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가 외국 선수 잔혹사에 울고 있다.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는 3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의 경기에서 87-92로 패했다. 

데이원발 악재로 10개 구단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었던 KBL. 구원투수로 나선 소노가 지난해 7월 22일 창단 승인을 받으면서 고양시 연고 농구단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게 됐다.

다소 늦은 출발이었지만 소노는 김승기 감독 체제로 시즌 준비에 나섰다. 창단 첫 외국 선수로는 재로드 존스와 앤써니 베넷을 낙점했다. 존스가 외곽 위주의 스타일이라면 베넷은 내외곽 모두를 기대했던 자원으로 두 선수 간의 시너지 효과를 보고 내린 선택이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로 조쉬 토랄바를 영입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구상이 흔들렸다. NBA 1순위 출신 경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앤써니 베넷이 천식 증세 탓에 전지훈련 중에 퇴단했다. 이후 예상보다 늦은 타이밍에 디욘테 데이비스 영입이 결정됐는데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뒷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지던 김승기 감독은 베넷의 이야기가 나오자 "베넷이 왔을 때 존스와 조합을 맞추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패스도 잘 빼주는 선수였다. 히트상품이었는데 아쉽게 됐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천식이 문제가 됐고 급하니까 상황이 더 꼬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양궁농구 스타일과 잘 맞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1옵션 재로드 존스는 기대 이하의 부진으로 9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아시아쿼터 토랄바도 아쉬운 수비 능력과 팀 농구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12월을 넘기지 못했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외국 선수들이 흔들리자 팀 성적도 처질 수밖에 없었다. 

잔혹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베넷의 대체로 데려왔던 데이비스는 나름 쏠쏠한 활약을 펼치다가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의욕이 뚝 떨어진 듯한 모습 끝에 결국 짐을 쌌다. 오누아쿠와 스타일이 비슷한 것도 걸림돌 중 하나였다. 국내 선수진까지 부상으로 불안했던 소노였기에 망설일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감독은 자책하며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여유가 부족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 시즌이 끝난 뒤에는 꼭 해외에 나가서 외국 선수와 필리핀 아시아쿼터 선수들을 직접 살펴보고 영입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말도 더했다. 

데이비스의 대체 선수로 데려온 서머스는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좋은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 또한 서머스의 이러한 면모에 합격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1옵션 오누아쿠가 부상으로 빠진 지난달 28일 SK전에 불가피하게 오랜 시간 출전하는 과정에서 탈이 났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서머스는 이어진 현대모비스와 정관장전에 모두 결장했다. 

김 감독의 말에 의하면 서머스는 남은 시즌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대체 외국 선수를 데려오기도 쉽지 않아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서머스의 결장 여파는 그가 빠진 두 경기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대모비스전에선 홀로 뛴 오누아쿠가 파울 트러블로 경기 내내 고생했고, 정관장전에서는 39분 51초를 뛰면서 체력 부담이 컸다. 완벽했던 전반에 비해 후반 퍼포먼스는 다소 떨어졌다. 오누아쿠 또한 최근에 발목 부상이 있었던 선수다.

외국 선수 농사가 한 시즌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KBL에서 외국 선수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서머스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소노의 6라운드 구상도 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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