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불스는 로빈 로페즈의 골밑 장악에 힘입어 경기를 쉽게 풀어가고 있다 ⓒ NBA 미디어 센트럴 

 

[루키] 이승기 기자 = "이게 로빈 로페즈야, 샤킬 오닐이야?"

보스턴 셀틱스가 '또' 패했다. 19일(한국시간) 홈구장 TD 가든에서 열린 시카고 불스와의 2017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1라운드 2차전에서 97-111로 완패했다.

1번 시드 보스턴은 8번 시드 시카고에게 시리즈 첫 두 경기를 모두 빼앗겼다. 3, 4차전은 시카고에서 열리는데, 보스턴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점수 차만큼이나 무기력한 경기였다. 셀틱스는 후반전 들어 어떠한 반전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이대로라면 내리 4연패하며 '업셋'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총제적 난국이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그래도 굳이 이유를 찾자면,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인사이드에서 완전히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1차전 당시 시카고는 무려 65개의 리바운드를 따내며 44개에 그친 보스턴을 압도했다. 공격권 자체를 21번이나 더 가져갔다는 말이다. 이래서는 보스턴이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카고는 보스턴의 페인트존에서 44점을 뽑아냈다. 셀틱스는 불스의 골밑에서 38점을 얻는 데 그쳤다. 높이에서 밀린 보스턴은 대부분의 야투를 페인트존 바깥에서 시도했다. 결국 시카고가 106-102로 승리했다.

2차전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사이드 경쟁력을 상실한 셀틱스는 외곽을 맴돌 뿐이었고, 이는 확률 낮은 외곽슛(3점슛 10/33, 30.3%)으로 이어졌다.

보스턴의 알 호포드는 기본적으로 수비를 잘하는 선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파워포워드로 뛸 때 얘기다. 센터로서는 높이가 낮아 한계가 있다. 이는 이번 시리즈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보스턴은 호포드를 센터로 기용한다. 팀 내 마땅한 빅맨이 없기 때문이다. 호포드는 림 프로텍팅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다. 시카고는 이러한 셀틱스의 약점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시카고의 로빈 로페즈는 1차전에서 18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2차전에서는 18점 8리바운드를 올렸다. 로페즈의 지난 두 경기 야투성공률은 무려 70.0%. 이처럼 셀틱스의 낮은 높이가 로페즈를 샤킬 오닐로 만들어주고 있다.

보스턴의 '높이 약점'은 정규리그에서도 이미 우려된 부분이다. 보스턴은 이번 시즌 시카고와의 정규리그 맞대결 당시에도 골밑 싸움에서 완패하며 경기를 내주곤 했다. 이러한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그 결과는 플레이오프 0승 2패로 돌아왔다.

이날 호포드와 켈리 올리닉이 함께 뛴 시간은 약 7분 정도. 하지만 이제는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빅 라인업'을 고려해볼 때다. 이날 9분밖에 뛰지 않은 아미르 존슨도 더 활용해야 한다.

한편, 양 팀의 3차전은 22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다. 보스턴이 적지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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