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모터스W가 트리플잼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까.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오는 17일과 18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3x3 전용 코트에서 ‘2022 삼성생명 3x3 Triple Jam(트리플잼) 프로&아마 최강전’을 개최한다. 이 대회에는 WKBL 6팀과 스폰서팀 맑은기술, 몰텐 등 총 8팀이 참가한다. 

2017년 시작된 WKBL의 트리플잼은 열악한 한국 여자 3x3 환경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소중한 여자 3x3 이벤트다. WKBL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2020년과 2021년에도 트리플잼을 개최, 여자 3x3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실내에서만 트리플잼을 개최했던 WKBL은 대회 창설 5년 만에 ‘2022 삼성생명 3x3 Triple Jam(트리플잼) 프로&아마 최강전’을 야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리고 이번 트리플잼이 관심을 받는 이유가 또 있다. 그동안 WKBL 6개 구단 외에도 실업팀 등 다양한 여자 농구 팀들을 초청해 트리플잼을 진행했던 WKBL은 이번 트리플잼에 여자 3x3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함된 전문 여자 3x3 팀들을 합류시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트리플잼에 스폰서 팀으로 참가하는 맑은기술(이소정, 박은서, 김두나랑, 강미혜)과 몰텐(신은경, 양지영, 김현아, 김해지)은 현재 1EYE한솔과 태양모터스W로 3x3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팀들이다. 이 중 이소정, 박은서, 김현아는 올해 7월 열렸던 FIBA 3x3 아시아컵 2022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그중에서 태양모터스W 선수들이 주축이 돼 출전하는 몰텐은 이번 트리플잼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올해 창단된 태양모터스W는 올해 열린 7번의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3x3 국가대표 김현아가 결장한 대회에서도 정상에 서며 3x3팀으로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태양모터스W다. 

여자농구와 3x3에 능통한 농구 관계자는 "그동안 트리플잼에 초청됐던 팀들은 전문적으로 3x3를 하는 팀들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크게 긴장감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출전하는 맑은기술과 몰텐은 전문적으로 3x3를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기대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소정, 박은서가 포함된 맑은기술도 좋은 팀이지만 1EYE한솔의 몇몇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반면, 몰텐은 태양모터스W 4명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 조직력에서 몰텐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최근 김해지, 신은경의 경기력이 부쩍 좋아졌다. 특히, 센터 김해지는 3x3에 특화된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WKBL 시절에는 단점이 명확했지만 3x3 코트에선 단점보다 장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 WKBL 팀들이 대비하지 않으면 트리플잼 역사상 최초로 비WKBL 팀이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다"라고 몰텐의 선전을 예상했다.

실제 지난 2017년부터 개최된 트리플잼은 국제대회로 치러진 2018년을 제외하고는 외부 초청팀이 우승을 차지한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

이에 태양모터스W 김현아는 "우리 팀은 거창한 목표보다는 현역 선수들과 대결을 펼쳐 더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 출전하는 것이다. 우승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다"라고 우승 욕심이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김현아는 "트리플잼에 나오는 WKBL 선수들은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 현역 선수들이다 보니 조금 더 높은 레벨의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다. 우리 같은 경우는 자유롭게 운동하면서 3x3를 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에서 WKBL 팀들에게 고전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1승이 목표다.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겸손하게 경기에 나서는 것이 팀에게는 좋을 것 같다"라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김현아의 말처럼 현역 선수들과의 운동량에서 차이가 나는 3x3 선수들이 이번 트리플잼에서 고전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자 3x3 선수들은 어쩌면 불편할 수 있는 자신이 떠난 WKBL 후배들과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이번 트리플잼에 나선다. 명확한 이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아는 "WKBL을 떠나면서 3x3는 취미로 생각하고 뛰어들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나한테는 3x3가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은퇴한 뒤 프로나 실업팀에서 재입단 제의도 있었다. 최근에도 5대5 연습 경기에 참여해봤는데 그때마다 아쉬움은 남아도 나한테는 3x3가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3x3를 하는 선수들은 WKBL에서 제대로 꿈을 피우지 못한 선수들이다. 그래서 트리플잼 출전이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부터가 트리플잼을 통해 여자 3x3를 알리고, 시장이 더 커지길 바라기 때문에 출전을 결정했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아직 한국 여자 3x3의 저변이 취약한 데 이런 작은 힘들이 모여 한국 여자 3x3 발전의 토대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트리플잼을 통해 한국 여자 3x3가 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사진 =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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