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고가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잡음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책임의 화살이 최 모 코치에게 향하고 있다. 

인천시 소재 농구 명문 송도고등학교의 최 모 코치가 금품 수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학교운동부 지도자 역시 일체의 금품을 받는 행위는 부정청탁 금지법 위반이다. 이 결과 송도고 측은 최 코치의 해임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송도고는 매년 7월 일본 오비히로 농구부와 한일교류 친선행사를 치른다. 송도고 동문회는 이를 가장 큰 행사로 여기고 있으며 학교 측에서도 대대적으로 신경을 쓰는 큰 이벤트다. 

행사의 주인공이 될 농구부 역시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며 손님맞이에 나선 농구부 학부모들 역시 일본 친선팀을 위한 휴게실 공간 대청소와 간식을 준비했고 일본 친선 팀을 위한 선물과 간식 비용 명목으로 돈을 모았다. 농구부 최 코치는 상대 일본팀 지원단 관계자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고 송도고의 한일교류 친선행사는 성공적으로 마쳤다. 

문제는 시간이 흐른 후 12월 발생했다. 익명의 한 제보자는 최 코치의 청렴의무 위반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했다. 이를 검토한 송도고 측은 경찰에 고발함과 동시에 최 코치의 해임을 고려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먼저 학부모들은 왜 모금을 진행했고 이 돈과 최 모 코치와의 연관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다. 

학부모 A씨는 “학교 측에서 휴게실 청소와 간식, 선물을 준비해달라는 지시가 있었다. 교장 선생님이 직접 하신 말씀이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 10인은 20만원씩을 갹출해 총 200만원을 모았다. 다만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은 학부모들보다 코치님이 더 잘 아실 것 같아 부탁을 드렸다. 이후 코치님이 선물을 먼저 구입하신 후 영수증을 주셨고 학부모들이 모은 금액에서 선물에 해당하는 금액을 코치님께 드렸다. 나머지 150만원은 학생들의 물, 음료, 세제 등 생활과 관련해 사용했고 남은 금액은 학부모들이 다시 공평하게 나눴다. 학부모들은 농구부 운영과 관련해 학교 측과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했고 예산 편성 등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분명 교장 선생님과 체육부장님이 지시를 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자 책임은 농구부 코치님이 홀로 지게 생겼다. 20년 넘게 운동부를 이끌며 희생해온 학교 동문이자 지도자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 A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최 코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의 최고 책임자인 교장이 직접 지시한 사항이고 학부모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직접 선물을 골라 구매했으나 처벌은 혼자 받게 되었다. 

이에 최 코치는 “민원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민원내용은 내가 200만원을 받아 50만원을 쓰고 남은 150만원을 챙겼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모든 영수증을 제출해 자금의 쓰임을 소명했다. 물론 이러한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나의 잘못이다. 하지만 소명도 했는데 학교 측에서 나의 해임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의문점은 굳이 코치가 직접 선물을 구매할 필요가 있었을까. 학교 차원에서 진행된 행사이고 교내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준비할 수는 없었을까. 

최 코치는 “당시 사용했던 금액 중에는 선물도 선물이지만 학생들의 간식 비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학부모님들이 계속해서 함께 일정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당시 나는 학생들과 하루 24시간을 모두 함께 있었다. 그렇기에 부득이하게 먼저 금액을 사용하고 영수증 처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 코치는 “내가 능력이 없어서 해임된다면 할 말이 없다.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농구를 모든 사람이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즐겁게 농구를 즐기고 있으며 학부모들 또한 좋아하신다. 송도고가 매번 우승을 하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농구를 즐겁게 해야 한다. 성적을 떠나 20년 간 송도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때리거나 기합을 준 적이 없다”며 씁쓸한 심정을 드러냈다. 

송도고는 ‘할아버지’ 故 전규삼 선생의 학교로 유명하다. 전규삼 선생은 1961년부터 1996년까지 무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송도고의 코치를 역임했다. 당시 운동부는 구타가 만연했던 시절이었지만 전규삼 선생은 ‘학생들의 인격과 학업’을 중시한 선구자였다. 

이런 가르침 속에 송도고 농구부는 유희형, 김동광, 이충희, 강동희, 홍사붕, 신기성, 김승현, 김선형 등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배출해왔다. 이러한 전규삼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최 코치 역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학생 선수들에게 ‘진정한 농구의 즐거움’을 가르치기 위해 힘썼다. 

최 코치의 청렴 의무 위반의 의혹이 존재하긴 하지만 혐의가 인정되거나 결정된 상황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 속 오랜 기간 학교를 위해 열정을 쏟은 코치를 문전박대 한다면 과연 우리 학원 스포츠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할 수 있을까.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송도고등학교 교장과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학교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 어느 곳과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단호한 자세를 취했다. 

사진 = 송도고 농구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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