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를 구한 것은 다시 한 번 박지수였다. 

청주 KB스타즈는 2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의 경기에서 64-60으로 승리했다. 

'국보 센터' 박지수가 진가를 발휘했다. 37점 20리바운드를 기록, 팀을 혈투 끝에 수렁에서 구했다. 

박지수는 "부담되는 경기였고 1차전에서 팬들이 많이 오셨음에도 패배를 당하니까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 빨리 감정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끝이 아니고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 홈 팬들 앞에서 2번 지는 모습은 보여주지 말자고 생각했다. 경기 내용은 어떨지 모르지만 결과만 보여주고 싶다. 감사하다는 말 못했는데 죄송하고 아산에서도 홈 분위기 만들어주실 팬들이니까 부탁드리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하이 포스트에서 잡을 때는 얼리 오펜스 패턴이니까 퍼스트로 뛰지 않는 이상 세컨드로 뛰면 잡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움직임을 가져가려고 하는데 이번 시즌에 처음 제대로 하니까 볼 컨트롤이 약하다. 봐야 할 타이밍에 못 보거나 그런 찬스를 놓치고 하는 게 많아서 부족함을 느낀다. 우리은행이랑 할 때 정규시즌 통틀어서 미들슛 점유율이 낮고 포스트에서 많이 했다. 그만큼 안에 있어야 이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니까 포스트에서 많이 하게 된다. 미들슛을 쏠 수 있지만 쏘면 리바운드에서 약점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안에서 쏘려고 하는 부분이 1~2차전에 많이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의 폭넓은 스페이싱에 대해서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다른 팀이랑 할 때가 다르게 매치업 존을 쓰는데 우리은행은 코트를 넓게 쓰니까 수비 범위가 많이 넓어진다. 팀에서 도와준다고 해도 정말 힘든 면이 있다. 그래도 체력을 세이브해주려고 하는 수비고 다른 선수들이 전속력으로 뛰면서 커버를 해준다. 1차전 때는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해서 나가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이 날 커버해주고 있는데 나와줄 건 나와줘야 상대의 3점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오늘은 코너까지 많이 나오려고 했다. 코너를 가급적 나가면 안 되는데 상황이 되지 않으니까 나오는 건 있다. 다 막을 수는 없는 거고 거기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빨리 미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다 막을 수 없으니까 어느 정도는 감안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수훈 선수로 같이 인터뷰실에 들어온 허예은이 박지수에게 계속 미안함을 표했다. 하지만 박지수는 에이스다웠다.

박지수는 "오늘 예은이가 의도한 건지 아닌건지 모르겠지만 북적북적한 곳에서 패스를 주는 것보다 레이업해서 내가 리바운드를 잡도록 해주는 게 더 편하다고 했는데 그대로 쏜 거에 대해서 칭찬을 해주고 싶다. U-파울 얻어낸 상황이나 속공 3점슛이나 그런 활로를 잘 뚫어줬다.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니까 마지막에 뒤집을 수 있었다. 승부처에 예은이가 해줘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제 아산으로 가는데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상대가 우리보다 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더 집중해서 할 것이고 예은이가 부진했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1차전 때는 급해보여서 인정이지만 2차전 때는 잘한 것 같은데 본인은 득점이나 이런 게 안 나와서 위축될 수 있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 3차전 때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은이가 내게 많이 기댄다고 부담을 줘서 미안하다는데 나는 오늘 37점 넣은 것도 모르고 있었다. 전혀 부담을 느끼고 있지 않고 팀 운동이기 때문에 부담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너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고 같이 힘내서 서로가 잘하는 걸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분위기도 올리고 세리머니도 하고 좋은 모습이 나왔던 게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세리머니는 내 담당이니까 열심히 하면서 텐션을 올려보겠다"고 격려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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