는 남자 3x3 대표팀이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북마리아나제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비교적 약체라고 생각했던 팀들과 퀄리파잉 드로우 B조에서 대회를 시작한 대표팀이 인도네시아에게 덜미가 잡히며 위기를 맞았다. 

12팀이 출전하는 메인 드로우에 진출하기 위해선 퀄리파잉 드로우에서 반드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3연승을 목표로 했던 대표팀은 극심한 부진 속에 인도네시아에게 11-13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야투 난조, 급격한 체력 저하, 수비 공백 등 안 좋은 모습들이 속출하며 인도네시아에게 패한 대표팀은 팀 내 유일한 빅맨 석종태가 허리 부상을 당하며 인도네시아전에 불참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대회 첫 상대였던 북마리아나제도와의 경기 도중 허리에 통증을 느낀 석종태는 인도네시아전을 앞두고 치료를 진행했으나 서있기도 힘든 상황에 경기 출전을 단념했다. 

숙소에서 동료들의 패배를 지켜본 석종태는 "허탈하다. 싱가포르에 오기 전 감독님이 어떤 농구를 그리고 있는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돼 정말 허탈하다. 특히, 내가 스크린을 걸면서 동료들의 공격을 살려주는 역할이었는데 그걸 못 해서 인도네시아에게 패한 것 같다. 이 대회를 위해 한 달을 준비했는데 답답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북마리아나제도와의 경기 중반쯤 과하게 허리를 숙이면서 공을 잡았는데 그때 허리 쪽에 이상한 느낌이 왔다. 어떻게 경기는 마쳤는데 인도네시아전을 앞두고는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돼 경기에서 빠지게 됐다"라며 부상을 당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대표팀 트레이너로부터 계속해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한 석종태는 "트레이너 선생님 말씀으로는 허리를 삐끗한 것 같다고 하는데 계속 추이를 봐야 할 것 같다. 통증이 반복되는 상황이라 스리랑카전 출전 여부는 경기 직전이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오늘 있을 스리랑카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석종태는 "경기 전까지 최대한 치료에 집중해 어떻게든 코트에 서겠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되면 벤치에 앉아 동료들에게 작전 지시라도 내리겠다. 조금이라도 여건이 된다면 30초라도 동료들이 쉴 수 있게 코트에 들어가 서 있기라도 하겠다. 코트에서 뭐라도 하겠다"라며 스리랑카전 경우의 수를 뚫고 대표팀이 메인 드로우에 진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사진 =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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