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여자 3x3 대표팀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근간에는 우먼스 시리즈 출전이 있다고 본다."

지난 6일, 전 세계 3x3 업무를 총괄하는 FIBA 3x3 총괄 디렉터 알렉스 산체스가 한국을 찾았다. 알렉스 산체스는 최희암 홍천 챌린저 조직위원장과 KXO(한국3x3농구연맹)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3x3의 국제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의미 있는 자리였다. 지난 2017년부터 본격화된 한국 3x3는 아시아에서도 변방에 머물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몽골, 일본, 중국처럼 인근 아시아 나라들이 국제무대에 도전하며 국제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는 동안 한국은 국제무대 도전은커녕 국내 3x3 팀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더뎌지며 점점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 가고 있다. 

국내 팬들의 관심을 사기 위해선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이나 배드민턴 안세영처럼 국제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선수가 등장하면 해당 종목은 팬들의 큰 관심을 받게 된다. 

이 부분에서 한국 3x3는 너무 큰 약점을 안고 있다. 일단 국내 선수들의 국제무대 도전 의지가 약하고, 의지가 있는 선수들 역시 제대로 된 후원사가 없다 보니 간헐적으로 국제대회에 나서는 것이 전부다. 이러다 보니 팬들이 원하는 국제무대에서 해외 선수들과 겨루는 한국 팀의 스토리는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한국 3x3는 KXO, 코리아투어 등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집 안 싸움만 하며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홍천 챌린저를 개최한 KXO가 오는 2026년까지 홍천 챌린저를 연속 개최하는 계약을 완료했고, 오는 10월에는 포천 챌린저를 새롭게 론칭하는 것이 반가운 소식이다. 

사진 가운데 - 알렉스 산체스 FIBA 3x3 총괄 디렉터
사진 가운데 - 알렉스 산체스 FIBA 3x3 총괄 디렉터

 

이런 와중 FIBA 3x3 총괄 디렉터 알렉스 산체스와 만남을 가진 KXO가 FIBA(국제농구연맹)에 흥미로운 제안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KXO 송태훈 전무이사는 "KXO는 2년 전 WKXO리그를 론칭했다. 여자 3x3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국내에서 활동하는 여자 3x3 선수들을 초청해 리그를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 3x3 선수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있는 여자 3x3 선수들의 리그 참여는 저조했고, 이후 여자오픈부로 전환해 여자 3x3 명맥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참가 팀들이 점점 줄어들며 최근에는 여자오픈부 개최 시도조차 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KXO 내부적으로는 제대로 된 여자 3x3 팀을 발굴, 성장시킬 수 있다면 남자보다 훨씬 빨리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래서 알렉스 산체스 총괄 디렉터에게 올해 열리는 'FIBA 3x3 우먼스 시리즈' 출전 티켓을 요청했고, FIBA에선 이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한 뒤 최대한 한국 여자 3x3 팀의 출전을 돕겠다고 답변을 줬다"라고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FIBA 3x3 우먼스 시리즈는 남자 프로서킷의 월드투어, 챌린저와 함께 프로서킷에 속해 있는 유일한 여자 3x3 국제대회로 출전만 할 수 있다면 높은 포인트 획득과 함께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특히, 국가대항전과 프로서킷이 구분돼 있는 남자와 달리 우먼스 시리즈의 경우 국가대표 팀과 프로 3x3 팀의 동반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높은 수준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실제 중국과 일본은 자국 여자 3x3 대표팀뿐 아니라 프로 팀까지 우먼스 시리즈에 출전시키며 일찌감치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송 이사는 "FIBA의 승인이 떨어지면 최대한 빨리 국내 여자 3x3 선수들과 접촉해 현실적으로 조합이 가능한 선에서 최선의 팀을 꾸릴 생각이다. 일단 여자 3x3 선수들도 자꾸 국제무대에 출전해 봐야 경험이 쌓이고 제대로 된 3x3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 일본만 봐도 이미 우먼스 시리즈에서 활약하는 선수, 팀이 굉장히 활성화돼 있다. 중국과 일본 여자 3x3 대표팀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근간에는 우먼스 시리즈 출전이 있다고 본다"라며 한국 여자 3x3 선수들도 최대한 빨리 우먼스 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FIBA와의 협의를 최대한 빨리 마칠 것을 약속했다. 

올해 첫 FIBA 3x3 우먼스 시리즈는 오는 4월 23일과 24일 이틀간 미국 스프링필드에서 개최되고, 올해 총 19번의 우먼스 시리즈가 전 세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 = 김지용 기자, FIBA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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