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픈 커리,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 크리스 폴, 데미안 릴라드 등이 최고의 가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친 2010년대를 지나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여전히 빛나고 있는 구관들도 있지만 뉴페이스들의 성장세가 놀랍다. 엘리트 가드 경쟁 구도는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을까?(모든 기록은 12월 23일 기준)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1월호에 게재됐으며 2023년 12월 하순에 작성됐습니다.

황금 드래프트의 위엄, 2018년 드래프티 3인방 

최근 NBA를 관통하는 흥미로운 이슈 중 하나는 불붙은 엘리트 가드 경쟁 구도다. 엘리트 가드 풍년이라고 할 정도로 우수한 백코트 자원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최근. 그중에서도 2018년 드래프티와 2020년 드래프티들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먼저 2018년 드래프티 3인방을 살펴보자. 

지난 시즌 플레이-인 토너먼트에도 오르지 못하며 굴욕을 맛봤던 루카 돈치치는 이번 시즌 자존심 회복을 외치며 팀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평균 32.7점 8.4리바운드 9.1어시스트에 야투율 48.5% 3점 성공률 37.6%로 지난 시즌보다도 기록이 소폭 향상된 돈치치는 백코트 파트너 어빙과의 호흡도 더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다만 댈러스가 12월 중순 이후 어빙 등 부상 이탈자들이 속출하면서 주춤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그로 인해 돈치치의 과부하가 더욱 심해졌고, 대단한 활약을 이어가던 돈치치 또한 체력적인 부담이 너무 큰 탓에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는 지난 시즌 생애 첫 올-NBA 퍼스트 팀 선정에 이어 이번 시즌을 통해 확실하게 입지를 굳힐 기세다. 평균 30.7점 5.8리바운드 6.3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는 길저스-알렉산더는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큰 기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여기에 이번 시즌에는 팀 성적까지 같이 끌어올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길저스-알렉산더다. 지난 시즌 플레이-인 토너먼트 진출로 리빌딩에 마침표를 찍은 오클라호마시티는 시즌 초반 매서운 전력을 과시하며 서부 컨퍼런스 2위를 달리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틀랜타의 트레이 영 또한 평균 28.3점 11.2어시스트로 두 시즌 연속 평균 20-10을 바라보고 있다. 시즌 초반의 야투 부진도 시간이 흐르면서 극복해낸 모습. 하지만 플레이-인 토너먼트행도 장담하지 못할 정도의 팀 성적은 영의 주목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2018년 드래프티 3인방 성적
루카 돈치치 평균 32.7점 8.4리바운드 9.1어시스트
샤이 길저스-알렉산더 평균 30.7점 5.8리바운드 6.3어시스트
트레이 영 평균 28.3점 3.0리바운드 11.2어시스트
 

2020년 드래프티 4인방의 매서운 성장세 

2018년 드래프티가 근래 최고의 황금으로 평가받고 있는 드래프트라면 2020년 드래프트는 떠오르는 성공의 해다. 특히 앤써니 에드워즈, 라멜로 볼, 타이리스 할리버튼, 타이리스 맥시까지 우수한 앞선 자원을 대거 배출했다.

평균 24.8점 5.5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에드워즈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미네소타가 서부 컨퍼런스 선두에 오를 수 있도록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 중 한 명이다.

에드워즈의 가장 큰 무기는 공격에 한정되지 않은 공수겸장이라는 것이다. 그는 좋은 신체 조건과 폭발적인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팀 앞선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탄탄한 수비는 미네소타의 선두 질주 비결이다.

제2의 레지 밀러를 꿈꾸는 할리버튼은 이제 인디애나를 넘어 리그에서 가장 주목하는 영건 가드 중 한 명이 됐다. 그는 역대급 공격 지표를 기록하며 닥공 농구를 선보이고 있는 인디애나 시스템의 핵심이다.

특히 올 시즌 첫해를 맞이한 인-시즌 토너먼트에서의 대활약은 할리버튼의 주가를 엄청나게 띄웠다. 동부 컨퍼런스의 양대 산맥 보스턴과 밀워키를 각각 8강과 4강에서 침몰시키며 팀을 결승에 올려놨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MVP 투표에서 득표를 하기도 할 정도로 상당한 여운을 남겼다.  

제임스 하든을 떠나보내고 홀로서기에 나선 맥시는 필라델피아에서 하든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웠다. 매년 스텝업하고 있는 그는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본격적으로 맡은 첫해에도 팬들의 기대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

조엘 엠비드와 함께 슈퍼 원투펀치 역할을 해내고 있는 맥시는 필라델피아가 비시즌 큰 잡음을 겪었음에도 변함없이 동부 컨퍼런스 최상위권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앨런 아이버슨 이후 최고의 필라델피아 가드라고 볼 수 있다. 

샬럿의 간판스타 볼은 동기 4인방 중 가장 먼저 빛나긴 했으나 부상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케이스다. 이번 경기 또한 15경기를 치른 뒤 다시 부상으로 이탈, 오랜 시간 코트를 비우고 있다.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볼의 추가적인 스텝업은 힘들 수도 있다.

2020년 드래프티 4인방 성적
앤써니 에드워즈 평균 24.8점 5.5리바운드 5.1어시스트
타이리스 할리버튼 평균 24.2점 3.9리바운드 12.0어시스트
타이리스 맥시 평균 26.4점 3.9리바운드 6.8어시스트
라멜로 볼 평균 24.7점 5.5리바운드 8.2어시스트 

여기에 2018년과 2020년 사이인 2019년 드래프티 자 모란트도 엘리트 가드 경쟁에 참전할 기량이 있는 선수다. 다만 어깨 부상으로 이번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

우리도 아직 어린데?

앞서 언급한 이들보다 나이는 조금 더 많지만, 전성기 나이에 접어들면서 점점 기량이 무르익고 있는 엘리트 가드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데빈 부커, 도노반 미첼, 디애런 팍스다.

부커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팀에 각각 케빈 듀란트와 브래들리 빌이 합류하고 크리스 폴이 떠나면서 경기 운영에서 더 발전된 면모를 뽐내고 있다. 물론 폭발적인 득점력 또한 여전하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적지 않은 경기에 빠진 뒤 돌아온 부커는 평균 27.7점 5.5리바운드 8.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는 단연 커리어-하이. 관건은 빅3 중 한 명인 빌이 부상으로 또 이탈한 가운데 돌아왔을 때 어떻게 교통정리가 이뤄지냐는 것이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로 이적, 팀이 르브론 제임스 시대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걸 견인했던 미첼. 이번 시즌 역시 클리블랜드의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만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경기에 종종 빠지면서 좋았던 시즌 초반 페이스가 다소 꺾인 것은 아쉽다. 에반 모블리, 다리우스 갈란드 등이 적지 않은 시간 빠지는 클리블랜드이기 때문에 미첼의 무게가 더욱 무겁다.

지난 시즌 사보니스와 듀오를 이루며 새크라멘토 팬들의 오랜 한을 풀어줬던 팍스. 이번 시즌엔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새크라멘토의 돌격 대장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들어 슛에 대한 의문 부호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있다. 평균 8.1개로 데뷔 후 가장 많은 3점슛을 쏘고 있는 팍스는 커리어-하이인 39.8%의 3점 성공률을 기록하며 정교한 슈팅력을 장착했다. 그러면서 팍스의 위력은 훨씬 커졌다.

부커-미첼-팍스 3인방 성적
데빈 부커 평균 27.0점 5.5리바운드 8.2어시스트
도노반 미첼 평균 27.7점 5.6리바운드 5.5어시스트 
디애런 팍스 평균 29.7점 4.4리바운드 6.2어시스트 

여전히 우리다 

2010년대 엘리트 가드 경쟁을 끌고 가는 입장이었던 스테픈 커리와 제임스 하든, 데미안 릴라드 또한 아직도 경쟁에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 돈치치의 경이적인 활약에 살짝 가리긴 했지만 카이리 어빙도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공격력이 전혀 녹슬지 않고 있는 커리는 평균 28.3점 4.2리바운드 4.7어시스트 3점 성공률 42.4%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부상으로 사실상 날린 2019-2020시즌부터 꾸준히 선정되고 있는 올-NBA 팀에 다시 이름을 올릴 기세다. 

골든스테이트의 성적은 주춤하지만 커리의 경기 내 영향력은 여전하다. 일명 ‘커리 그래비티’를 활용,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도 본인의 득점을 꾸준히 쌓고 있다. 왕조 멤버들이 여러 이유로 주춤하고 있음에도 커리만큼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중이다.

클리퍼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하든의 경우 공격력이 전성기 시절에 비해 눈에 띄게 약해지면서 스탯에서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영리한 BQ와 환상적인 패스 능력, 넓은 시야,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경기 내에서 발휘하는 존재감이 크다. 팀 적응기를 마친 뒤엔 클리퍼스의 9연승을 주도하며 반등을 알리기도 했다. 

원클럽맨의 상징과도 같았던 릴라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포틀랜드를 떠나 밀워키에 안착하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짝을 이룬 그는 이전보다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폭발력면에서는 누구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 걸 입증하고 있다. 

FA 최대어였던 어빙은 댈러스와 재계약을 맺은 뒤 이번 시즌 팀의 재도약을 위해 힘쓰고 있다. 돈치치와 어빙 듀오의 백코트 듀오 화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며 두 명이 평균 60점에 가까운 득점을 합작하고 있다. 

커리-하든-릴라드-어빙의 이번 시즌 성적
스테픈 커리 평균 28.3점 4.2리바운드 4.7어시스트
제임스 하든 평균 17.4점 4.8리바운드 7.7어시스트 
데미안 릴라드 평균 26.0점 4.7리바운드 7.0어시스트 
카이리 어빙 평균 24.8점 5.3리바운드 5.0어시스트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