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봐도 정말 재밌는 NBA, 경기장 밖에서 떠도는 여러 흥미로운 사실을 알고 나면 더욱더 NBA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준비한 코너가 루키피디아다. 이번 시간은 새로운 CBA 협상 결과에 대해 알아본다. 

*본 기사는 루키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NBA 단체 교섭 협정(CBA)은 선수 계약, 트레이드, 수익 분배, 드래프트, 샐러리 캡 등의 규정을 정하기 위해 NBA(커미셔너 및 30개 팀 구단주)와 선수 협회 간의 협상 결과물이다. 직장 폐쇄가 있었던 1999년에 처음으로 CBA 협상이 타결을 이뤘고, 2005년-2011년-2017년에 이어 올해까지 6년 주기로 새로운 협상이 합의점을 찾고 있다. 

4월 초 전해진 새로운 CBA 협상 타결 소식. 이번에는 어떤 규정들이 새롭게 신설돼 리그에 변화를 가져올까? 2차 에이프런 신설, 올-NBA 수상 규정 변경 등 흥미로운 규정들이 CBA 협상에서 나왔다.

사치세, 더는 많이 받을 수 없어! 

NBA는 구단 간의 전력 불균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샐러리 캡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해진 샐러리 캡 안에서 얼마나 전력을 잘 구성하느냐가 팀들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같은 샐러리 캡 제도 안에서 구단들의 매 시즌 지출은 다르다. 샐러리 캡 안에서도 여러 규정들이 있어 정해진 샐러리 캡 상한선을 넘어서도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 

실제 사례로 2021-2022시즌 샐러리 캡 상한선은 1억 1,240만 달러였다. 그런데 지난 시즌 챔피언 골든스테이트의 구단 총 연봉은 1억 7,500만 달러를 넘었다. 그들은 선수단 총 연봉에 근접한 1억 7,000만 달러의 사치세를 지불하면서 로스터를 구축했고, 4년 만에 파이널 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골든스테이트처럼 천문학적인 사치세를 감수하고 구단을 운영하는 팀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지난 시즌 4,000만 달러 이상의 사치세를 지불한 팀은 총 5팀(골든스테이트, 브루클린, 클리퍼스, 밀워키, 레이커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구단주가 있거나 선수들의 스타성을 활용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빅마켓 구단이 주를 이뤘다.   

적극적인 투자는 긍정적이지만 사치세를 감수하고 샐러리 캡을 훌쩍 넘는 총 연봉을 기록하는 팀들이 나오면서 장기적으로 샐러리 캡의 의미가 옅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NBA는 이번 CBA 협상을 통해 2차 텍스 에이프런 구간을 신설해 구단들의 전력 불균형을 줄이겠다는 플랜을 내세웠다.

기존 NBA에서는 샐러리 캡 상한선, 샐러리 캡 하한선, 그리고 사치세 라인, 그리고 텍스 에이프런 구간이 샐러리 캡 구조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구단들의 최소한의 투자를 강제한 것이 샐러리 캡 하한선이고, 샐러리 캡 상한선을 넘으면 보통 루트로는 외부 FA 영입이 불가능해지는 제약이 생긴다. 하지만 버드 권한을 활용해 내부 자원과 계약할 수 있고, MLE(미드-레벨 익셉션), 미니멈 계약 등으로 외부 영입도 가능하다. 여기에 사치세 라인을 넘으면 구단들은 사치세를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텍스 에이프런 구간까지 넘은 팀들은 선수 영입에 더 큰 제약이 걸린다. 사인 앤 트레이드 영입이 불가능하고, 풀 MLE 계약을 맺을 수 없다. 계약 규모와 기간을 줄여 미니 MLE 계약까지가 한도로 줄어든다. 이번 시즌 기준 텍스 에이프런 구간의 시작은 1억 5,698만 달러로 사치세 라인(1억 5,000만 달러)에서 600만 달러 정도를 더한 수준이다.

NBA 사무국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2차 텍스 에이프런 구간을 신설해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사치세 라인에서 약 1,700만 달러를 더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텍스 에이프런 구간을 넘어가는 팀은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3-24시즌부터 2차 텍스 에이프런 구간을 넘는 구단이 받을 주요 페널티
현금 트레이드 불가
7년 뒤 1라운드 지명권 트레이드 불가
바이아웃 선수 영입 불가
4년 동안 2회 이상 2차 텍스 에이프런을 초과할 경우 1라운드 마지막 순번 고정
트레이드에서 반대급부보다 보내는 자원들의 총 연봉이 더 적어야 함 

당장 이번 여름 이적 시장부터 2차 텍스 에이프런 구간의 도입은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치세 압박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구단인 골든스테이트와 클리퍼스는 각각 대표스타 스테픈 커리, 카와이 레너드 등의 대형 계약이 남은 가운데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을 받고 싶다면 경기에 뛰어라

시즌별 최고의 선수들을 투표해 퍼스트, 세컨드, 써드팀으로 나눠 선정하는 올-NBA팀. 많은 영예가 따르는 올-NBA 팀 선정은 최근 해마다 시끄러운 논쟁에 휘말렸다. 올-NBA팀에 선정된 선수의 출전 경기가 너무 적다는 의견이 다수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올-NBA 팀에 선정된 총 15명 중 70경기도 나서지 못한 선수가 무려 절반이 넘는 9명이었다. 3명은 60경기 출전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2021-2022시즌 올-NBA 팀 선정 선수(괄호 안은 정규시즌 출전 경기 수)
퍼스트 팀 : 루카 돈치치(65), 데빈 부커(68), 제이슨 테이텀(76), 야니스 아데토쿤보(67), 니콜라 요키치(74)
세컨드 팀 : 자 모란트(57), 스테픈 커리(64), 더마 드로잔(76), 케빈 듀란트(55), 조엘 엠비드(68)
써드 팀 : 크리스 폴(70), 트레이 영(76), 르브론 제임스(56), 파스칼 시아캄(68), 칼-앤써니 타운스(74)

꾸준함 또한 선수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인데 너무 많이 결장한 선수가 최고의 선수를 뽑는 올-NBA 팀에 뽑히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결장 수가 많아도 이름값으로 표를 주는 경향이 짙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자 NBA는 이번 CBA 협상을 통해 올-NBA 팀을 포함해 어워즈 수상 자격 획득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출전 경기 규정을 신설했다. 정규시즌 경기의 80%에 가까운 65경기에 나서야 개인상을 수상할 수 있다.

기록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사례 또한 원천 차단된다. 20분 이상 출전해야 한 경기에 뛴 것으로 처리하며, 시즌 아웃 부상을 당한 경우에는 62경기 출전까지 인정된다. 65경기 중 2경기는 15분 출전이 양해되며, 악의적인 상황에 대한 예외 조항도 따로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눈에 띄는 점은 올-NBA 팀 선정 과정에서 포지션 구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제는 2년 연속 MVP 레이스에서 2위를 차지하고도 퍼스트-팀에 오르지 못한 조엘 엠비드와 같은 상황이 나올 확률이 크게 줄었다. 

시즌 중에 열리는 새로운 이벤트, 인-시즌 토너먼트 

인-시즌 토너먼트 도입은 계속해서 말은 나왔지만 갑론을박이 있었던 주제다.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생긴다는 사실에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타이트한 일정에 불만을 갖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가운데 시즌 안에 토너먼트까지 생기면 부상 위험이 커지고 경기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ESPN’에 의하면 인-시즌 토너먼트 예선은 따로 일정을 잡지 않고 정규시즌 경기를 통해 순위를 가린다. 30개 팀 중 8개 팀이 본선에 진출하고, 8강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결정한다. 8강 토너먼트부터는 12월에 열릴 예정이며 4강 일정까지는 정규리그 경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담 실버 총재는 “유럽 축구의 한 페이지를 가져와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인-시즌 토너먼트의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시각적으로 다르게 보이는 효과를 강조한 실버 총재는 인-시즌 토너먼트가 다른 유니폼, 다른 코트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4강부터는 중립 경기장에서 펼쳐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어느 정도 흥행만 이뤄진다면 대회 유치를 위한 도시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흥행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할 터. NBA 측은 막대한 상금을 준비해 선수들의 승부욕 상승을 노린다. 우승팀에게는 선수당 50만 달러의 막대한 상금이 주어진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기에 깜짝 스타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2023-2024시즌 도입 예정인 인-시즌 토너먼트 상금 구조
우승 : 선수당 50만 달러
준우승 : 선수당 20만 달러
4강 진출 : 선수당 10만 달러 
8강 진출 : 선수당 5만 달러

이외에도 여러 규정들이 이번 CBA 협상을 통해 변화를 맞이했다. 구단들이 촉각을 기울이는 것은 선수들의 계약에 관해 바뀐 규정들이 있다는 것. 우선 계약 연장의 상한선이 120%에서 140%로 수정되면서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보스턴 셀틱스의 제일런 브라운이다. 다음 시즌까지 계약된 브라운은 이번 시즌 종료 후 보스턴과 연장 계약을 맺는다면 최대 1억 6,500만 달러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규정이 바뀌면서 다음 시즌 예정 연봉이 3,180만 달러였던 브라운은 4년 1억 8,900만 달러 계약까지 따낼 수 있게 됐다.

지정루키맥스 계약자를 2명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는 규정도 바뀐다. 기존에는 루키 스케일이 끝난 뒤 팀과 동행을 연장하면서 맥시멈 계약을 맺은 선수를 2명까지만 구단에 보유할 수 있었는데, 제한이 사라졌다. 큰 수혜를 누릴 구단은 클리블랜드. 도노반 미첼, 다리우스 갈란드에 이어 에반 모블리의 연장 계약 협상을 앞두고 있는 클리블랜드다. 

EXTRA STORY
새로운 CBA 협상이 이현중의 NBA 도전에 끼칠 영향 

NBA는 2017년부터 기존 15명 로스터 외에 추가로 2명을 합류시킬 수 있는 투-웨이 계약을 신설했다. 투-웨이 계약은 선수가 G-리그와 NBA 무대를 오가며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며, 구단은 최대 45일 동안 NBA 로스터에 투-웨이 계약자를 등록할 수 있다.

오스틴 리브스와 알렉스 카루소, 던컨 로빈슨, 맥스 스트러스, 호세 알바라도, 루겐츠 도트 등이 투-웨이 계약 후 NBA에서 입지를 다진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들은 모두 NBA 드래프트에 뽑히지 못했던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CBA 협상에 따라 다음 시즌부터는 투-웨이 계약 슬롯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산하 G리그 팀인 산타크루즈 워리어스에서 활약한 이현중의 도전에도 희소식이다. 엄청난 영향까지는 아니지만, NBA 로스터에 입성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