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전술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실제 코트에서 벌어지는 전술들을 모두 이해하기에 일반 팬들에겐 어렵고 낯선 부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만 알고 봐도 농구는 훨씬 재밌어진다. <전술 딕셔너리> 코너를 통해 대표적인 전술 용어와 그 의미를 함께 알아보자.

 

엘보우 픽앤롤(elbow pick and roll)

바야흐로 픽앤롤의 시대다. 외곽에서 핸들러와 스크리너의 2대2 게임으로 시작되는 픽앤롤은 현대농구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픽앤롤 게임 없는 농구는 이제 상상할 수 없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공격이 현대농구의 중심이 된다. 반대로 수비에서는 상대의 픽앤롤을 어떻게 막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때문에 다양한 픽앤롤 수비법이 등장하고 있다.

픽앤롤도 종류가 다양하다. 탑에서 이뤄지는 하이 픽앤롤, 사이드에서 이뤄지는 사이드 픽앤롤은 기본이고 코너에서 이뤄지는 코너 픽앤롤, 공수 전환 과정에서 나오는 얼리 픽앤롤도 경기에서 수없이 볼 수 있다.

오늘 설명할 엘보우 픽앤롤은 말그대로 페인트존의 위쪽 모서리, 엘보우 지역에서 이뤄지는 픽앤롤이다. 2000년대 중반 피닉스 마이크 댄토니 감독의 ‘댄토니 혁명’ 이후로 픽앤롤의 시작 위치가 3점 라인 바깥으로 밀려났지만, 과거만 해도 픽앤롤은 미드레인지 구역에서 많이 이뤄졌다. 핸들러와 스크리너의 슈팅 레인지가 상대적으로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픽앤롤의 교본으로 일컬어지는 유타 재즈의 존 스타턱-칼 말론 콤비의 픽앤롤 역시 주로 미드레인지 구역의 엘보우에서 이뤄졌다. 가드가 미드레인지에서 볼을 잡고 스크리너가 엘보우 부근에서 스크린을 세팅하는 식이었는데(수비수가 주로 3점 라인 안쪽까지 처져 있었기 때문) 댄토니 혁명 이후 3점 라인 밖에서 전개되는 픽앤롤이 주를 이루면서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근래에도 엘보우 픽앤롤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레이커스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슈팅력이 좋지 않은 러셀 웨스트브룩이 앤써니 데이비스나 토마스 브라이언트와 엘보우 픽앤롤을 시도하도록 공격을 세팅했다. 니콜라 요키치의 손에서 시작되는 덴버의 픽앤롤 역시 엘보우 픽앤롤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활용 빈도가 줄어드는 전술은 있어도 완전히 사장되는 전술은 없는 셈이다.

 

박스 앤드 원(box and one)

농구에는 정말 다양한 수비가 있다. 크게는 맨투맨 수비와 지역 방어로 나뉘지만, 둘을 혼합한 형태의 수비도 근래에는 수시로 등장한다. 맨투맨처럼 보이지만 지역 방어를 섞어 쓰는 팀 수비가 많아지면서 그런 경향이 더 심해졌다.

박스 앤드 원은 4명의 수비수가 페인트존 부근에서 지역 방어를 서고, 나머지 1명의 선수는 상대의 핵심 선수 1명을 전담마크하는 형대의 수비법이다. 4명의 수비수가 페인트존 부근에 자리잡는 모양이 박스(box)와 같다고 해서 박스 앤드 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2019년 파이널에서 토론토가 스테픈 커리를 잡기 위해 박스 앤드 원을 활용했었고, 지난해에는 골든스테이트가 박스 앤드 원 수비를 1-2-2 지역방어와 섞어 쓰면서 큰 재미를 봤다. 토론토나 골든스테이트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아도, 한 번씩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박스 앤드 원을 쓰는 팀이 많아지는 추세다.

한편 앞서 언급한 대로 박스를 만들지 않는 1명의 수비수는 앞서 언급한 대로 상대 에이스를 맨투맨으로 전담마크하는 팀내 최고 수비수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클레이 탐슨이, 토론토에서는 OG 아누노비 같은 수비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1-2-2 지역방어처럼 서 있다가 박스 앤드 원으로 전환하거나, 박스 앤드 원을 하다가 맨투맨으로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변형 수비인 박스 앤드 원은 코칭스태프가 활용하기에 따라 그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비법이다.

한편 박스 앤드 원처럼 4명이 아니라 3명이 페인트존 부근에 삼각형 모양으로 지역방어를 하고 나머지 2명이 맨투맨 수비를 하는 수비법도 있다. 이를 트라이앵글 앤드 투라고 부른다. 이 수비 역시 닉 널스 감독 체제의 토론토가 정말 잘 활용했었고, 다른 팀들도 종종 트라이앵글 앤드 투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전략을 쓰곤 했다.

올해 파이널을 통해 마이애미의 2-3 지역방어가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NBA에서는 박스 앤드 원 같은 지역방어가 섞인 변형 수비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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