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김영현 기자] KGC가 키퍼 사익스의 부상 결장 속에 고군분투한 데이비드 사이먼을 앞세워 3차전을 잡았다. '뛰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 위에 '펄펄 나는' 사이먼이 있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이하 PO, 7전 4선승제) 3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88-8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차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은 채 4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양 팀의 공격 1옵션 라틀리프와 사이먼은 경기 초반부터 매치업을 이뤘다. 서로 득점을 주고받으며 최고의 외인다운 활약을 펼쳤다. 라틀리프는 22점 16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갔고, 사이먼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4점 6리바운드로 맹공을 퍼부었다.

‘여전히 강력했던’ 라틀리프… ‘욕심 버린’ 크레익
리카르도 라틀리프 – 22점(야투 적중률 77%) 16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마이클 크레익 – 17점(3점슛 3개, 야투 적중률 64%) 6리바운드 3어시스트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오늘도 문제없죠?” - 취재진
“물어보면 본인은 항상 괜찮다고 해요” - 이상민 감독

6강 PO서부터 빡빡한 경기 일정을 치른 삼성.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코트에서 체력의 한계를 느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라틀리프다. 의심의 여지도 없는 강력한 체력의 소유자. 이날도 여전한 활동량으로 본인의 임무를 다했다. 리바운드부터 속공 가담까지 완벽했다.

경기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로포스트와 미드레인지를 가리지 않고 득점을 올렸다. 동료들의 지원 사격도 좋았다. 김준일이 돌파 후 미드레인지에 있는 그에게 패스를 잘 빼줬고, 문태영도 KGC의 수비가 순간적으로 그를 놓치자 곧바로 골밑에 패스를 넣어줬다.

2쿼터에는 그를 활용한 이상적인 협력 플레이도 나왔다. 

라틀리프가 코너에서 트랩에 갇혔다. 이전만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외곽으로 무리하게 패스를 빼주다가 실책이 나오곤 했다. 하지만 패스 플레이로 수비를 완벽하게 깼다. 라틀리프가 1차로 크레익에게 패스를 빼줬고, 크레익은 수비의 방해 없이 골밑으로 쇄도하던 문태영을 봐주며 득점을 올렸다.

후반에도 지치지 않았다. 본인이 가장 잘하는 또 좋아하는 속공에 성공하는가하면, 크레익과의 앨리웁 플레이도 한 차례 나왔다. 크레익도 기름기를 뺀 사골 같은 활약을 펼쳤다. 외곽에서 지원 사격이 되지 않아 고전할 때마다 크레익의 3점슛이 터졌다. 또 팀이 가장 바라는 슈팅가드로서의 리딩 가담도 좋았다. 볼을 끌지 않고 적절히 동료들의 찬스를 봐줬다.

사익스 몫까지 다한 ‘빅브라더’ 사이먼
데이비드 사이먼 – 34점(야투 적중률 76%) 6리바운드 2어시스트

3차전을 앞둔 KGC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두 외국인 선수의 몸 상태였다. 사이먼은 정규리그 때부터 발목이 좋지 않았는데, 삼성과의 챔프전 1차전에서 상태가 악화됐다. 그나마 출전은 할 수 있는 정도. 사익스도 1차전에서 발목을 다쳤고, 2차전에는 아예 뛰지 못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경기 전 “(데이비드) 사이먼과 (키퍼) 사익스 모두 발목이 안 좋다. 그나마 사이먼은 경기에 뛸 수 있고, 사익스는 가볍게 러닝할 수 있는 상태인데 웬만하면 오늘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이먼과 라틀리프는 세트 상황에서는 비긴다. 다만, 사이먼이 라틀리프의 주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사이먼에게 (라틀리프의) 속공 나가는 부분을 잘 체크하라고 했고, 국내 선수들에게 힘이 돼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이먼은 여러모로 어깨가 무거웠지만, 발목이 아픈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맹활약을 선보였다. 덩크슛, 앨리웁 플레이, 3점슛까지. 본인이 할 수 있는 공격은 모두 다 보여줬다. 가장 위협적인 부분은 무리하지 않고, 영리하게 득점을 챙겼다는 점이다. 오세근과 더블타워를 이루며, 서로 로포스트와 미드레인지를 오가며 삼성의 골밑 수비를 교란시켰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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