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몸 만들기에만 집중했다. 오는 5월, 소년체전에서 공식전 데뷔를 하게 됐는데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손대범 KBS N 해설위원과 기록 플랫폼 타임4,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 의학 병원 세종스포츠정형외과가 한국 농구 유망주들의 성장을 응원하기 위한 '손대범X타임4X세종스포츠정형외과의 어시스트 포 유스'를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돼 온 이 콘텐츠는 손대범 위원의 좋은 뜻에 타임4와 세종스포츠정형외과가 함께하게 됐고,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윌슨도 힘을 보태기로 하며 지난해 11월부터 새롭게 재개됐다. 

7일 오후 서울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사옥에서 진행된 '손대범X타임4X세종스포츠정형외과 어시스트 포 유스'의 네 번째 주인공에는 부산 동주여중 2학년 한수빈이 선정됐다. 

한국여자농구 역사상 코트에 서지도 않은 선수가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있나 싶다.

초등학교 때까지 농구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던 '제주소녀' 한수빈은 우연한 기회에 농구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한수빈은 "초등학교를 제주도에서 다녔다. 어릴 때부터 키가 컸지만 제주도에는 여자 농구부도 없고, 나부터가 농구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농구할 생각 없냐', '부모님 연락처는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이 제주도로 동계훈련을 오셨던 금명중 농구부 관계자분이셨고, 그날 저녁 바로 아버지에게 연락을 취해 농구선수를 하자는 제안을 주셨다"며 우연이 맺어준 농구선수로서의 시작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했다. 

초등학교 졸업 즈음 190cm까지 키가 컸던 한수빈은 현재 198cm까지 성장했다. 농구 관계자라면 누구도 한수빈을 지나칠 수 없는 압도적인 신체 조건을 갖춘 한수빈은 그렇게 제주도를 떠나 부산 동주여중 농구부에 입부했다. 

하지만 운동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한수빈이었기에 곧바로 경기에 투입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동주여중 김은령 코치는 한수빈이 농구선수로서의 몸을 갖출 수 있도록 기다려줬다.

몸 상태도 몸 상태였지만 처음 해보는 단체생활도 한수빈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평범한 학생에서 일순간 한국여자농구 기대주가 된 한수빈이었지만 처음 해보는 단체 생활과 농구부 훈련은 어린 10대 소녀가 쉽게 적응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한수빈은 "농구부에 들어가기 전부터 적응이 쉽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농구부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더 적응이 안 됐다. 다행히 언니, 동생들이 잘 챙겨줘서 빠르게 팀에 적응했고, 지금은 '우리 팀'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팀에 녹아든 것 같다"라며 이제는 동주여중 농구부 한수빈에 적응했다고 말했다. 

 

아직 중학생임에도 198cm의 한수빈을 보고 있자면 누구나 한 선수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한수빈 본인도 롤 모델이라며 언젠간 국가대표 팀에서 함께 활약해 보고 싶다고 말한 '박지수'.

"박지수 선배님 경기를 자주 보는데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기본적인 플레이를 굉장히 심플하게 하시는 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주변에서 '제2의 박지수'라는 말씀들을 하셔서 부담감도 있다. 아직 데뷔전도 안 치렀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큰 것 같다. 하지만 차근차근 성장해 개인적인 목표인 청소년 국가대표, WKBL 진출 등을 차례로 이뤄내고 나면 언젠가 성인 대표팀에서 박지수 선배님과 함께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

집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좋은 선수가 될 날을 기다리며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한수빈. 이런 한수빈 곁에는 동주여중 김은령 코치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한수빈이 처음 입부했을 때부터 철저한 관리를 통해 한수빈이 농구선수의 몸을 갖출 수 있도록 기다려준 김 코치는 쉬는 날이면 혼자 있는 한수빈과 함께 등산이나 개인 훈련을 하며 한수빈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이런 김 코치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한수빈은 "혼자 부산에서 지내면서 옆에서 항상 많이 도와주시고 챙겨주셔서 코치님께 매번 감사하다. 김은령 코치님을 가장 존경하고 믿고 있다. 코치님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해서 반드시 좋은 선수가 돼 보답해 드리고 싶다"며 김은령 코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오는 5월, 전남 목포에서 개최되는 제52회 전국소년체전에서 공식 경기 데뷔전을 앞둔 한수빈은 최근 동료들과 다양한 훈련을 소화하며 2년 넘게 기다려온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다. 팀 동료 김세원으로부터 "너랑 농구하면 패스 넣어주기 정말 좋을 것 같다. 빨리 같이 뛰자"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동료들이 한수빈보다 더 한수빈의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한수빈 본인 역시 오매불망 기다린 데뷔전이기에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며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다. 기본기나 체력 등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주변의 기대만큼 못 보여드릴 수도 있다. 하지만 코트에 나서게 되면 골밑에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있는 힘껏 플레이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늘 멀리서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어쩌면 나보다 더 긴장하고 계실 텐데 제주도에 계신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차근차근 잘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말하며 "신체 조건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셨다. 다른 동료 선수들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주위에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좋은 선수가 돼 반드시 한국여자농구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자신의 축복받은 신체 조건이 한국여자농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김지용, 이현수 기자, 동주여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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