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우승이 간절했던 선수가 또 있었을까요?” 4번째 반지를 손에 넣은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세근이 남긴 말이다. 그만큼 오세근은 여전히 간절했고, 코트 위에서 온 몸을 불사르며 KGC의 4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또 하나의 파이널 MVP 커리어를 추가하며 건재함을 알린 라이언킹의 포효는 끝나지 않았다. 

* 본 기사는 <루키>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 *

여전했던 라이언킹

KGC는 2011-2012시즌과 2016-2017시즌, 2020-2021시즌, 2022-2023시즌 총 4차례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KGC의 우승에는 항상 오세근이 함께였다. 

자신의 루키 시즌이던 2011-2012시즌부터 챔피언결정전에서 오세근은 돋보이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당시 치른 6경기에서 오세근은 평균 17.5점 5.3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신인의 첫 챔피언결정전 무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쳤다. 

이후에도 챔피언결정전에서의 오세근은 에이스 답게 확실한 활약을 이어갔다. 2016-2017시즌, 2020-2021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SK에게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던 2021-2022시즌에는 다소 주춤했으나 이번 2022-2023시즌에 다시 화려하게 부활을 알린 오세근이다. 

* 오세근의 역대 챔피언결정전 성적 *
2011-2012시즌(6G, 36:39) : 17.5점 5.3리바운드 2.2어시스트. 야투율 : 56.0%
2016-2017시즌(6G, 34:12) : 17.8점 9.7리바운드 3.2어시스트. 야투율 : 57.3%
2020-2021시즌(4G, 31:31) : 20.0점 6.3리바운드 1.3어시스트. 야투율 : 65.5%
2021-2022시즌(5G, 23:17) : 11.6점 5.8리바운드 2.2어시스트. 야투율 : 46.2%
2022-2023시즌(7G, 35:56) : 19.1점 10.0리바운드 2.4어시스트. 야투율 : 60.4%

이번 정규리그에서 오세근은 52경기를 뛰었다. 지난 시즌의 53경기에 이어 2년 연속 50경기 이상 출전하며 건강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지웠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살랐다. 정규리그 평균 27분 21초였던 출전 시간을 챔피언결정전에서는 35분 56초까지 끌어 올렸다. 경기가 끝나고 나면 아이싱을 칭칭 감은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코트 위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맹렬하게 뛰어다니며 평균 19.1점을 올렸다. 

여전했던 라이언킹의 포효는 KGC에게 4번째 우승 반지를 안겼다. 그리고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 91표 중 74표를 획득하며 챔프전 MVP로 선정됐다. 

“시즌 시작 전에 저희를 강팀으로 뽑으신 분들이 한 분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와이어-투-와이어 우승과 통합 우승, EASL 우승까지 선수들이 모두 각자 위치에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7차전까지 와서 우승했다는 사실이 너무 값지고 기분 좋고 감사한 것 같아요. 저보다 농구 인생이 롤러코스터인 선수는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바닥도 찍어봤고 독하게 마음을 먹고 농구했습니다. '두고 봐라'는 마음가짐 하나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너무나 완벽한 시즌을 보낸 오세근이 우승을 확정한 후 남긴 말이다. 

 

그의 새로운 도전

‘완벽’이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시즌을 보낸 오세근은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했다. 데뷔 이후 KGC에서만 커리어를 이어가며 팀을 대표하는 레전드로 자리를 잡은 오세근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들은 잔류를 예상했다. ‘LAST DEFENCE’라는 슬로건과 함께 화려하게 은퇴한 양희종의 길을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오세근의 선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모든 예상을 뒤엎고 오세근이 내린 결정은 ‘잔류’가 아닌 ‘새로운 도전’이었다. 오세근은 불과 열흘 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물리친 SK로 이적을 택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계약기간 3년, 보수 총액 7억 5천만원의 조건에 SK와 합의한 오세근이다. 

오세근의 SK행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김선형과 오세근의 조합이다. 둘은 중앙대학교 시절 전설의 52연승을 이끌었던 듀오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순위와 2순위로 지명된 후 프로에서는 각각 KGC와 SK의 상징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함께 할 기회가 없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각자의 팀에서 최선을 다한 승부를 펼쳤던 두 선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오세근이 KGC의 우승을 이끌면서 챔프전 MVP에 올랐고, 김선형 역시 최고의 기량을 뽐내며 후회 없는 맞대결을 펼쳤다.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둘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 오세근이 SK로의 이적을 전격 결정하면서 둘은 프로무대에서도 호흡을 맞추게 됐다. 워낙 팀의 상징과도 같은 두 선수였기 때문에 프로에서 이들이 함께 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무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세근의 이적 결정으로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 

김선형 역시 자신의 SNS에 오세근과 함께 나온 사진을 업로드하며 다시 맞추는 오세근과의 호흡에 기대를 드러냈다. 이들 중앙대 듀오의 재결합은 다음 시즌 KBL 팬들을 찾아 올 또 하나의 흥행카드가 될 전망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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