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전술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실제 코트에서 벌어지는 전술들을 모두 이해하기에 일반 팬들에겐 어렵고 낯선 부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만 알고 봐도 농구는 훨씬 재밌어진다. <전술 딕셔너리> 코너를 통해 대표적인 전술 용어와 그 의미를 함께 알아보자.

 

줌 액션(Zoom Action)

핸드오프 패스 게임은 현대농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공격 방식 중 하나다. 빅맨이 볼을 가지고 가까운 거리에서 건네듯이 핸들러에게 볼을 주면서 시작되는 핸드오프 패스 게임은 볼을 받는 리시버(receiver)의 기습적인 캐치앤슛, 곧바로 시작되는 2대2 게임을 통한 득점 등 다양한 파생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 때문에 현대농구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가진 팀은 핸드오프 패스 게임을 통한 득점 창출에 대부분 능하다.

줌 액션(Zoom Action)은 이 같은 핸드오프 패스 게임을 더 위협적으로 다듬은 공격 패턴이다. 줌 액션의 방법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먼저 탑에서 한 명이 드리블을 치며 핸드오프 패스를 노린다. 그리고 또 다른 공격수 한 명이 45도 윙 부근에서 핀다운 스크린을 세팅한다. 그리고 또 다른 공격수 한 명은 코너에 서 있다가 탑으로 크게 돌아 올라온다. 코너에서 올라온 선수는 45도에 있는 선수의 핀다운 스크린을 받으면서 탑에서 드리블 핸드오프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에게 다가가 볼을 받는다. 이 과정을 모두 합쳐 줌 액션이라고 부른다.

‘시카고 액션(Chicago Action)’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리는 줌 액션은 핀다운 스크린, 드리블 핸드오프 패스가 섞인 현대농구의 대표적인 공격 패턴이다. 대학농구부터 NBA 팀까지 많은 팀들이 줌 액션을 활용하고 있으며, KBL에서도 KGC인삼공사, 삼성 등이 즐겨 쓴다.

줌 액션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스크린을 연달아 2개 세팅하는 스태거 스크린(stagger screen)에 핸드오프 패스 게임을 곁들여 다양한 파생 옵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 수비의 대응에 따라 곧바로 2대2 게임을 이어가거나 캐치앤슛을 던질 수 있다. 그리고 패턴에 변형을 줄 경우 코너 공격수가 첫 번째 핀다운 스크린을 받은 후 곧바로 림으로 돌아들어가는 컬 동작을 가져가고, 핀다운 스크린을 세팅한 선수가 기습적으로 탑으로 올라와 핸드오프 패스를 받는 트월 액션(twirl action)도 활용 가능하다. 트월 액션은 올 시즌 KGC인삼공사가 모션 오펜스 패턴 중 하나에 포함시켰던 공격법이기도 하다. NBA에서는 새크라멘토가 이 같은 줌 액션을 활용한 모션 오펜스로 올 시즌 대성공을 거뒀다. 도만타스 사보니스가 탑에서 드리블 핸드오프 패스를 노리면서 양쪽 윙에서 차례로 줌 액션을 시도하는 새크라멘토의 공격법은 모든 팀들이 두려워하는 옵션이었다.

 

엑시트 스크린(exit screen)

현대농구에는 정말 다양한 스크린이 있다. 스크리너가 바라보는 방향을 기준으로 이름이 붙는 다운 스크린, 업 스크린, 사이드 스크린뿐만 아니라 45도 방향을 바라보며 거는 셔플 스크린, UCLA 오펜스에서 활용되는 첫 스크린이라는 의미로 이름이 붙게 된 UCLA 스크린, 스크리너에게 우선적으로 스크린을 걸어주는 램 스크린과 웨지 스크린, 2명의 선수가 잇따라 스크린을 걸어준다는 의미의 스태거 스크린, 페인트존 부근에서 일어나는 크로스 스크린 등 종류가 무수히 많다.

그 중 오늘 소개할 스크린은 바로 엑시트 스크린이다. 엑시트(exit)는 ‘빠져나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농구에서는 스크린을 받은 선수가 코너 방향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걸어주는 스크린을 엑시트 스크린이라고 부른다.

현재 NBA에서 이 엑시트 스크린을 가장 잘 활용하는 선수는 바로 스테픈 커리다. 드리블 돌파 이후 동료에게 패스를 뿌리고, 곧바로 다시 코너로 빠져나가는 리로케이션(relocation) 동작은 커리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무브인데, 이 과정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이나 케본 루니 같은 선수들의 엑시트 스크린을 받아 코너 3점 기회를 극대화한다. 빅맨뿐만 아니라 클레이 탐슨, 앤드류 위긴스 같은 선수도 커리를 돕기 위해 엑시트 스크린을 세팅한다.

이 같은 엑시트 스크린은 볼에 시선을 두다가 잠시 자신의 마크맨을 놓치는 수비수들에게 걸릴 경우 무척 위협적이다. 그리고 이런 엑시트 스크린이 세팅되고, 엑시트 스크린을 받은 선수가 코너로 빠져나오고, 그런 선수를 위해 볼을 가진 선수가 패스를 뿌리는 과정은 많은 훈련을 통해서만 실행될 수 있다. 엑시트 스크린은 기습성이 큰 만큼 일리걸 스크린이 불려 오펜스 파울을 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스크리너의 노련함이 요구된다.

스크린에 걸리는 수비수를 골밑 안(in)에 가둬버리는 스크린이기 때문에 엑시트 스크린은 핀-인 스크린(pin-in scree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코너 3점이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현대농구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스크린이다. 단, 스크린을 받는 선수가 윙에서 코너로 움직이고, 스크리너가 탑 지역을 바라보며 45도로 비스듬히 움직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엑시트 스크린이 아닌 해머 스크린(hammer screen)이라는 엄연히 다른 공격법이기 때문에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이미지 제작 = 이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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