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성적보다는 농구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게 첫번째입니다."

지난달 29일 제주도 일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만난 김경태 일도초 농구부 코치의 생각은 간단하고 명확했다. 농구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는 학생들이 농구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국내에 아마농구팀이 많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육지에는 각급 팀들이 모여있고 차로 조금만 이동을 하면 연습경기 등의 교류가 가능하다. 하지만 같은 국내라도 제주도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도내에 일도초와 함덕초, 제주동중 등 3개의 농구팀 밖에 없어 정상적인 교류가 불가능하다. 

"원래 저희 외에 여고팀이 있었는데 없어졌다. 선수도 선수지만 제주도에 지도자가 부족하다. 육지랑은 급여 조건이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왔다가 안 맞아서 다시 뭍으로 가시는 분도 있었다. 그러면서 여고팀도 없어졌다." 김경태 코치의 말이다.

부산 출신으로 조선대학교 강양현 감독과 부산중앙고 동기인 김경태 코치는 일도초에서만 10년 가까이 있는 제주 농구의 지킴이다. 원래 부산에서 농구를 하던 그였지만 제주도 출신인 지금의 아내와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서 입도를 하게 됐고 정착해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 

그는 "아내와 결혼하면서 제주도에 왔다가 우연한 기회에 일도초 코치를 맡게 됐다. 중간에 지인분의 농구교실을 도운다고 강원도 쪽에 1년 반 정도 외도를 했다가 다시 일도초에 온지 2년 정도 됐다. 여기에서만 거의 10년 정도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학교가 역사가 있고 농구부를 운영한지도 오래됐다. 체육관이 지어진 지 20년 정도 됐는데 코로나19 직전에 리모델링을 해서 좋다. 제주도가 다른 건 몰라도 교육청 차원에서 시설에 대한 투자는 괜찮은 편이다. 또다른 도내 초교인 함덕초도 리모델링을 한 걸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도초는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초까지 경남 통영에서 열린 윤덕주배 제35회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 농구대회를 끝으로 2023년도 일정이 모두 끝난 상태다. 그리고 루키가 찾은 11월에는 졸업생을 제외한 나머지 재학생들로 새롭게 팀을 재편하고 2024년을 대비하는 훈련을 계획 중이었다. 

김경태 코치는 "제주도에 팀이 있어서 뭍으로 나가는 게 어려운 반면 동계훈련 기간에는 육지의 팀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기에 좋은 점도 있다.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오는 초등학교팀들과 스토브리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8개팀 정도가 왔고 올해도 6개팀씩 두 번 정도 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일도초 농구부는 현재 5명의 졸업생을 제외하고 5학년 5명, 4학년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해를 치르기에는 선수가 부족한 상황. 선수 보강을 생각하고 있지만 육지에서도 쉽지 않은 선수 스카우트가 제주도라고 해서 쉬울 리 없다. 더군다나 일도초 자체가 한 학년에 한 학급 밖에 없고 전교생이 150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학교 내부에서 선수 수급을 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김 코치는 "육지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선수 수급이 정말 힘들다. 또 도 내에서도 축구는 프로팀이 있어서인지 어린 친구들이 많이 하는 편인데, 농구에 대한 인식은 그리 높지 않다. 그래도 이번에 4학년을 3명 정도 보강해서 8명이 됐다. 지금은 이 친구들의 기본기 훈련에 집중을 하고 있다. 1월에는 연습경기를 할 수 있게 만들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4년은 우리 팀에 정말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성적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우리 선수들이 농구를 즐겁게 할 수 있게 해주려고 한다. 농구에 재미를 붙이고 공과 더 친해져야 실력도 느는 것 아니겠는가? 내년에는 재미와 기본기를 닦고 내후년에 한번 좋은 성적에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 =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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