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맨들이 MVP 레이스를 지배하는 시대에서 MVP 경쟁을 이어가는 가드가 있다. 루카 돈치치를 미래의 NBA 얼굴이자 현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는 시대. 대항마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가 떠올랐다. 이제는 당당하게 리그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로 떠오른 길저스-알렉산더를 조명해보자.

본 기사는 루키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토론토 출신의 지독한 연습벌레

1998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생한 샤이 길저스-알렉산더. 태어날 때부터 운동선수의 피는 이미 흐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한 육상 선수 출신이었으며 길저스-알렉산더는 아버지의 지도에 따라 어린 시절부터 농구 선수로의 꿈을 키워나갔다. 

캐나다의 고등학교에서 학교 생활을 이어가던 길저스-알렉산더는 농구 선수로서의 더 나은 경쟁적인 환경을 위해 전학을 선택했다. 미국 테네시주로 건너온 길저스-알렉산더는 해밀턴 하이츠 크리스천 아카데미에서 평균 18.4점에 4.4리바운드 4.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본인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길저스-알렉산더에게는 여러 곳에서 오퍼가 들어왔다. 그중에서는 켄터키, 캔자스와 같은 대학 강호들도 있었다. 고심 끝에 그의 선택은 켄터키 대학이었다.

해마다 NBA 로터리 픽 유망주들을 배출하는 학교인 만큼 켄터키의 주전 경쟁은 까다로웠다. 고등학교 때 이미 잠재력을 많이 표출했던 길저스-알렉산더지만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면서 백업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면서 성장세를 엿보인 그는 스타터 자리를 꿰찼고, 점점 입지를 넓혀갔다. 당시 켄터키에서는 길저스-알렉산더 외에도 P.J. 워싱턴, 케빈 낙스 등 NBA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영건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길저스-알렉산더의 노력은 동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P.J. 워싱턴 :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의 방에는 베개와 담요도 없었다. 그가 가진 거라곤 옷과 신발밖에 없었다. 길저스-알렉산더는 옷이랑 그의 농구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게 전부다.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였다. 매일 본인의 기술을 완성하려고 했고, 그의 노력은 코트에서 드러났다. 난 대학 때부터 그가 훌륭한 NBA 선수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닉 리차즈 : 길저스-알렉산더는 스타팅 멤버로 학교에 입학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본인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게 그의 사고방식이었으며 성공으로 이끌었다. 

1학년 시즌 평균 14.4점 4.1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한 길저스-알렉산더는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NCAA 토너먼트에서도 주력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팀은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NBA 스카우트들에게 충분히 매력을 어필한 길저스-알렉산더는 원앤던을 결정하며 1학년 시즌이 끝난 뒤 NBA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농구 전설도 알아본 그의 재능

길저스-알렉산더가 참가한 2018년 드래프트는 현시대 최고의 황금 드래프트로 꼽힌다. 뛰어난 재능들이 많이 나타난 드래프트에서 길저스-알렉산더는 전체 11순위로 샬럿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샬럿에서 뛰는 일은 없었다.

샬럿은 곧바로 트레이드를 단행, 마일스 브릿지스와 2라운드 지명권 2장을 받고 그를 클리퍼스로 보냈다. 길저스-알렉산더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농구 전설 제리 웨스트 클리퍼스 고문은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길저스-알렉산더 또한 긍정적인 코멘트로 화답했다.

제리 웨스트 : SGA(길저스-알렉산더의 애칭)는 분명히 리그에서 엄청난 선수가 될 것이다. 매우 어리고 다른 선수들과 차별화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경기하는 방식에 있어서 많은 관심을 가져올 수 있는 선수다. 

샤이 길저스-알렉산더 : 제리 웨스트 고문과 같이 있다는 것은 꽤 멋진 일이다. 그는 NBA 로고에 남을 정도로 리그의 상징이다. 그리고 내게 몇 가지 조언을 해주고 있으며 가능한 많은 걸 그에게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시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블레이크 그리핀-디안드레 조던의 랍시티와 작별하고 새로운 그림을 그려가는 과정에 있었다. 특별한 슈퍼스타는 없었지만 여러 선수의 힘을 모아 만만치 않은 저력을 자랑하던 팀이었다.

서머리그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길저스-알렉산더는 뎁스가 좋은 팀임에도 데뷔 첫해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이후 NBA 데뷔 후 첫 9경기는 벤치 멤버로 출전했지만, 감독의 조정에 의해 남은 경기는 모두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 없이 82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73경기를 선발로 나서며 평균 10.8점 3.3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겼다. 무난하게 잠재력을 어필한 데뷔 시즌이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 나섰던 경험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팀이 비록 패하긴 했지만 1라운드 골든스테이트와의 시리즈에서 신인임을 감안하면 꽤 좋은 활약을 펼쳤다. 팀이 31점 차를 뒤집고 어메이징한 역전 스토리를 쓴 경기에서 팀의 일원으로 활약한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그렇게 길저스-알렉산더는 공수겸장 가드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클리퍼스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그의 LA 생활은 길어지지 않았다.

썬더의 미래가 되다 

클리퍼스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냉정하게 우승에 도전할 정도는 아니었다. 스티브 발머 구단주 아래 구단 수뇌부들은 강력한 전력과 함께 우승 도전을 원했고, 화끈한 무브를 가져갔다.

2019년 여름, FA 최대어였던 카와이 레너드가 우승 청부사 임무를 부여받고 클리퍼스와 계약했다. 레너드는 본인과 함께 팀을 이끌어갈 슈퍼스타의 추가 영입을 원했는데, 클리퍼스의 레이더망에 걸린 선수가 폴 조지였다.

윈나우를 위해서는 팀 내 유망주와 미래 자산의 이탈은 당연했다. 관건은 길저스-알렉산더를 지킬 수 있느냐는 것. 길저스-알렉산더를 내주기 싫었던 클리퍼스지만 오클라호마시티가 그를 강력하게 원했고, 당장에 집중하길 원했던 클리퍼스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그를 트레이드에 포함시켰다.

클리퍼스의 감독이었던 닥 리버스는 최근 길저스-알렉산더를 다른 팀에 넘겨주기 싫었다며 레너드를 설득하기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닥 리버스 : 우리는 SGA가 가진 잠재력을 알고 있었고 그가 나중에는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가 우리 팀에 오는 건 기뻤지만 SGA를 떠나보내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카와이 레너드에게도 SGA는 스타가 될 것이라고 설득도 해봤지만 그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를 되물었다. 레너드는 모든 영향력을 행사해서 폴 조지를 영입하도록 노력했고, 우리는 하고 싶은 말을 참았다.

클리퍼스와의 이른 이별은 길저스-알렉산더에게 성장을 위한 또다른 동기부여와도 같았다. 길저스-알렉산더는 트레이드를 예상하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클리퍼스를 원망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SGA : 난 그 일(트레이드)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왜 그런 일을 했나?‘라는 의문과 불만을 가지지는 않았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단지 내가 더 나아지고 폴 조지와 같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동기부여로 그 일을 활용했을 뿐이다.

샘 프레스티(오클라호마시티 단장) : 우리는 SGA가 NBA에서 엄청나게 밝은 미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썬더 선수로 그를 얻게 된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경기 내에서 가지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오클라호마시티는 그야말로 길저스-알렉산더를 미래의 에이스로 생각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풀타임 주전 자리와 함께 평균 33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얻은 이적 첫 시즌, 평균 19.0점 5.0점 5.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핵심으로 바로 연착륙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예상을 깨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 한 시즌만 함께 했지만 ’포인트 갓‘ 크리스 폴과의 동행은 길저스-알렉산더의 발전에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코트 안팎에서 그의 멘토나 마찬가지였다.

SGA : 같은 팀이 아니어도 나는 크리스 폴과 헤어진 적이 없다. 정말 두터운 형제애를 쌓았다. 그는 훌륭한 팀원이었으며 내가 따라야 할 모범과도 같은 존재였다. 우리는 지금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농구를 넘어 더 가까워졌다. 

크리스 폴 : 내 경력에 있어서 성장세가 가장 놀라운 선수는 SGA다. 진지하게 SGA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가 오클라호마시티로 트레이드되고 1주일 정도 뒤에 나도 같은 팀으로 트레이드됐다. 거기서의 한 해는 아마 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하고 즐거웠던 해다. SGA를 보고 그의 경기가 어떻게 한 단계 더 발전했는지 옆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다시 살아난 오클라호마시티, 중심에는 SGA

예상치 못한 이변의 한 시즌이 지나고 오클라호마시티 멤버는 뿔뿔이 흩어졌다. 최고참 크리스 폴을 비롯해 다닐로 갈리나리, 스티븐 아담스, 데니스 슈로더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다. 길저스-알렉산더는 이제 팀의 확실한 에이스가 됐으며 어깨도 무거워졌다.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갔기 때문에 오클라호마시티의 전력은 크게 약해졌다. 뜨거운 열기를 담아 선수들을 응원해줬던 홈구장의 열기도 조금씩 식어갔다. 

리빌딩으로 노선을 정한 만큼 미래 드래프트 픽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유망주를 키우겠다는 프런트의 방향성은 확실했다. 때로는 주전 선수들을 빼면서 고의 패배 의혹을 받는 일도 망설이지 않았다. 길저스 알렉산더는 철저한 관리 속에 두 시즌 동안 90경기를 조금 넘게 출전하는 데 그쳤다.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의 사정에도 길저스-알렉산더는 성장을 이어갔다. 2년 연속 평균 23점 이상을 올렸으며 리더로서도 조금씩 발전했다. 외곽슛에 기복이 있었던 그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충분히 한 팀의 미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어필했다. 

물론 팀이 하위권에 있으니 그를 흔드는 유혹의 손길도 많았다. 길저스-알렉산더가 현재의 팀 상황에 만족하지 않으며 이적을 원한다는 이야기는 심심해질 때쯤이면 등장했다. 

그러나 팀을 향한 길저스-알렉산더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팀의 성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구단 프런트가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인터뷰에서 딱 선을 그었다. 구단 또한 그에게 망설이지 않고 거대 연장 계약을 제시하며 미래 노선을 확실하게 정했다.

SGA : 샘 프레스티가 내게 말한 모든 일이 일어났고 그는 내게 결코 거짓말을 한 적은 없다. 농구를 하고 매일 최선을 다하면서 쇼를 이끄는 사람이 될 미래를 믿을 것이다. 
난 우리가 다른 팀보다 정말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훨씬 빨리. 내게는 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팀이 점점 성장하는 것이 느껴지며 앞으로가 매우 기대된다.

길저스-알렉산더의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오클라호마는 2년 동안 하위권을 전전한 뒤 지난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인상적인 후반기를 보냈다.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로 다른 팀들을 격파해나갔으며 결국 플레이-인 토너먼트 진출까지 성공했다. 쳇 홈그렌의 부상으로 시즌 전망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일궈낸 결과였다.

플레이-인 토너먼트 무대에서도 그들은 인상적이었다. 뉴올리언스를 상대로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에이스 길저스-알렉산더를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플레이오프에 나가지는 못했어도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그런 성과에 중심에 있었던 선수는 역시 길저스-알렉산더였다. 지난 시즌은 길저스-알렉산더가 보통의 잘하는 영건 수준에서 확실하게 스텝업한 시기다. MIP 경쟁에서 라우리 마카넨에 밀려 수상에 실패했지만 더 큰 영예를 얻었다. 바로 올-NBA 퍼스트 팀 입성이었다.

그만큼 길저스-알렉산더의 지난 시즌 행보가 대단했다. 평균 31.4점 5.5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슈퍼 에이스들의 경지인 30점 고지를 돌파했고, 51.0%의 준수한 야투율과 함께 효율도 챙겼다. 그런 가운데 1.6개의 스틸과 1.0블록슛을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을 엿보였다.

길저스-알렉산더는 쉽게 말해 뚜렷한 약점이 없는 선수다. 인사이드와 미드레인지, 3점 라인 모두에서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고 특히 돌파에 의한 골밑 마무리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턴오버가 적은 편에 속하는 가드로 리스크가 크지 않으며 드리블이나 동료를 살려주는 패스에서도 큰 문제가 없다. 그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는 기복이 적다는 것. 거의 매 경기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나서며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저조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케이스가 적다.

퍼스트 팀과 올스타에 뽑힌 시즌인 만큼 지난 시즌은 확실히 그의 이름을 NBA 전체 팬들에게 각인시킨 시즌이었다. 루징팀의 비운의 에이스 타이틀을 지워버렸다.

루카 돈치치 : SGA는 완벽한 선수다. 파울 유도 능력이 믿을 수 없는 수준이며 본인만의 속도로 플레이에 임한다. 그의 시즌들을 지켜보는 일은 놀라우며 아름다운 플레이를 펼친다.

르브론 제임스 : SGA와 앤써니 에드워즈는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란트 다음으로 내가 물러난 뒤에도 계속 NBA를 이끌어갈 수 있는 선수들이다. SGA와 에드워즈 모두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제이슨 테이텀과 루카 돈치치도 대단한 선수들이고 그런 친구들이 재능을 보여주는 걸 기대하고 있다.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썬더와 SGA

지난 시즌의 상승세에 여세를 몰아 오클라호마시티는 시즌 초반부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서부 컨퍼런스 최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이변일 것이라고 낙관한 이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꽤 오랜 시간 순위표에서 내려오지 않는 중이다. 

길저스-알렉산더의 질주 또한 이어지고 있다. 2년 연속 올스타에 뽑혔으며 올 시즌에는 생애 처음으로 스타터로 선발되는 영예까지 누렸다. 현시대 NBA의 아이콘 중 한 명인 스테픈 커리를 제치고 오른 스타터 자리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2024년 2월 24일 기준 39승 17패로 미네소타와 서부 컨퍼런스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클라호마시티의 페이스는 1번 시드까지 차지할 기세다. 원동력은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공수 밸런스.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능력치가 배분된 팀이다.

오클라호마시티 공수 지표(2024년 2월 24일 기준)
평균 득점 4위(121.0점)
오펜시브 레이팅 3위(120.5)
디펜시브 레이팅 5위(113.1)
팀 3점 성공률 1위(39.5%)
팀 2점 성공률 7위(56.7%)
스틸 평균 3위(8.1개)
블록슛 평균 1위(6.7개)

이렇다 할 외부 영입 없이 자체적으로 키운 유망주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매 경기 30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길저스-알렉산더의 존재와 더불어 뒤를 받치는 제일런 윌리엄스의 성장세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번 시즌에는 공수겸장으로서의 자질을 뽐내며 팀의 2옵션으로 입지를 굳혔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쉰 2순위 출신 유망주 쳇 홈그렌은 왜 본인이 높은 순위에 뽑혔는지 증명하고 있다. 압도적인 높이와 윙스팬을 바탕으로 팀의 최대 약점인 인사이드를 바꿔놨으며 림 프로텍팅 면에서 엄청난 공을 세우고 있다. 

1985년생으로 크리스 폴과 동갑인 마크 데이그놀트 감독은 오클라호마 G-리그 팀부터 커리어를 쌓아온 젊은 지도자로 지난 2020년에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리빌딩 과정부터 선수들의 성장 단계를 지켜보니 선수단 파악이나 여러 면에서 장점이 있다. 선수들의 능력을 믿어주는 사령탑이며 그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경기 플랜을 꾸려나간다.

SGA : 경기에 관해서 마크 데이그놀트 감독은 옳은 포인트가 무엇인지 항상 이해하고 있다. 중요한 부분은 항상 강조한다. 그가 말할 때 사람들은 듣고 그게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 그게 우리 팀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가 발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워둔 계획이 실전에서 현실로 이뤄져 이 팀을 이끌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봤다. 그를 존경하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최상위권으로 올라선 만큼 막대한 자산을 투입해 슈퍼스타를 영입, 극단적 윈나우로 나설 수도 있었지만 오클라호마시티 프런트는 서두르지 않았다. 현재의 선수단에 만족하며 크게 로스터를 무너트리지 않겠다는 의지와 믿음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보조 핸들러가 가능한 포워드 고든 헤이워드와 외로웠던 홈그렌의 뒤를 받쳐줄 백업 빅맨 비스맥 비욤보를 영입했다.

경험이 많은 두 선수의 영입은 전력 보강 차원뿐만 아니라 대체적으로 어린 선수단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를 위해서는 팀을 위해 조언을 해주고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독한 연습벌레인 길저스-알렉산더는 NBA 입성 후 맞이한 어려움과 주변의 얄궂은 시선을 잘 이겨내고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떠올랐다. NBA 레이스에서 꾸준히 2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사실이 그의 현재 위상을 대변한다. 

이제는 새로운 황금세대의 문을 연 오클라호마시티와 길저스-알렉산더가 NBA 정상을 향해 날갯짓할 시기다. 천둥의 신으로 입지를 다진 길저스-알렉산더가 오클라호마시티 프랜차이즈에 창단 첫 우승을 가져올 수 있을까?

Side Story
국가대표팀에서도 슈퍼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의 상승세는 NBA 무대에서만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다. 캐나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지난 비시즌 열린 FIBA 월드컵에서도 펄펄 날았다. 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프랑스를 대파했고, 비록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미국을 격파하는 데 앞장서며 캐나다에 3위를 안겼다.

그러자 과거 NBA 출신 스타 스테판 마버리는 “이미 샤이 길저스-알렉산더가 역대 최고의 캐나다 농구선수”라며 길저스-알렉산더를 높게 치켜세웠다. 이에 길저스-알렉산더는 “역대 최고의 캐나다 선수는 스티브 내쉬이며 여전히 나보다 앞서있다. 나는 그를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월드컵 동메달은 캐나다 농구 국가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성과였다. 길저스-알렉산더가 오클라호마시티뿐만 아니라 캐나다 농구 국가대표팀에도 황금기의 물결을 불러오고 있는 셈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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