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노반 미첼은 루디 고베어와 더불어 이번 여름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선수 중 가장 무게감이 있는 선수다. 드래프트 지명권을 아끼지 않은 클리블랜드는 영건 라인업에 미첼이 합류하면서 동부 컨퍼런스 정상 도전을 선언했다. 미첼과 클리블랜드의 만남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본 기사는 시즌 개막 직후 작성됐으며, 루키더바스켓 1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도노반 미첼의 이야기

도노반 미첼은 1996년 9월 파나마계 어머니와 마이너리그 야구 선수였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미첼은 어린 시절 뉴욕 메츠의 스캇 캐즈미어와 데이비드 라이트를 존경하며 성장했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미첼의 꿈은 현실로 이뤄지지 못했다. 상대 선수와 충돌해 손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미첼은 예상치 못하게 야구와 작별을 고했고, 농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의 미래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여러 NCAA 대학의 입단 권유를 받았던 미첼이지만 루이빌 대학 1학년 시절에는 경기당 평균 7.4점 3.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큰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2학년 시즌 역할이 늘어난 미첼은 평균 15.6점 4.9리바운드를 쏟아내며 주가를 높였다. 특히 3점슛 성공률에서 높은 향상이 있었다.

2학년 시즌을 치르면서 자신감을 얻은 미첼은 대학에 더 머물지 않고 NBA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기로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는 않았다. 2017년 드래프트의 가드 최대어로는 마켈 펄츠, 론조 볼 등이 꼽혔고 미첼은 로터리 정도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던 선수다.

185cm의 작은 신장은 미첼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가로막았다. 확실한 공격 무기가 있다는 평이 적었던 미첼은 오히려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던 선수였다.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3순위로 덴버에 지명된 미첼은 트레이드를 통해 유타에 합류하게 된다.

당시 유타는 준수한 전력을 갖춘 팀이었으나 에이스 고든 헤이워드가 FA로 떠나면서 전력 출혈이 컸다. 눈에 띄는 외부 보강은 없었고 헤이워드가 빠진 공격에서의 무게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여러 선수의 힘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신인인 미첼에게도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 하지만 처음에는 다소 고전하는 면을 보였던 미첼은 데뷔 첫 7경기에서 평균 9.3점 야투율 32.9%에 그치며 NBA의 높은 벽을 실감한다.

그러나 미첼의 부진은 길어지지 않았다. 빠르게 리그에 적응한 미첼은 2017년 11월 2일 포틀랜드와의 경기에서 28점을 몰아치며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로드니 후드와 조 존슨, 알렉 벅스 등이 부상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첼의 팀 내 비중은 점점 커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은 선수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 다른 선수들의 부진은 곧 미첼에게 기회였다. 

겁 없는 신인의 상승세는 계속됐고 미첼은 데뷔 시즌부터 팀의 1옵션 자리를 꿰차며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을 주도했다. 첫 시즌 평균 20.5점을 올린 미첼은 다른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올려놨다. 40점을 돌파한 경기도 두 번이나 됐다.

팬들은 신체 조건이나 득점력에서 닮았다는 의미로 ‘제2의 드웨인 웨이드’라 미첼을 칭하기도 했다. 실제로 훗날 미첼은 웨이드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첼과 벤 시몬스가 펼치는 치열한 신인왕 경쟁은 이 시즌 NBA 팬들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 미첼은 아쉽게 시즌 막판 필라델피아의 엄청난 상승세를 이끈 시몬스에게 신인왕을 넘겨줬지만 많은 이의 예상을 깨면서 유타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미첼의 활약은 정규시즌에서 그치지 않았다. 데뷔 첫 플레이오프에서 강심장의 면모를 뽐낸 미첼은 러셀 웨스트브룩-폴 조지가 이끄는 오클라호마시티를 1라운드에서 탈락시켰다. 특히 마지막 6차전에서는 38점을 몰아치며 웨스트브룩과 조지를 집으로 돌려보낸 미첼이다. 비록 휴스턴과의 2라운드에서 패했지만 미첼에게는 많은 수확이 있었던 시즌이다. 

NBA 상륙에 성공한 미첼은 발전을 이어가며 유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2019-2020시즌 덴버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리즈에서 자말 머레이와 벌인 쇼다운이 많은 팬들의 기억에 남았는데, 당시 미첼은 1차전에서 57점, 4차전에서 51점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계속해서 플레이오프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유타는 2020-2021시즌에 기회를 잡았다. 루디 고베어가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양궁 부대가 폭발한 유타는 1번 시드를 차지하며 우승 희망을 키웠다. 미첼 또한 커리어 중 가장 많은 평균 26.4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미첼의 퍼포먼스는 계속됐다. 멤피스와의 1라운드 시리즈에서 부상을 딛고 돌아온 미첼은 연일 맹폭을 퍼부으며 젊은 불곰 군단을 무너뜨렸다. 이어 클리퍼스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1차전부터 45점을 기록하더니 시리즈 내내 절정의 득점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미첼의 분전에도 유타의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은 좌절됐다. 포인트가드 마이크 콘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것이 뼈아팠다. 미첼의 유타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시즌을 꼽자면 바로 2020-2021시즌일 것이다.

지난 시즌은 그간의 아쉬움을 또 되풀이하는 과정이었다. 유타는 퀸 스나이더 감독의 유연하지 못한 경기 운영 속에 시즌 막판 크게 휘청거렸고 미첼 또한 클러치 상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위기의 유타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유타는 댈러스에 1라운드에서 패하며 또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유타 구단은 결국 전면적인 리빌딩을 결정했다. 변화를 선택한 유타는 팀 내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기로 결정했고 미첼도 예외는 아니었다. 바로 미첼의 트레이드 소문이 유력하게 나돌기 시작했다.

미첼의 행선지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됐던 팀은 고향 팀 뉴욕이나 동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강팀 마이애미였다. 특히 R.J. 배럿 등 구체적인 반대급부까지 거론되며 미첼의 뉴욕행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막상 미첼이 향하게 된 팀은 뉴욕이 아니라 클리블랜드였다. 클리블랜드는 미첼 영입에 과감하게 나섰고 콜린 섹스턴과 라우리 마카넨, 오차이 아바지와 1라운드 지명권 3장, 스왑 권리 2장을 내줬다. 유타는 고베어와 미첼을 트레이드하고 드래프트 픽 다발을 받아오면서 완벽하게 노선을 변경했다. 

어쩌면 계속 같은 실패가 반복되면서 정체에 빠질 수도 있었던 미첼에게 클리블랜드 이적은 좋은 기회다. 클리블랜드의 영건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시너지를 낸다면, 다시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클리블랜드 합류가 기대되는 이유다.

클리블랜드의 리빌딩 이야기

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가 돌아온 후 4년 동안 모두 파이널에 진출하며 동부 컨퍼런스의 챔피언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018년 여름에 르브론이 다시 팀을 떠나면서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직전 시즌 파이널에 진출했던 클리블랜드의 리그 내 위상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구단과 대형 장기 계약을 맺은 케빈 러브는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하는 시간이 많았고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던 터런 루 감독은 경질됐다. 사치세를 내는 팀이었음에도 강제로 리빌딩에 돌입하게 된 클리블랜드는 2018-2019시즌 19승에 그쳤다.

2019-2020시즌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미시간 대학 출신의 NCAA 명장 존 빌라인 감독이 선임됐지만 NBA에서는 성공 신화를 쓰지 못했다. 2년 연속 감독이 중도에 경질되는 어수선함 속에 클리블랜드의 탱킹 행보는 계속됐고 영건 백코트 듀오인 다리우스 갈란드와 콜린 섹스턴이 많은 기회를 받았다.

리빌딩이 계속되니 클리블랜드에는 점점 유망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가드진의 섹스턴과 갈란드, 케빈 포터 주니어(2020-2021시즌 초반 트레이드로 이적)에 이어 수비력이 뛰어난 아이작 오코로도 팀에 지명됐다. 

여기에 프런트가 브루클린-휴스턴의 제임스 하든 트레이드에 참전해 숨은 승자가 됐다. 큰 출혈 없이 빅맨 유망주 재럿 알렌을 얻었다. 알렌은 이적 후 성장을 이어가며 클리블랜드 골밑의 대들보가 됐다.

2020-2021시즌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클리블랜드는 시즌 초반 15경기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특히 브루클린의 빅3가 처음으로 뭉친 첫 경기에서 섹스턴이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기세를 이어갈 힘이 부족했다. 시즌 중반에 들어서면서 클리블랜드의 힘은 급격하게 빠졌고, 결국 동부 컨퍼런스 1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드래프트인 2021년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권을 얻은 것은 희망적이었다.

유망주 말고도 클리블랜드 프런트가 수집한 것은 더 있었다. 바로 빅맨 수집이다. 알렌과 케빈 러브를 비롯해 안드레 드러먼드, 자베일 맥기, 래리 낸스 주니어 등 다양한 빅맨들이 클리블랜드로 모여들었다. 스몰볼의 시대인 최근 리그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런 클리블랜드에 또 하나의 빅맨이 입성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드래프트 3순위 지명권으로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출신의 에반 모블리를 지명했다. 211cm의 신장에 224cm의 윙스팬을 보유한 모블리는 달릴 줄 아는 능력에 엄청난 수비 재능을 보유해 입단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선수.

다만 팀에 센터로 알렌이 있었기에 두 선수의 공존에 있어서는 물음표가 붙었다. 아무래도 두 명의 빅맨이 트윈타워를 구성하는 것은 현대 NBA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여기에 스트레치 빅맨 라우리 마카넨까지 가세했기 때문에 3명의 빅맨이 코트에서 공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JB 비커스태프 감독의 능력에 의문이 많았기에 이 선수들의 호흡에 대해서 우려가 많았다. 

시즌 전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클리블랜드는 예상을 비웃듯 돌풍을 일으켰다. 구단과 장기 계약을 맺었던 알렌은 올스타 빅맨으로 성장했고 모블리는 수비에서 믿음대로 무궁무진한 포텐셜을 선보이며 빠르게 자리 잡았다. NBA 정착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를 뒤집은 결과다.

백코트에서는 섹스턴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갈란드가 스텝업에 성공하며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준급 포인트가드로 성장한 갈란드는 알렌과 함께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출전한 연고 팀 선수가 됐다. 부상으로 오랜 시간 고생했던 러브 또한 벤치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시즌 중반이 넘어서도 클리블랜드의 질주는 계속됐고 35승 2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은 안정적인 것처럼 보였다. 예상 밖의 선전이 계속되자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인디애나에서 뛰던 스코어러 가드 카리스 르버트를 영입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부상 변수 속에 클리블랜드의 꿈은 무너졌다. 이미 부상으로 빠진 섹스턴과 더불어 슈퍼 식스맨으로 활약하던 리키 루비오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것이 시작이었다. 

클리블랜드는 루비오의 공백을 라존 론도의 영입으로 메우려 했으나 노쇠화가 심하게 온 론도는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주전인 갈란드를 향해 쏠리는 부담이 너무 커졌다. 갈란드는 여전히 좋은 기량을 선보였으나 시즌 막판 평균 출전 시간이 40분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짐을 짊어져야 했다.

빅맨진에서도 부상자가 나왔다. 모블리가 심심치 않게 경기에 빠지는 것도 뼈아팠던 클리블랜드는 알렌의 부상이라는 치명타를 맞았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이 치열할 시기에 알렌이 빠지면서 클리블랜드는 점점 승리와 멀어졌다.

결국 클리블랜드의 플레이오프 도전은 부상 악몽 속에 좌절됐다. 시즌 막판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진 클리블랜드는 정규시즌을 8위로 마무리했고 플레이오프에서 브루클린과 애틀랜타에 연패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알렌이 애틀랜타전에 복귀하며 의지를 불태웠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이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음이 드러났던 클리블랜드다.

그럼에도 클리블랜드의 지난 시즌은 희망을 찾을 수 있었던 시즌이다. 르브론 제임스가 떠난 후 처음으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고, 유망주들은 코트에서 가능성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선수들이 증명해내자 클리블랜드 프런트는 재빠르게 움직였다. 드래프트 지명권 소모를 아끼지 않은 클리블랜드는 현재의 라인업에 젊은 올스타 가드 미첼을 영입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미첼 영입 과정에서 지명권만 소모된 것은 아니다. 애증의 유망주였던 콜린 섹스턴이 유타로 떠나게 됐다. 섹스턴은 득점력은 뛰어났지만 시야 부족으로 팀에는 스탯만큼 도움이 되지 못했던 선수. 지난 시즌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섹스턴은 결국 클리블랜드와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생각보다 빠르게 리빌딩에 성공한 클리블랜드는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을 선수는 이적생 미첼이다.

기사단의 정상 도전, 가능할까?

그렇다면 야심차게 미첼을 영입한 클리블랜드의 승부수는 통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이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클리블랜드의 전력을 짚어보면서 그들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클리블랜드가 10월 20일 토론토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내세운 라인업은 다리우스 갈란드-도노반 미첼-카리스 르버트-에반 모블리-재럿 알렌이었다. 득점력이 뛰어난 르버트가 벤치에서 스코어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발로 기용됐다. 가장 기량이 좋은 5명의 선수가 주전으로 나선 셈이다.

갈란드는 지난 시즌 메인 볼 핸들러로서 부담이 컸던 선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도중에 합류한 르버트에 이어 미첼까지 합류하면서 어깨가 가벼워졌다. 세 선수는 함께 코트에 공존할 때는 물론 출전 시간을 나눠 뛰면서 서로의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지독하게 클리블랜드의 발목을 잡았던 백업 포인트가드 문제도 해결됐다. 준수한 백업 가드 하울 네토가 클리블랜드에 합류했다. 또한 지난 시즌 좋은 퍼포먼스를 펼쳤던 루비오도 컴백했다. 현재 십자인대 부상에서 재활 중인 루비오는 시즌 중반 이후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단단한 방패를 보유했지만, 창이 약했던 팀이었다. 리그 전체 평균 득점 25위로 전체적인 공격 지표가 평균 이하였다. 갈란드에 쏠린 공격 부담이 너무 컸고 그와 시즌 중반 이후에 합류한 르버트를 제외하면 공격에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다.

이번 시즌에는 공격 지표의 확실한 개선이 기대된다. 세 선수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승부처 경쟁력 또한 강화가 기대된다. 

다만 셋 중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첼의 경우 클러치 상황에서 지난 시즌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난 시즌 내내 승부처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구겼던 미첼이다. 클리블랜드가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오프와 같은 중요한 순간에 미첼이 진가를 발휘해줘야 한다.

프런트코트는 클리블랜드의 최대 강점이다. 림 프로텍팅 능력이 최상급이고 매 경기 더블-더블이 가능한 알렌과 특급 유망주 모블리의 공존은 지난 시즌에 이미 증명을 끝마쳤다.

두 선수의 경우 수비에서 빈틈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단단하게 알렌이 인사이드를 사수하고 때로는 가드까지 막을 수 있는 범용성을 가진 모블리가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넓은 범위를 커버한다. 

벤치 경쟁력도 다른 구단에 쉽게 밀리지 않는다. 우선 지난 시즌 식스맨상 후보로도 거론됐던 케빈 러브가 벤치 득점을 책임진다. 러브는 예전보다는 위력이 많이 감소했지만 핵심 식스맨으로서는 충분히 손색이 없는 선수다. 

만약 벤치 화력이 부족하다면 르버트를 식스맨으로 내리고 로테이션에 변화를 가져갈 수도 있다. 제디 오스만도 기복은 있지만 폭발력이 있는 선수고 로페즈 또한 벤치 구간 정도는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 자원. 여기에 루비오가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다면 클리블랜드의 벤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된다.

NBA 감독 데뷔 후 실패만 반복하던 JB 비커스태프 감독의 경우 지난 시즌을 계기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미첼이 가세하면서 전력이 완성 단계에 다다른 이번 시즌이 진정한 시험 무대다. 여기서 증명할 수 있다면, 비커스태프 감독의 주가는 점점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장점만큼 단점도 많은 것이 클리블랜드의 현 로스터다. 로스터에 붙은 의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클리블랜드는 예상보다 허무하게 무너질 수도 있다.

우선 가드와 빅맨진은 강력하지만 스윙맨 라인이 약한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3번 포지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인 아이작 오코로는 수비력이 좋으나 사이즈 문제가 있는 선수다. 다른 팀의 엘리트 스윙맨을 막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오코로 외에도 제디 오스만 등이 있으나 주전으로 활용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수들이다. 스윙맨 라인이 약하다는 것은 플레이오프처럼 큰 무대에서 클리블랜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동부 컨퍼런스의 강팀에는 제이슨 테이텀, 케빈 듀란트, 지미 버틀러와 같은 엘리트 스윙맨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여름에는 보강에 실패했지만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 사이즈 좋은 포워드가 영입된다면 클리블랜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백코트 수비 불안도 클리블랜드가 안고 가야 할 요소다. 클리블랜드의 앞선을 책임지는 갈란드와 미첼은 키가 185cm 정도로 단신인 선수들. 상대 팀이 스크린 플레이 등을 통해 갈란드와 미첼을 공략한다면 쉽지 않은 상황이 나올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공격에 비해 수비에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첼의 경우 데뷔 초에는 준수한 수비수로 평가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비에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미첼과 갈란드의 수비 불안을 메워줄 선수도 별로 없다. 오코로는 위에서 언급했듯 사이즈 문제가 있었고 신인 오차이 아바지는 지명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첼 트레이드에 포함돼 팀을 떠났다. 모블리가 가드진의 수비 불안을 모두 해결해주기엔 그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

경쟁자들이 너무 막강하다는 것도 클리블랜드의 우승 도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서고동저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제는 동부 컨퍼런스의 팀들도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당장 상위 시드는커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도 치열하다.

보스턴-필라델피아-밀워키-마이애미로 이어지는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TOP 4의 저력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보스턴은 파이널까지 갔던 전력에 말콤 브로그던을 추가했고 필라델피아는 제임스 하든-조엘 엠비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밀워키 또한 2020-2021시즌 우승했던 핵심 코어가 건재하며 마이애미는 특유의 팀 컬러로 우승을 정조준하는 중이다.

여기에 다른 팀들도 탄탄한 로스터를 구축했다. 케빈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이 잔류한 브루클린은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고, 시카고와 토론토, 워싱턴, 애틀랜타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8개 팀이 합류하는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클리블랜드는 10월 20일 열린 토론토와의 개막전에서 시소게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시즌을 출발했다. 비록 승리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원정에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준 클리블랜드다. 

화제를 모은 미첼은 데뷔전에서 팀 내 최다인 31점을 몰아치며 새로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의 공격력은 유타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연 미첼과 클리블랜드의 만남이 성공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 르브론 제임스의 그림자를 지우고 새로운 시대를 열려고 하는 클리블랜드의 이번 시즌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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